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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개념 없는 리더십 심판대 올라적십자봉사회 홍성지구협의회 최 회장에게 퇴출 요구
월권과 전횡 일삼고 구호물품 빼돌려 유용

지난해 연말 대한적십자사 홍성희망봉사관 창고에 도둑이 들었다. 지난달 31일 아침 출근한 실무자가 희망풍차 구호 대상자를 위한 물품이 없어진 사실을 확인했다.

희망풍차 구호물품은 구호대상자 수에 정확하게 맞춰 내려온 것이어서 여분도 없을뿐더러 1대1로 지정된 봉사자를 통해 전달할 수 있다. 그 밖에 어느 누구도 함부로 손을 댈 수 없도록 상부에서 철저히 교육을 한다. 그런데 밤 사이 홍성읍봉사회 앞으로 나온 6개 중 2개의 물품이 없어진 것이다.

홍성지구협의회 임원들은 긴급히 모임을 갖고 CCTV를 되돌려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화면에는 가장 낯익은 인물이 나타났다. 도둑의 정체는 홍성지구협의회 최용영 회장이었다. 최 회장이 바로 전날 30일 저녁 6시 18분 자신이 갖고 있는 열쇠로 창고 문을 열고 들어가 물품을 빼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나타났다. 실무책임자가 그 날 오후 6시경 퇴근하고 난 뒤 불과 10여분 후 벌어진 사건으로 절도에 해당되는 범죄를 같은 단체의 대표가 저지른 것이다.

이에 회원들은 하나같이 아연실색했다. 안 그래도 최 회장은 지난해 12월 21일 회원들이 소집한 임시총회에서 대한적십자 회칙에 위배되는 월권과 전횡으로 퇴출 요구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2월 회장 취임 후 1년 동안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공사 개념이 없는 데다 적십자 기본원칙은 물론 민주적인 절차마저 무시한 채 혼자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밀어붙이기 식이어서 회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퇴출을 요구당한 후에도 여전히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던 최 회장은 물품을 몰래 빼돌린 사실이 밝혀지면서 회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잘못을 시인하며 특별회비 내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어 가져갔다고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 후 최 회장은 물품을 돌려줬다고 한다. 그러나 기왕 들통난 일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수법으로 원위치시켰다. 밤 시간을 택해 몰래 창고로 도로 갖다 놓은 것이다. 그것도 물품 하나는 한 세트를 구성하는 5개의 비누 중 2개가 비어 있었다고 한다.

회원들은 최 회장이 평소 실무자에게 막말을 함부로 하는 언어폭력과 단체의 대표로서 몸도 아끼지 않고 앞장서 추진해야 할 일은 다른 회원들에게 떠맡긴 채 슬그머니 빠지고 얼굴을 내는 자리에는 잘 나타나는 무책임한 행태도 문제를 삼았다.

또 적십자봉사회장이라는 직책을 이용해 사적인 금전거래를 하며 갚지 않아 봉사관까지 항의전화가 오는 등 단체의 위상을 추락시킨 일을 20여 가지나 적어 높은 수준의 징계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 18일 대한적십자충남지사협의회에 30여 명의 임원과 각 단위봉사회장들이 연대서명한 서류와 희망풍차 추가물품 도난사건 동영상을 함께 첨부해 올렸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장협의회(회장 권처원)에서는 지난 22일 홍성희망봉사관을 방문, 최 회장을 비롯 홍성지구 임원들을 불러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지사장협의회는 홍성지구가 임시임원회를 소집해 최 회장의 퇴출 여부를 놓고 투표를 실시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한다. 투표에 참여한 임원 3분의2가 퇴출에 찬성할 경우 최 회장은 자동적으로 면직된다.

홍성지구협의회의 한 임원은 “지난 18일 원래 정기총회를 할 계획이었으나 최 회장의 퇴출 거부로 31일로 연기했다”며 “그 전에 임원회를 소집해 충남지사장협의회에서 권고한 대로 회장 퇴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자진사퇴할 뜻이 없다. 소통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 같다. 회원들에게 내가 잘못한 점은 사과하고 앞으로 남은 임기 1년 동안 더 열심히 해서 명예롭게 퇴임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회원들이 자신에 관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회원들의 모함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허성수 기자  sungshu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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