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세월의 더께가 묻은 경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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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세월의 더께가 묻은 경운기
  • 허성수 기자
  • 승인 2018.07.02 09:0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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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원 어르신, “원중리 1호로 동네 로타리 내가 다 쳤죠”
박경원 어르신이 40년 전 원중리 마을 1호로 구입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경운기를 수리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부면 광리 들판 가운데 있는 서부농협 육묘장은 사람과 농기계로 북새통을 이뤘다. 농협에서 이 날 하루 실시하는 농기계 순회 서비스를 받기 위해 주민들이 경운기를 비롯해 각종 농기계를 갖고 집결했다.

박경원(78·서부면 와룡로) 어르신도 그 중 한 사람으로 그가 갖고 나온 기계는 잔뜩 녹이 슨 경운기였다. 뿐만 아니라 엔진 커버와 길게 뻗은 핸들 등 도색된 부분도 퇴색을 해 오랜 세월의 더께가 묻은 고철이나 다름없었다. 박 어르신에게 물어보니 거의 40년이 된 기계라며 보링을 하러 왔다고 했다.

1980년대에 구입한 경운기로 원래 석유(등유)를 연료로 쓰다가 중간에 경유용 디젤엔진으로 바꿨다는 그의 말을 듣고 초창기 ㄱ자 형 손잡이를 엔진 발동기에 걸어서 시동을 걸던 모습을 농촌에서 흔하게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후 레버만 가볍게 작동하면 시동을 걸 수 있도록 개발된 디젤엔진 경운기가 나왔다는 말인데 전문 농사꾼이 아닌 기자로서는 새삼 기계화 영농의 발전과정을 잠시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원중리 마을 1호 경운기로 그 때 트랙터도 없었으니까 동네 사람들 로타리(써레질)는 내가 다 쳐줬지요. 모내기철이 되면 밤 12시까지 로타리 작업을 했어요.”

박 어르신은 옛날 일을 회상하며 사람 대신 엄청난 농사일을 해낸 경운기를 고마운 존재라고 대견해 했다. 지금은 집에 신형 경운기 한 대가 더 있어서 2대를 사용한다고 했다. 신형은 짐 운반용으로 사용하면서 아끼고 구형은 로타리 전문용이라고 했는데 주로 험한 일을 하는데 쓰는 것 같았다.  “농사는 얼마 안 돼요. 옛날에는 50마지기도 지었는데 지금은 10마지기 정도로 줄였어요.”

박 어르신은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농사를 지으며 노후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구형 경운기를 오래 쓰는 비결에 대해 그는 사소한 고장은 부품을 사다가 직접 교환했고, 구입하고 처음 1~2년 동안 자주 닦아줬으나 그 후 처음처럼 관리하지 못해 녹이 많이 슬었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이 기계가 어쩌면 자신보다 더 수명이 길지도 모르겠다며 쓸쓸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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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택 2021-02-02 20:43:04
로타리 중고 가격 좀보내주세요 니다니다미다01084885570으로전화주시면감시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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