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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순간에는 스마트폰도 쉴 수 있다!

H씨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이 될까봐 매우 두렵다.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함으로써 아내와 추후에 태어날 아이에게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함에 불안하다. 근무시간 중에도 스마트폰을 4-5시간 사용하고, 가끔 상사에게 ‘업무에 집중하라’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또한 시력이나 집중력, 기억력이 저하되고 불면증과 우울감도 높아지는 것 같다. 이러한 상황이 염려되면서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허전함이 밀려온다.

H씨는 결혼 2년 차다. 중국에 교환학생으로 있을 때 베트남에서 유학 온 아내를 만났다. 당시 H씨는 고국에 있는 어머니의 대수술과 가까운 친척의 죽음, 그리고 자신의 전 여친과 헤어진 상태였는데 현재의 아내가 매우 따뜻하고 친절하게 보살펴 준 것이 계기가 돼 가까워졌다. 한국으로 돌아와 취업 후, 양가에서 결혼을 반대했지만 끈질긴 설득으로 결혼했다. 현재 아내와 큰 갈등은 없지만 자신이 영화를 다운받아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시청하고 커뮤니티를 통해 고급유머 등을 즐겨 이용하는 동안 아내도 스마트폰을 통해 고국에 있는 장모님이나 친구들과 장시간 문자나 통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알게 됐다.

H씨는 상담을 통해 자신이 왜 스마트폰을 과의존 하는지 원인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집착을 덜 하게 된다고 했다. 아내와 중국어로 이야기를 나눌 때 느끼는 언어의 한계, 아내와 함께 외출했을 때 아버지와 어린 딸의 관계처럼 통역자로서, 보호자로서의 역할에서 오는 책임감, 직장에서 주·야간 근무하면서 일정하지 않는 업무 환경 등이 큰 요인이었음을 알았다. 스마트폰 모바일 커뮤니티를 통해 따뜻함을 경험할 수 있는 관계를 지향하게 되고, 이러한 욕구 동기로 인해 스마트폰을 과의존 하게 된다고 이해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직장이 지방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친구나 원 가족, 그리고 종교 활동 등이 단절됨으로써 휴대성, 접근성, 편리성, 신속성 등이 함축된 스마트폰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도 깨달았다.

깨달음은 행동 변화를 일으켰다. H씨는 직장이나 집에서 스마트폰을 무음 처리하고, 광고 등은 스팸처리나 수신거부로, 알림 어플도 무음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평소 읽으려고 했지만 먼지만 앉게 한 책들을 자동차 안이나 집안 곳곳에 놓아뒀다. 그렇게 여러 날 생활했을 때 스마트폰을 열어 본 횟수나 사용량이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H씨는 스마트폰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을 상담자에게 요구했다.

인간은 스마트폰을 통해 얻는 기쁨보다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얻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있어야 한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입니까? 무엇을 할 때 가장 기쁩니까?”라고 물었다. H씨는 집안 가족들 20-30명이 ㅇㅇ에 모여 함께 식사하고, 같이 물놀이하고, 오순도순 얘기했던 순간들이 가장 기뻤다고 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지역 축제 장소에서 특산물도 먹고, 사진도 찍었던 순간이 행복했노라고 했다. 특히 손재주가 있는 아내가 여행 후 사진을 예쁘게 정리해 집안 곳곳에 붙여 놓는데 가끔씩 사진을 볼 때면 얼굴에 미소가 그려진다고 했다.

상담자는 행복했던 순간들, 기뻤던 순간들을 재현하도록 이야기 했다. 부부가 오랫동안 신앙생활 했던 성당이나 절, 지역의 축제 장소 등을 간헐적으로 방문하고, 가정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요리하는 것 등이다. 이에 H씨는 아내와 함께 상담자와 합의 한 방법들을 재현하면서 다시금 행복한 마음을 조금씩 회복했다. 그리고 행복한 순간에는 스마트폰도 쉴 수 있음을 깨달았다.
더 나아가 다문화가정으로써 주변인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싶은 열망도 갖게 됐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의 좋은 기능을 잘 활용해 자신의 기대와 열망을 채울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필자는 H씨가 행복한 추억들이 계속 싹이 나고 잎이 자라서 좋은 열매가 맺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최명옥 <한국정보화진흥원 충남스마트쉼센터 소장·상담학 박사

최명옥 칼럼위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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