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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1’ 즉석 떡볶이의 귀환홍성읍 오관리 수빈네 분식
수빈네분식의 즉석떡볶이는 1990년대를 소환하는 추억의 맛이다.

단발머리 여고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는다. 테이블에는 음식이 바글바글 끓고 있지만 정작 여고생들의 눈과 귀는 DJ오빠에게 집중돼 있다. 음악을 신청하면서 DJ오빠와 눈 한 번 마주치기를 목 놓아 고대하던 1990년대 즉석떡볶이 집의 추억의 풍경이다.

떡볶이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시의전서’로 궁중에서 흰떡과 등심살, 참기름, 간장, 석이버섯 등으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었다고 전하고 있다. 기록에는 떡볶이라는 이름 대신 떡찜, 떡잡채, 떡전골 등으로 불렸다고 되어있다. 간장으로 양념을 한 떡볶이는 원래 파평 윤씨 종가의 음식으로 파평 윤씨 가문의 간장이 맛있는데 이를 활용해 소갈비 같은 재료를 넣어 간장으로 조리한 별식이었다. 이후 떡볶이라는 이름과 명칭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1942년 방신영의 ‘조선요리제법’으로 떡에 고기와 채소 등을 넣어 간장으로 만든다는 조리법이 전해지고 있다.

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매콤하게 만든 고추장떡볶이가 선을 보인 것은 1950년대고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에 들어서부터다. 배고픔을 달래는 서민들의 간식으로 선을 보인 초창기의 떡볶이는 비싼 쌀떡 대신 밀가루를 사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손가락 굵기로 떡을 뽑은 것인데 ‘오뎅’이라고 불리는 어묵과 더불어 최고의 인기 간식으로 순식간에 유행했다. 지금은 떡볶이 골목의 대명사로 꼽히는 신당동 떡볶이 골목도 1970년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수빈네 분식을 찾은 손님들의 낙서장이 1990년대를 소환한다.

1991년 설경애 대표는 명동골목 내 수빈네 분식을 운영하면서 즉석떡볶이 메뉴를 선보였다. 특별한 비법 같은 것은 없다. 그저 좋은 재료로 학생들이 맛있게, 즐겁게 먹을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수빈네 분식 이곳저곳에는 1991년대 그대로의 풍경이 설 대표의 손맛과 함께 고스란히 숨 쉬고 있다. 냉장고 뒤에 가려진 SES 포스터, 프리윌리 영화 포스터, 분식집을 다녀간 수많은 손님들의 낙서장이 1990년대를 소환한다. 낙서장의 하이라이트는 누구누구 다녀감과 누구누구가 사랑한다는 말이다. 마치 그것이 없으면 낙서장의 자기 존재를 잊어버리듯이 말이다.

물론 메뉴는 조금 줄었다. 예전에는 남편과 함께 운영을 했으나 시나브로 손님도 줄고 혼자 운영하기에는 벅차 밥 메뉴를 줄였다.

“우리 아들이 떡볶이를 좋아한다. 어쩌다 오게 되면 이틀 동안 세 번은 떡볶이를 먹는다. 장사하는 나도 일주일에 세 번은 먹는다. 학생 때부터 오던 학생들이 지금 3~40대가 되어 오는 이들도 많다.”

떡볶이의 맛을 좌우하는 것은 단연 고추장 양념이지만 부대적으로 곁들이는 사리를 빼놓을 수 없다. 라면, 쫄면, 계란, 당면 사리 등이 고추장 양념과 어우러져 떡볶이의 맛을 배가시킨다. 수빈네 분식에는 어느 정도 떡볶이를 먹고 나면 밥을 비벼 먹는다. 공기밥을 툭 넣고 참기름과 김, 날계란을 넣어 자작한 국물 양념에 비벼 먹는다. 이 모든 과정을 주인장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알아서 해 먹는다. 취향에 따라 먹성에 따라 조절할 수 있으니 이보다 환상적 메뉴는 없다. 다만 그 시대와 다른 점은 클래식 음악이 실내에 울린다는 것이다. 지금 유행하는 가요는 아니지만, 현재 유행하는 북유럽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낡음이 있어 추억이 있어 그 모든 것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는 그 곳, 수빈네 분식의 즉석 떡볶이의 맛이다.

메뉴: 즉석떡볶이 3000원, 사리 1500원, 김밥 2000원, 기냥 라면 3000원, 떡꾸욱 5000원, 쫄면 4000원.
문의: 634-7024

김옥선 기자  hjn@hjn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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