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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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부 김 씨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8.12.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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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다큐

새벽 5시, 청소부 김 씨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겨울이 되면 청소 일은 조금 더 힘들어진다. 추위와 눈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춥기 때문에 아무리 새벽이라도 속을 채우고 나온다. 뜨뜻한 무국에 밥을 한 술 말아 훌훌 삼킨다. 위아래 모두 내복을 입고 두툼한 점퍼를 껴입고 집을 나선다. 사방이 깜깜하다. 쥐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익숙한 어둠이다. 그러나 김 씨는 알고 있다. 그 어둠 뒤에 숨은 찬란한 여명의 빛을 말이다. 사무실에 도착해 믹스커피 한 잔을 마신다. 5시 13분, 홍성시장에 도착한다. 왼손에는 파란색 비닐봉투를, 오른손에는 집게를 들고 박 씨와 함께 걷기 시작한다. 집게로 쓰레기 특히 담배꽁초를 줍는 일은 보기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손을 계속 움직여야 하기에 집게를 쥔 손목과 손마디가 욱신거린다. 이제 1년차 밖에 안 된 김 씨는 아직도 이 일이 적응이 되지 않는다. 김 씨와 박 씨 뒤로 쓰레기차가 움직인다. 각 입구마다 내놓은 쓰레기를 실어 넣는다. 간혹 분리가 되지 않은 쓰레기도 종종 볼 수 있다. 도대체 왜 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함부로 버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일이 어려울 때가 한 가지 더 있다. 한여름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일이다. 냄새도 지독하지만 간혹 음식물쓰레기를 일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간혹 종량제봉투가 터지면서 음식물쓰레기의 악취가 함께 터져 나오고 혹여 옷에라도 튀게 되면 그만큼 난감한 일이 없다. 그렇게 투덜대다가도 막상 아들 녀석을 떠올리면 입가에 웃음이 베어 나온다. 오전 일과가 끝나고 점심식사 후 잠시 휴식시간이 돌아온다. 잠시 집에 돌아가 꿀맛 같은 오수를 청한다. 오후 시간 다시 쓰레기를 줍는 일이 시작된다. 어느새 길에는 담배꽁초가 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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