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믿고 기다려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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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믿고 기다려줘야”
  • 김옥선 기자
  • 승인 2019.03.0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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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남자 청소년 쉼터

학부모 소통하는 간담회
홍성청소년쉼터 안내팜플렛.

홍성남자단기청소년쉼터(소장 이철이)가 학부모와 함께 소통하는 간담회를 지난달 27일 실시했다. 이번 간담회는 쉼터에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청소년들의 학부모 7명이 참석해 청소년들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학부모들간에 공감과 소통의 자리가 됐다.

이철이 소장은 “학부모들이 쉼터에 청소년을 맡기고 처음으로 열리는 학부모 간담회”라며 “학부모와 청소년이 떨어져 있어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학부모는 “장학금을 탈만큼 모범적이었던 아이가 학교 교사와 마찰이 생기고 방황이 시작되면서 부모와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나 역시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쉼터를 이용하면서 아이를 믿을 수 있는 힘이 필요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철이 소장은 “모두가 안 된다고 했던 아이들도 다독여주면서 매일 안아주면 스스로 부담 없이 이야기를 하며 상처를 치유 받을 수 있다”며 “아무리 잘해도 부모만은 못하니 끊임없이 사랑해주고 자주 연락해달라”고 주문했다. 절도, 폭력, 이혼 등의 이유 등으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부모 역시 스스로의 잘못을 돌아보고 자녀와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철이 소장은 “우리 어른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우리들은 기다리는데 익숙하지 못하다”며 “아이들이 망가지는데는 1주일이지만 돌아오는데는 2년이 걸린다. 부모와 아이들이 떨어져 지내기에 더 관심을 가지고 사랑에 굶주린 아이들에게 사랑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한 학부모는 “집에서 지속적인 갈등을 겪으며 수없이 법원을 왔다 갔다 하던 중 마지막으로 쉼터를 찾았고 쉼터에 온 지 2주 만에 아이의 상황이 좋아졌다”며 “일만 하고 아빠로서 관심을 가져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철이 소장은 “부모가 바뀌지 않으면 아이도 바뀌지 않는다”며 “아이의 문제점만 지적하지 말고 장점도 찾아줘 아이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이 소장은 청소년들과 카페에 자주 가는 것을 적극 추천하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PC방에만 간다고 나무라지 말고 청소년들과 카페에 자주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4번 정도를 지속적으로 가게 되면 아이 얼굴이 달라지는 것을 알게 된다. 오히려 왜 학교에서 안 된다고 하는지가 궁금해진다. 청소년들이 말하는 문화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된다.”

청소년은 가장 예민하고 민감한 성장의 시간을 지나가게 되는 시기다. 당연히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불우한 환경, 가족·교사·친구 등의 관계에서 오는 갈등 등이 외연적으로 확장되면서 폭력과 절도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만 책임을 묻지 말고 청소년들을 부모와 지역사회가 다독여주고, 안아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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