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의 즐거운 놀이터, 해피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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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들의 즐거운 놀이터, 해피팜스토리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05.04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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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만든 농장
다양한 원예체험이 가능한 ‘해피팜스토리’ 체험장.

“귀촌하려고 이곳에 내려왔는데, 저희도 모르게 귀농이 되어버렸어요” 어느덧 도시인에서 농부가 되어버린 최영식, 최윤선 부부가 3년 전 홍동면에 터를 잡고 막 농사를 시작할 때를 회상하며 한 말이다.

최씨 부부가 공동대표로 있는 ‘해피팜스토리’를 다녀왔다. ‘해피팜스토리’는 아이들이 농산물을 직접 심고 가꾸고 수확해서 요리까지 체험할 수 있는 농장이다. 올해부터는 사회적 농업 차원에서의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사회배려계층들을 위한 체험농장이 목표다.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겐 위클래스 교육을, 치매노인들에겐 원예체험이 가능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일종의 돌봄농장이다. 이밖에 농장방문이 어려운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교육도 시행 중이다.

처음부터 농장을 운영하려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그들이 이곳으로 내려오기 전 인천과 부천지역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활동한 13여 년간의 경험을 시골에 접목시키려는 생각이었기에 귀촌이었다. 그러다가 시골생활에 점차 익숙해지자 농사에 눈길을 돌리게 됐고 점차 귀농이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피팜스토리’는 원예체험 외에 그들이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 경험한 아이들과 함께 했던 진로체험교육, 방과후 제과제빵 실습, 바리스타 교육, 공예수업 등 농장을 매개로 ‘스토리’를 이어가려 한다. 체험의 영역이 다양해지고 넓어진 것이다.

현재 장애인들의 쉬운 접근을 위해 6월 완공목표로 체험장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여러 사람들이 와서 쉬어가고, 편하게 다녀갈 수 있는 농장을 만드는 것이 ‘해피팜스토리’의 운영 정신이라고 부부는 밝혔다.

농장의 최대 단골손님은 학교 선생님이다. 아이들의 진로문제 때문이다. 일종의 직업체험인데, 과연 내게 어떤 재능과 소질이 있는지, 농장이 마련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미리 예약만 하면 누구나 방문, 체험할 수 있다. “나이들면 귀촌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홍성에 오게됐어요. 굳이 생면부지의 홍성을 택한 이유는 지리적으로 전국의 중간지역이라는 지역적 접근성이 이유가 컸습니다.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없이 왔는데, 홍동이 유기농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는 행운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잘 온 것 같아요”

시골가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곳에 오기 전 방통대에 편입, 4년간 농업학을 공부한 것이 시골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왔다고 하지만 실은 그들도 나름대로 철저히 준비한 셈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그들에게 찾아온 어려움은 여느 귀농인들의 그것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특별히 귀농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귀농했다가 포기하고 되돌아가는 분들이 많은 것을 봤고, 또 생활해보니 지역사회와 융화되기 힘들고, 생활비 문제나 경험부족 등이 문제이고, 무엇보다 소통의 문제를 잘 극복하지 않으면 귀농도 어렵다는 것을 체감했어요. 내 몸이 좀 고달프고,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소통의 어려움이 생기더군요. 내가 먼저 다가가면 절대로 잊지 않는 분들이 시골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소통하면서 살아가야지, 내가 앉아서 기다리면 안되겠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스스로 열심히 하면 주위에서 생각지 못한 도움을 주시더군요.”

편하게 와서 체험도 하고 즐기는 농가카페를 운영하고픈 최씨 부부는 “해피팜스토리라는 말 그대로 행복한 농장의 이야기를 나누는 곳, 힘든 곳이 아닌 좋은 일만 가득한 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편하게 돈 많이 벌고자 했다면 도시를 떠나지 않았을 겁니다.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소박한 꿈을 전한다. 오랜 도시생활을 접고 시골생활을 감행하기로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다.

농장의 공동대표인 최씨부부에게 ‘해피팜스토리’를 한문장으로 요약해달라고 했더니 이구동성으로 “농부들의 즐거운 놀이터”란 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해피팜스토리’는 오늘도 행복한 이야기를 심고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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