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는 지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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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는 지역이 없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19.05.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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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지역 무시는 ‘수익 극대화 전략’인 듯

지역언론 시민단체, 네이버 지역언론 배제 규탄

지역언론 시민단체들이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에 대해 시정을 촉구하는 단체 시위를 벌였다.<사진> 전국의 언론 종사자들과 학계·시민단체가 ‘공룡 포털’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를 규탄했다. 지역민 알권리 침해, 지방분권 민주주의 훼손을 내세우며 이같이 나서기는 처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지역언론학회·지역분권전국회의·(사)지역방송협의회는 지난 23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지역언론 배제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전국언론노조 산하 지역신문·방송지부장 등 8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국은 지역 분권시대, 지역 민주주의라는 시대 과제를 위해 노력하지만 네이버에는 지역이 없다”고 규탄했다.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는 모바일 뉴스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노골화됐다. 지난달 3일부터 뉴스 창에 지역언론 생산 뉴스는 노출되지 않도록 바뀌었다. 누리꾼은 10개 종합지, 11개 인터넷·IT지, 9개 경제지, 14개 방송·통신사 등 44개 매체만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는 지역 매체가 단  한 곳도 없다.

네이버 지역 무시는 ‘수익 극대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정 지역에 한정된 뉴스는 조회 수가 제한적이다. 지역 제한 없이 조회 수가 많은 기사를 배치해야 수익이 늘어난다. 검색 노출 알고리즘을 바꾼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AiRS(에어스)라는 검색 알고리즘 개편 뒤 지역 언론은 기사를 먼저 써도 후순위에 놓인다.

언론 종사자들은 “네이버 지역언론 배제가 지방분권과 민주주의 정착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언론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판단한 지역언론과 단체가 ‘지역언론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수차례 촉구해도 묵묵부답”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단체들은 앞으로 △네이버 모바일 구독 설정에 지역언론 포함 △스마트폰 위치 확인 기능 이용한 ‘내 지역 뉴스 보기 서비스’ 시행과 함께 지역과 서울이 상생하는 미디어 환경을 조성하고자 네어버에 정부·시민·학계·언론인 간 대화에 나서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전대식 전국언론노조 지역신문노조협의회 의장은 “대한민국에 지역이 아닌 곳이 있느냐. 1인 시위를 펼치든지, 공정거래법 위반과 헌법에 보장된 지역차별배제 조항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은 “이 건은 저널리즘 문제를 넘어서 민주주의 문제다. 국내 대표 포털인 네이버가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사회적 책임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란다. 그 첫 번째가 지역언론 콘텐츠 배제 시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는 지난 21일 오후 1시 30분 부산시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이버의 지역언론 배제, 지역주민 무시, 지방분권 역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민연대는 “대형포탈사이트인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알고리즘을 바꾸면서 모바일에서는 지역지를 설명도 없이 제외시켰다”면서 “네이버는 지역언론의 뉴스를 아예 배제하고 원천 차단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방화시대, 지방분권이 화두인 시대다. 포탈의 지역언론 배제는 명백히 지방분권에 역행하는 것으로 지역주민의 알 권리, 주민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지역이 없는 국가는 모래위의 성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지역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인 지방화시대, 지방분권과 주민주권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길”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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