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혼 깃든 시골집에서 조선백자와 사랑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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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 깃든 시골집에서 조선백자와 사랑에 빠지다
  • 최선경 논설위원
  • 승인 2019.09.08 09: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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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담 김상복 도예가

선경C가 만난사람<19>

왕실도자기 복원하기 위해 여생 바칠 것
카페 운영하며 도자기 알리고 체험 병행


‘도자기’라고 하면 으레 경기도 광주나, 여주, 이천을 떠올리지만 예로부터 왕실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흙이 바로 충남의 흙이란다. 가야산을 등진 채 자리한 작업실 겸 카페 ‘솔담’에서 만난 김상복 도예가가 들려준 첫 마디이다.

“강원도 횡성이 고향이다. 원래 조선백자를 중심으로 왕실도자기를 연구하고 복원하는 게 내 일이었다. 도예를 하는 사람들은 전국에 어떤 흙이 있는지 다 안다. 충남 서해안의 흙이 도자기를 굽는데 최적이다. 도자기를 굽는 흙은 백토, 옹기토, 분청토 등 다양한데 이곳의 점토와 백토는 지금도 도자기를 굽는 사람들에게 공급된다. 결국 흙이 좋아 이곳 충남에 둥지를 튼 셈
이다.”

귀촌한 지 7년이 됐다는 김상복 도예가는 빛을 보지 못하는 충남의 도자기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처음엔 당진시 면천읍에 작업장을 마련하고 흙에 대한 여러 특성과 위치 등 자료를 축적해 왔다. 그러다가 일반인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도자기를 알리기 위해 도청 인근에  위치한 이곳 덕산면 농가주택을 개조해 카페를 만들고 체험활동이 가능한 미니작업장을 마련했다.

“흙을 만지고 싶어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서 차도 마시고 도자기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도자기를 굽기 위해 필수단계인 흙을 젓는 과정, 발물레질, 전통가마 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도자기 체험이 가능한 박물관 겸 체험장을 만들 예정이다.” 도자기보다 카페가 더 입소문이 나면서 생업이 무엇인지 헷갈린다고 너스레를 떠는 그의 뒤엔 남편을 따라 농촌에 정착해 카페를 운영하는 아내의 내조가 깃들어 있다. 아내는 건강에도 좋고 안전한, 지역의 먹거리를 이용해서 만든 음식들을 맛있게 먹고 만족스럽게 돌아가는 사람들로부터 행복을 느낀다고 전했다.

“저를 보고 귀농귀촌을 결심한 분들이 많다. 처음 자리를 잡았던 면천에는 문화예술인들이 내려와 찻집도 열고, 공방도 만들고, 작은 서점도 열어 문화의 거리가 형성됐다. 물론 모두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우선으로 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어야 오래도록 농촌에 살 수 있다.”

많은 도시인들이 준비도 없이 귀농귀촌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겪고 다시 도시로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는 성급하게 마을 주민들에게 다가가려고 하지 말고 동화될 수 있도록 기다려야 시골살이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 사계절이 뚜렷한 시골살이가 만족스럽다. 자연으로부터 받는 영감이 도자기를 빚을 때 고스란히 반영된다. 이곳 가야산자락에는 가마터가 수십 개 있다. 그만큼 도자기 굽는 흙이나 기술이 예로부터 유명했다는 얘기다. 충남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일조할 수 있어 다행이다.”

자연 속에서 자신의 예술혼을 마음껏 펼치며 살아가는 솔담 김상복 도예가. 열악한 농어촌 지역을 지키며 자신의 예술 철학과 소신을 실천하는 그의 삶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흙 만지는 사람은 정직해야 한다. 가끔 도자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못 쓰는 도자기나 문제 있는 도자기를 그냥 달라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일부러 최고로 좋은 것을 준다. 나쁜 것을 주면 그 사람은 평생 나쁜 것만 갖게 되고, 나는 나쁜 것을 만든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이다. 가식 같은 옷 입지 말고 정직하게 사는 게 인생의 목표다.”

조선백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그는 특히 달항아리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달항아리를 이곳의 좋은 흙으로 오롯이 재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는 도자기 작품들처럼 저마다 자신만의 개성적인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하는 그의 메시지가 오래도록 흙과 함께 이곳에 살아 숨쉬길 바란다. (Cafe 솔담 : 041-358-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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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 2019-10-23 05:04:52
하자네 기자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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