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일이 아니다”, 태풍피해 농가에 대민지원 나선 장곡면·군청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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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일이 아니다”, 태풍피해 농가에 대민지원 나선 장곡면·군청 직원들
  • 황동환
  • 승인 2019.09.11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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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도 이른 아침부터 내리는 비속에서 구슬땀 흘려

과수원 주인, “예상밖 피해로 마음의 상처 컸지만, 도움에 큰 힘” 돼

 

지난 9월7일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으로 낙과피해를 입은 홍성군의 한 배 과수원 주인이 지난 11일 피해복구 위해 현장으로 출근한 군청 직원들과 면직원들에게 배 수거작업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홍성군 장곡면 상송3리 마을 주민들과 장곡면 직원들 및 군청 직원들이 제13호 태풍 ‘링링’이 몰고온 강풍의 직격탄을 받아 전례없는 피해를 입고 낙담해 있는 상송3리 배 과수원 농가의 피해복구를 위해 지난 11일 도움의 일손을 보탰다.

지난 7일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링링’으로 인한 피해는 기록적인 강풍이 주원인이었다.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던 홍성군도 벼 쓰러짐, 가로수, 보호수, 표지판, 교회첨탑, 비닐하우스동, 축사 등이 강한 바람에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눈에 띄게 손실을 입은 곳은 주로 과수 농가들이었다.

이번 태풍으로 군의 다른 과수농가들과 함께 피해를 입은 장곡면 배 과수원은 배 재배면적만 8500평으로 주변 과수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만큼 피해규모도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낙옆처럼 힘없이 땅으로 나뒹구는 배들을 차마 볼 수 없어 아예 창문을 닫고 커텐을 쳐버렸다”며 강풍이 몰아치던 당시의 참담했던 상황을 전하는 배 과수원 주인 서 모씨에 따르면 떨어진 배외에도 강풍으로 배들끼리 부딪혀 상하는 등 올 한해 재배한 배 중 절반 가까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13호 태풍 '링링'의 강한 바람에 힘없이 떨어진 배들을 보며 배 상자에 주저앉아 있는 배 과수원 주인 강 씨.

또 서씨는 “지금도 떨어진 배들을 보고 있으면 입맛도 떨어지고, 계속해서 배농사를 지어야할지 요며칠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하소연 했다.

배 과수원 주인 서씨에 따르면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보험회사 직원들이 피해조사차 현장을 방문했으며, 조사 결과 배 나무에 달려있던 16만봉 중 5만7000봉의 낙과 피해를 본 것으로 판정받았다고 한다.

다만 전체 피해액의 80%밖에 적용받지 못한 것에 대해 과수원 주인은 못내 아쉬워했다. 보험회사가 피해액을 100%산정하지 않은 이유는 수확기에 벌어진 상황이기에 비록 낙과한 배들이더라도 재활용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수원 주인은 “현재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배도 문제지만 나무에 붙어 있지만 상품성이 떨어지는 배들은 보험 피해에 산정이 안 됐다”며 “실제 피해 규모는 30%를 넘어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나뭇가지에 붙어있되 겉으로는 피해유무를 확인할 수 없는 배들을 제외한 낙과한 배들만을 놓고 산정한 피해보상금액이 20% 감액된 것을 두고 과수원 주인은 “농민들을 위해 만든 농협이 농민들에게 제대로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배 과수원 피해 소식을 전해듣고 곧 바로 현장을 둘러본 상송3리 박월균 이장과 김경환 장곡면장은 피해상황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했고, 과수농가의 피해복구에 도움을 주고자 박 이장은 면사무소 낙과피해 상황을 보고했고, 보고를 받은 김 면장은 면직원들과 군청에 대민지원 협조 요청했다.

그 결과 지난 11일 이른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임에도 마을 주민들(25명)과 면직원들(10명), 군청 직원들(허가건축과(18명), 가정행복과(12명)) 등 65명이 넘는 인원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배 한 개라도 더 주워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피해복구에 힘을 모았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궂은 비를 맞으면서도 일손을 거들고 있는 홍성군 장곡면 상송3리 마을 주민들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에 대해 박 이장은 “과거 태풍 ‘매미’가 왔을 때만해도 이정도로 피해가 크지 않았다”며 “마을 주민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플라스틱 배 상자를 부지런히 옮기며 심경을 밝혔다.

이날 피해복구 현장으로 출근해 피해복구에 일손을 보탠 면직원들과 군청직원들 “남의 일 같지 않다”며 과수원 주인이 나눠준 우의를 갈아입고 비에 젖어 질퍽이는 배 밭을 다니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마을 주민들도 떨어진 배들을 보고 마음이 아픈 것은 과수원 주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11일 낙과피해를 입은 같은 마을 피해농가를 돕고 있는 장곡면 상송3리 마을 주민들.

서씨는 “낙과한 배들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서 “십시일반 일손을 모아준 마을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큰 힘이 된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피해로 마음의 상처는 컸지만 마을 주민들과 면직원들, 게다가 군청 직원들까지 도와주시니 저희도 다시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낙과한 배들을 내버려두면 배가 썩어 벌레가 끼는 등 기존 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수거를 해야하나, 그렇다고 낙과로 상처를 입어 상품성이 현저히 떨어진 배들을 처리할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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