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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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남긴 과제
  • 황동환 기자
  • 승인 2019.10.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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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영화제로서의 위상과 면모 갖추는데 방점

우려와 기대, 논란 속에도 전체 일정 차분히 소화
‘2019홍성국제단편영화제’의 한 프로그램인 ‘마스터클래스’에 초청된 배우 손현주가 지난달 27일 홍성CGV 상영관에서 관객들과 대화를 마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화를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를 꿈꾸는’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9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지난달 26일 홍주문화회관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3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올해 영화제를 준비할 때의 기대는 준비과정에서 우려로 바뀌었고, 개막직전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대한 불안감은 영화제를 예정대로 강행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란으로 변하면서 과제를 남겼다.

과연 이번 영화제는 작년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으며 내년 영화제에 기대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군과 조직위 그리고 영화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집행위 모두의 성찰이 필요하다.

홍성군(군수 김석환)의 의뢰를 받고 올해 영화제 준비에 착수한 청운대학교 이송 교수(집행위원장)는 ‘집행위원회’를 꾸리고 ‘홍성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영화제’의 틀과 내용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집행위가 부산과 전주의 양대 영화제와 MOU를 맺는 등, 작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올해 영화제에 대해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영화제 개막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지난 7월까지 ‘영화제조직위원회’가 영화제 프로그램 별 역할 분담과 예산할당 문제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난항을 보이자 작년 영화제의 실패를 되풀이 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에 첫 영화제를 맡았던 ‘영화인총연합회’의 바통을 이어받은 ‘집행위’가 짧은 일정 속에서 조직을 추스르고 조직위 내부의 이견을 조정한 끝에 자칫 파행으로 흐를 뻔했던 영화제는 예정대로 그 첫 막을 올릴 수 있었다.

이같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영화제 직전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고, 확산에 대해 불안해하는 주민들은 예정대로 영화제를 진행하는 것이 옳은지를 놓고 갑론을박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 관계자는 “영화제를 취소할 경우 그동안 영화제 준비에 공을 들인 행정력과 집행한 비용의 손해를 군이 감당하기 어려웠고, 아직 ASF발생지역이 경기 북부지방으로 한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비판을 감수하며 예정대로 영화제를 진행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내·외적인 난관속에 진행됐던 영화제는 우려와는 달리 작년에 비해 영화 관람인원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막을 올리면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작년 영화제의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관내 대학교의 자원을 활용한 것이 일정한 성과로 이어진 측면도 평가할 만하다.

영화감독 출신인 청운대학교 박건용 교수가 홍성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만든 영화인 ‘키드아이’는 홍성이 아니면 접할 수 없는 작품이다. 또한 충남지역에 거주하는 노인들을 초청해 ‘나의 인생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했던 시니어 프로그램도 이번 영화제가 거둔 성과다.

홍성 CGV에서 상영관에서 두 번에 나눠 진행됐던 ‘마스터클래스’는 집행위에서 영화제 시작부터 공을 들인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객석을 메운 이들의 대부분이 청운대 학생들과 영화제 관계자들로 마치 강의실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면으로만 접했던 손현주 배우와 이명세 감독의 진솔한 영화이야기는 영화제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을 했다.

대중적 흥행 위주의 영화들을 주로 접할 수밖에 없는 일반 관객들의 입장에선 쉽게 만날 수 없는 다수의 국내외 단편영화들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번 영화제로부터 얻은 소득이다.

다만, 영화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개막식은 무늬만 국제영화제였다는 평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레드카펫을 밟은 이들 중 상당수는 영화인들이 아닌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영화제가 열리기 훨씬 전부터 설왕설래했던 홍보대사가 결국 개막식 현장에서 배우 박준규·최윤슬로 위촉된 장면이나 식순이 적힌 안내장조차 없었던 점들을 돌아볼 때 주최 측의 무성의와 개막식이 졸속으로 준비됐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개막식에 주최 측 추산 1000명이 몰렸다는 것은 그만큼 ‘홍성국제단편영화제’에 대한 주민들과 영화 애호가들의 기대와 관심을 방증한다. 이러한 주민들의 기대와 관심은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홍성국제단편영화제’가 명실상부 군민이 자랑할만한 문화예술제로 거듭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한편 △크리에이티브 어워드 대상(상금 400만 원과 트로피)에 ‘유월’의 베프(Korea) △한국 최우수 단편영화상(상금 300만 원과 트로피)에 ‘컨테이너’의 김세인(Korea) △국제 최우수 단편영화상(상금 300만 원과 트로피)에 ‘베베르(바바라를 위해)’ 데보라 스트라트만 감독(USA) △심사위원 특별상(최우수상)에 한윤주, 김다솜 △유소년 창작자상(우수상)에 김성용, 장소영, 정세인 △키드아이상에 강연아 △키드아이부문에 지역유소년 제작지원 등이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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