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에는 낙화암 <12>
상태바
백마강에는 낙화암 <12>
  • 한지윤
  • 승인 2019.10.09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음에는 활과 같이 맞출 곳을 맞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하루, 이틀, 한 달 이상 돌팔매질을 하는 동안, 유리는 돌팔매질이 익숙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큰 것을, 다음에는 작은 것을 맞췄다. 처음에는 마음대로 맞출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활 쏘는 것과 같이 재미가 났다.
나뭇가지에 앉은 까치를 맞춰 보았다. 맞는 것이었다.
백발백중은 아니지만 열 번에 일곱 여덟 번은 맞출 수 있었다.
까치보다 작은 참새에게도 던져보았다. 몇 번은 참새도 맞는 것이었다. 유리는 점점 자신감을 얻어 손에 맞는 돌만 있으면 참새도 맞출 수가 있었다.
유리는 친구들을 찾아갔다. 유리와 친한 옥지, 구추, 도조를 찾아갔다.
“나 돌로 까치를 잡을 수 있다!”
유리는 친구에게 말했다.
“거짓말.”
친구들은 유리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너희들이 보면 알 거 아냐!”
“정말, 돌로 까치를 맞출 수 있단 말이지?”
“참새도 맞출 수 있는데 뭐.”
“참새도 맞춰?”
“그렇다니까.”

유리가 너무도 자신 있게 말을 하는 것에 옥지, 구추, 도조는 더 이상 거짓말이라고 우겨대지 않았다. 그러나 그대로 유리의 말을 믿으려 하지는 않았다.
“정말이면 우리들 보는데서 잡아 봐”
“그래 잡을께, 똑똑히 봐!”
유리는 던지기 좋은 밋밋한 돌을 주워 들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까치가 어느 나무에 앉아 있는가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나뭇가지에는 까치가 보이질 않았다.
옥지, 구추, 도조도 사방을 살펴보았지만 까치는 도무지 보이질 않았다.
제 집 속에 들어가 있는지 까치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에이, 까치가 있어야지.”
유리가 투덜거렸다. 친구들에게 돌팔매질하는 재주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서운했다.
“유리야.”
옥지가 유리를 불렀다.
“왜?”
“너, 참새도 맞출 수 있다고 그랬지?”
“까치는 없지만 참새는 있는데 잡아볼래?”
“어디?”
유리는 기다렸다는 듯이 물었다. 참새라도 잡아 보려는 것이었다.
“저기 우물 옆에 미루나무가 있지?”
“그래, 그래,”
“그 왼쪽 나뭇가지에 참새 한 마리가 앉아있지?”
“그래, 거기 참새가 앉아 있구나.”

유리는 속으로 은근히 반가웠다. 친구들에게 돌팔매질하는 재주를 보여주게 된 것이 기뻤다.
유리는 참새를 향해 돌을 던졌다.
유리는 물론 옥지, 구추, 도조의 눈이 똑같이 나는 돌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순간 친구들은 박수를 쳤다.
“와아, 정말 맞췄다.”
유리가 던진 돌이 나뭇가지에 앉은 참새를 보기 좋게 맞춘 것이다.
옥지, 구추, 도조는 유리의 기막힌 돌팔매질 재주를 감탄하며 우물가에 떨어진 참새를 집으러 우르르 우물가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 어찌된 일이냐. 온몸에 물을 함빡 뒤집어 쓴 여인이 달려간 세 소년을 보자, 노여움에 질려 새파래진 얼굴로 세 소년을 향해 욕을 하는 것이 아닌가.
“어떤 녀석이냐? 물동이에 돌을 던져 물동이를 깨뜨린 녀석이?”
“?”
세 소년은 영문을 모를 일이었다. 돌을 던진 것은 유리요. 돌로 맞춘 것은 나뭇가지에 앉은 참새가 분명한데 돌을 던져 물동이를 깨뜨렸다니.
세 소년은 서로 얼굴만 바라다보고 서 있을 뿐이었다.
“누구냐? 내 물동이에 돌을 던진 녀석이.”
“……”
세 아이는 여전히 잠자코 그 여인을 쳐다볼 뿐이었다.
“어느 녀석이 돌을 던졌느냐는데 왜 대답을 하지 않는 거야? 그럼 물동이 값을 물리지 않을 줄 아니.”
까닭을 알 수 없는 세 소년이었지만 더 이상 그대로 서 있을 수만은 없게 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이 소설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