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유일의 유인도 '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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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유일의 유인도 '죽도'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08.1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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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 죽도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에서 서쪽으로 뱃길을 따라 10여리(4Km)를 20여분 달리다 보면, 남당항 바로 앞 약 3.7㎞ 지점 천수만 한가운데에 우람히 버티고 서있는 섬이 바로 대섬인 죽도(竹島)이다. 암반 위에 부드러운 흙을 한두께로 깔고 있는 12개의 크고 작은 섬이 둘레에 다소곳이 앉아 있어 '열두 대섬'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89년 서산군 안면읍 죽도리에서 행정개편으로 홍성군 서부면으로 속하게 된 죽도는 전체 총 면적은 72ha, 이 중에서 22ha가 모두 시누대숲으로 뒤덮힌 산지(山地)이고, 4ha만이 겨우 밭농사만을 지을 수 있는 농토라고 한다.

홍성군 유일의 유인도인 죽도는 사계절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으며 해돋이와 해넘이, 바다낚시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낭만과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천혜의 섬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곳 해넘이는 꼭 봐야 할 진경. 바다 위를 붉게 물들이며 떨어져 내리는 낙조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흥에 빠져들게 만든다.


▲ 죽도 무인도 풍경.

섬을 뒤덮고 있는 대나무들 때문에 올망졸망 달라붙은 8개 작은 섬들의 동글납작한 정수리 위가 너나없이 파란색이다. 시누대는 보통 키가 작지만 이곳 시누대는 두 길은 될 정도로 키가 크고 발 들여놓을 틈조차 없이 밀생한다. 시누대는 두 가지로 쓰인다고 한다. 첫째 전죽(箭竹)이다. 1270년 고려 원종 11년, 강화도의 삼벌초가 몽고의 세력에 반대하여 '삼벌초의 난'을 일으키고, 탐라국(제주도)으로 향하여 가던 중 잠시 이곳에 머물러 이곳의 시누대로 화살을 만들었다고 전해온다. 또한 죽도의 시누대는 복조리용으로 많이 쓰인다. 오가리 섬의 시누대가 주로 복조리용으로 쓰이는데, 한때 복조리를 많이 만들어 뭍으로 실려 보냈지만 이제는 프라스틱 제품으로 많이 퇴색해버려 일부의 주문에 의하여 생산하고 있다. 이곳의 바닷물은 남해 못지않게 맑다. 주변에 개펄이 적고 파도가 없어 바다 속이 훤히 비치기 때문이다. 두개의 섬을 이어 붙인 본섬은 24가구 70여명이 사는 곳으로 1시간 반 정도면 일주가 끝난다.

이 죽도에서는 육지와는 다른 속설이 있는데 그것은 까치와 까마귀에 대한 것이다. 육지에서는 보통 까치를 길조(吉鳥)라 해서 '아침에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신다'고 반기는데, 이곳에서는 까치가 흉조(凶鳥)다. 까치가 날아와 울면 사람이 죽는다고 믿고 있다. 그 대신 까마귀가 길조로 받들어진다. 옛날에는 까마귀가 집단 서식하여 까마귀의 똥이 온통 죽도를 뒤덮어 시나대의 거름으로 쓰였는데 지금은 까마귀도 사라진지 오래다. 

▲ 죽도 선착장.

섬 전체가 개인 욕장이 된 듯

시누대숲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풍경이 아름다움을 한껏 자랑한다. 죽도의 둘레를 에워싼 자그마한 섬의 무리가 일렬로 늘어서서 제 각기의 자태를 마음껏 뽐낸다. 띠섬 ․ 명대기섬 ․ 전재기섬 ․ 오가리섬 ․ 똥섬 ․ 큰달섬 ․ 작은달섬 등. 이 많은 섬 중에서 작은 명대기섬은 사리의 한 언저리에 자리잡은 포구를 향한다. 죽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잠시 더듬어 보면 연이어 밀려오는 파도조차 잠잠히 가라앉아 있는 듯 큰달섬 ․ 작은달섬을 잇는 바다는 이미 바다가 아니라 고요를 기르는 호수다. ‘검은 암석이 호수 속으로 살짝이 숨었다 모습을 드러내노라면, 어느덧 검은 암석이 천인단애(千仞斷崖), 그리고 그 위를 뒤덮는 시누대숲이다. 시누대숲의 당터를 빠져나와 발길을 따라 바닷가에 이르게 된다. 썰물 때 해안을 따라 돌면 우선 해안 바위들이 눈길을 끈다. 가까이 가서 보면 별난 모양의 화산암들이다.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에 용암 분출 때 생성 된 듯한 녹색, 자주색, 백색 암석들이 불규칙하게 파고 들어가 일부러 무늬를 놓은 '모자이크' 같다. 해안 곳곳에 깊이 1미터 정도의 얕은 동굴이 있어 햇빛을 피하기 좋고 '모자이크' 감상도 동굴 안이 최고다. 붉은 자갈돌, 검고 회색을 띤 자갈들이 제각기 조화로운 무늬를 이루고 있다. 

▲ 죽도 마을 전경.

본섬과 가장 가까이 있는 부속섬인 큰달섬, 작은 달섬, 충태섬은 썰물 때 모세의 기적처럼 진입로가 생기며 큰달섬은 부속섬 중 유일하게 대나무 대신 소나무가 자라는 곳이다. 충태섬은 정상부의 숲이 산소봉분 하나 정도 밖에 되지 않을 정도의 초미니 사이즈다. 본섬과 큰달섬 사이엔 썰물 때도 물이 빠지지 않는 지름 20미터 정도의 물구덩이가 있다. 이곳 사람들은 '용이 올라가다 떨어진 곳' 이란 뜻으로 '용난듬벙'이라 부른다. 굵은 모래가 150미터 가량 이어지는 해변은 맑은 바닷물과 함께 가족단위 물놀이 장소로 적당하다. 배를 타고 부속섬으로 들어가 보면 부속섬 중에서 모래사장이 세 군데나 있고 섬 모 양도 예쁜 띠섬이 있다. 앞뒤가 모두 바다인 모래둔덕에 파라솔을 치고 앉으면 섬 전체가 바로 개인 해수욕장이 된다. 섬 위 숲엔 엉겅퀴 칡덩굴이 군락을 이뤘다. 띠섬 뒤의 명대기섬도 두개의 봉우리가 간만을 따라 모래톱으로 연결됐다 끊어졌다 한다. 봉우리가 세개인 오가리 섬도 마찬가지다. 

▲ 출항을 위해 어망을 다듬고 있는 어부.

죽도의 바다사냥으로 일상 탈출

이들 무인도에 휴일이면 낚시인들이 예닐곱명씩 달라붙는다. 배를 빌려 부속섬으로 들어가거나 죽도 일주 유람을 할 수 있다. 또한, 탁 트인 바다위에서 낚싯대 하나 드리우고 살랑거리는 물결을 보노라면 모든 상념이 말끔히 사라져 버린다. 일상의 탈출을 꿈꾸고 싶다면 죽도에서의 바다사냥을 한번 즐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바지락, 대하, 우럭 등 다양한 수산물이 서식하고 있어 조개잡이체험과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어 가족단위 피서지로 좋은 곳이다. 남당리 축제에서 맛볼 수 있는 대하, 새조개, 꽃게 등이 모두 죽도가 원산지인 해산물들이다. 죽도에서는 선상낚시와 좌대낚시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짜릿한 손맛을 즐기기엔 뭐니 뭐니 해도 바다낚시가 제격이다.

▲ 출항을 위해 어망을 다듬고 있는 어부.

선상낚시의 조황은 물때에 좌우되기 때문에 선장의 조언을 받아 나가게 되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죽도의 우럭낚시는 배를 이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식장 가두리 좌대를 이용해 가두리 주변으로 몰려드는 우럭과 도다리를 낚아내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상낚시에 비해 안전하고, 멀미 걱정이 없으며, 내만권(천수만)이라 출입 또한 자유롭다. 씨알은 잘지만 마릿수 조과가 가능하며, 즉석에서 회와 매운탕으로 요리도 할 수 있어 가족나들이를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좌대낚시는 규모가 커 100명 정도의 단체 출조도 가능하며 죽도에서 야영(폐교된 초등학교)도 가능하다.

봄에는 갯바위 감성돔낚시, 여름에는 숭어, 가을에는 우럭과 백조기가 잘 잡힌다고 한다. 준비물은 낚시도구만 가지고 가면 간단한 낚시준비와 어종별 미끼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다

바닷고기와의 한판승부를 겨루어 갓 잡아 올려 먹는 회 맛은 더위에 지친 입맛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비용은 1인기준 좌대낚시 2만원, 선상낚시 3만원 정도이며 중학생 이하는 무료이고 점식식사는 1인 5천원에 별도 제공된다. 

▲ 죽도의 낙조.

소박한 섬마을 주민들의 후한 인심 '민박'

죽도는 현지 주민들이 전원 어선 또는 모터보트를 보유하고 있어, 정기 연락선이 없다. 그러나 들어가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홍성군 남당리 포구에 가면 죽도 가는 배를 탈수 있다. 죽도에 가장 쉽게 들어가는 방법은 요즘 주말의 경우 오전-오후 6시에 들어가는 낚시꾼 전용 배를 이용하는 방법과 죽도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되면 민박집을 사전 예약하여 남당항에서 연락하면 민박집 주인이 마중 나온다. 남당리와 죽도 사이의 거리는 3.9km로 소요시간은 약 15분정도이다.

섬 안엔 식당이나 상점이 없으므로 민박집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죽도에는 현지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이 9가구 정도 된다. 죽도에는 어떠한 시설도 되어 있지가 않다. 그만큼 때묻지 않은 소박한 섬으로 옛 향수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섬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민박 집을 이용하면 주인의 후한 인심으로 식사제공, 배 삯(왕복), 회, 해산물 등을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 단,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꽃게와 대하잡이가 한창일 때는 손님을 받지 않는다.  자세한 문의는 마을안내 전화 (041-632-3170, 011-747-9840)로 하면 된다. 

사진 미림인쇄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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