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삶이 어우러진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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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이 어우러진 사랑방
  • 이은주 기자
  • 승인 2009.09.16 2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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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도서관 주부독서회 '책여울'

무심코 집어든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생각과 삶의 모습을 바꿔놓기도 한다. 문학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문학과 열정, 그리고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있다. 홍성도서관 책여울 주부독서회 회원들의 대화를 통해 책속에 담겨있는 진솔한 삶의 방식을 엿들어 보았다.

도서관 동아리실, 둘러앉은 주부들의 열띤 토론이 한창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지 않고 토론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 영 낯설게 느껴진다. 책상 위에는 환경문제 필독서 <고릴라는 핸드폰을 미워해>라는 책이 펼쳐져 있고 주부 10여명이 둘러앉아 아름다운 지구를 지킬 수 있는 여러가지 생각들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동안 일회용 종이컵을 무심코 사용했는데 다음 모임부터는 개인 컵을 사용해 환경보호를 위해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 나갑시다."

책여울 정계용 회장이 여러 가지 생각들을 취합해서 실천방안을 내놓는다.

이렇듯 책여울 독서회는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는 독서활동과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해 9월 결성, 현재 17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책여울'은 책과 함께 나아간다는 뜻으로 독서회 회원들이 직접 지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일면식도 없던 주부들이 모여 모임을 꾸려가자니 서먹함도 있었지만 이내 사라졌다.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회원들은 ‘자녀 독서교육’과 ‘교육’이란 공통의 관심사로 금세 하나가 될 수 있었고, 나이가 많은 회원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듣기도 한다. 주부독서회는 문학과 삶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시간에 쫒겨 책 한 장 펼쳐 보기가 어려운 게 주부들의 현실이에요. 또한, 계속 좋아하는 장르만 읽게 되어 다양한 책을 접할 기회가 부족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후 책을 꾸준히 읽게 되고 독서토론을 통해 책 편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 책을 통한 다양한 접근으로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듯해서 좋습니다."

김미경 회원이 모임을 통해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든 이유를 설명한다.

독서모임 활동은 자녀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보다는 부모가 직접 읽는 모습을 보여주어 아이들이 책읽기 생활화를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고 한다.

“독서회 활동이 너무 재미있어서 매일 수다만 떨다 가는 건 아닌지 가끔 의심이 들다가도 읽고난 책들이 한 권 한 권 늘어갈 때마다 삶을 헛되이 보내고 있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위안이 됩니다.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정말 행복한 것 같아요” 정계용 회장이 마지막 이야기를 건넨다.

독서회는 매월 첫째주, 둘째주 수요일 도서관 동아리방에 모여 책과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문학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고 있다.

9월은 독서의 달로 꼽힐 만큼 책 읽기에 좋다지만 주부독서회 회원에게 독서의 계절은 따로 없는 듯 하다. 이들에게는 일년 열두달, 모두가 독서의 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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