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는 즐거움
상태바
가르치는 즐거움
  • 이상헌(홍성여고 교사)
  • 승인 2010.05.11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 기고]

사람은 태어나기 전부터 배우고 가르치고 있다. 뱃속에서부터 태교라는 이름으로 배우기 시작한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도 부족하다. 쉰이 넘은 필자는 지금도 공부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자강불식(自强不息)의 정신을 가지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평생교육이 중요시되는 요즘, 어른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공사직에서 퇴직한 어르신부터 가정사에 바쁜 아주머니, 초등학교 학생에 이르는 어린이까지 중국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필자는 낮에 학생들에게 수업을 한 후라서, 야간의 힘든 수업이지만 열심히 공부하시는 어르신을 보며 또한 그들에게서 배운다. 술자리 모임, 계모임 등 여러 가지 모임을 제쳐두고 또한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발걸음을 배움의 집으로 향한다. 힘이 들어도 그분들 앞에 서면 어느새 피로가 가시고 힘이 솟는다. 전번 시간에 배운 짧은 일상회화를 질문하면 어느새 암기를 해 알아듣고 중국어로 대답을 하신다. 근 30여년을 자식과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퇴직을 하였으니 쉴 만도 하다. 여태까지 못했던 여유를 부리며 해외여행도 다니며 말이다.

그러나 이분들은 예전의 잃어버린 꿈을 다시 이루려고 또 해외여행을 가서 가이드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외국인과 소통하고 그들의 문화를 직접 접하기 위해 어려운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1994년에 랴오뚱 반도의 끝에 위치한 다렌에 연수를 갔을 때이다. 랴오닝 사범대학의 국제교류센터에는 중국어를 배우는 젊은 한국인과 나이가 든 일본인이 함께 있었다. 낮엔 중국어 수업을 하고, 야간에 넓은 대학 캠퍼스를 일본인들과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중국어를 공부하는 일본인들은 공사직에서 퇴직한 사람들로 거의 부부였다.

"퇴직을 했으면 일본에서 편히 쉬시지 않고 이렇게 힘든 외국생활을 하십니까? 또 중국어는 뭣 하러 배우십니까?" 이렇게 묻자 "중국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중국어를 배웁니다. 다른 목적은 없지요. 그리고 그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해외생활을 느끼게 해주려고요"라고 대답했다.  

그 당시 보신관광 등으로 먹칠을 하는 한국인, 취업을 하기 위해서 중국어를 배우는 우리 젊은이와 비교를 했다. 검소하고 늘 웃음을 띤 일본인 노부부와 일본어와 중국어를 섞어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요즘 중국어를 가르치면서 바쁜 일상가운데 중국어를 배우는 어르신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또한 더 열심히 수업준비를 해 더 많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힘을 쏟아야겠다. 그분들이 내준 귀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가르쳐 많은 배움을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겠다. 배우는 즐거움보다도 가르치는 즐거움이 더 한 것 같다. 가르치는 즐거움에 한 주일에 이틀을 비워두었다.

퇴직한 어르신, 집에서 텔레비전과 친한 분들 등 많은 분들이 각 기관에서 개강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여 자신을 살찌게 하고 무료한 생활을 바쁘고 보람찬 생활로 변화시키길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