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 박근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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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박근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 백련화<자유기고가>
  • 승인 2011.01.1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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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미래권력으로의 이동'을 촉진하는 시기가 될 것

한국정치의 경우 집권 초기에는 국민의 기대를 모으면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야당보다 지지를 더 많이 받는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도는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다. 그래서 한국정치에는 다른 나라에 없는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라는 새로운 단어까지 생겨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는 한국정치의 역동성을 잘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현직 대통령은 현재만 계속되기를 염원할 것이고, 변화를 원하는 차기후보들은 미래를 향해 전력 질주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는 차기후보자의 것만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유권자들의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후보전술보다 중요한 것이 유권자를 향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를 우리정치의 중심에 세우는 것이야말로 한국정치의 최대과제이다. 유권자의 투표율을 올리기 위해 여야 정치권이 지혜를 모으고 결단을 해야 한다. 재외국민투표까지 이루어낸 마당에 투표율 제고를 위한 인센티브 도입 등도 고려해 볼 시기다. 대의제를 기반으로 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는 투표율 50% 이하에서는 뿌리내릴 수 없다. 이 원칙이 개헌논쟁이나 선거구 조정보다 훨씬 중요하다. 이 원칙은 여야 유불리라는 당리당략을 넘어서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사실상 선거혁명이다. 우리나라에서 선거혁명은 1960년 419혁명이 있었고, 1987년 6월 민주항쟁이 있었다. 이 선거혁명은 모두 정치권이 아닌 유권자들, 다시 말해 국민들 스스로가 만들어 냈다. 압도적 다수의 유권자들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복지와 민생과 평화 등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선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2011년의 한국정치에서는 곱든 밉든 박근혜를 빼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야흐로 한국정치에는 여성 정치인 파워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 행보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2011년은 2012년 4월의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둔 "미래권력으로의 대 이동기󰡑로 이동하거나 촉진하는 특징적인 시점이라 하겠다. 2011년 초부터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가 본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흐름 자체가 미래권력으로의 대 이동을 촉진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은 2011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총선과 대선 정국이 열리면서 권력이동 흐름이 확고하게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필연적으로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최대한 권력누수를 막고자 노력하겠지만, 그 의지와 무관하게 연말로 갈수록 한나라당과 차기 대선주자군 중심으로 정국이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권력의 주요 축인 국회의원들의 경우 2012년 총선과 대선이 최고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특히 총선 공천 및 재선가능성을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으면서 미래권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정계개편이나 이합집산의 경우도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유력 대선주자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자신의 싱크탱크를 전격 공개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허를 찔린 대선주자들도 싱크탱크 출범을 서두르게 될 것이다. 대선주자들이 자신들의 정책 브레인을 잇따라 공개함으로써 2012년 대선경쟁도 조기에 불붙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예전 같으면 여당 대선후보의 경우 대선일 기준으로 1년 전, 야당 후보들은 대선 6개월 전쯤에 정책자문단 등을 발표했으나 이번에는 대폭 앞당겨졌다는 점에 시선이 끌리는 이유다.

특히 언론을 비롯한 기업, 학계 등 한국사회의 오피니언리더 층 역시 미래권력에 관심을 쏟으면서 각종 정부정책 및 어젠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입장보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의견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고위 공직자 사회 역시 현 정부에 대해서는 '복지부동'으로 대응하고, 미래권력에 대해서는 '줄서기'로 대응하게 될 것인 바,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은 공무원 사회의 이러한 '복지부동'과 '줄서기'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따라서 정책추진력은 크게 약화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미래권력으로의 이동은 여권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야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이른 바 '줄서기'는 여권 대선후보에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여야를 막론하고 당선가능성이 높은 대선후보에게 집중되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주자들과의 대립 불가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과 대선정국에서 현직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 유무를 떠나 매우 중요한 변수다. 현 정부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의 주요 투표기준이 되는데, 2012년에 한꺼번에 치러지는 총선과 대선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야 모두 이명박 대통령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위상제고와 국민적 지지 획득에 주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한나라당 차기 대선주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총선 승리 및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이명박 대통령과 가까이 지낼 것이다. 반면 부정적이라고 판단하면 거리두기를 시작하면서 '차별화' 행보를 보일 것이다. 이러한 행보는 계파별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공통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판단근거는 국정운영 지지도가 될 것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군은 국정지지도 추이와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 결과, 그리고 자신의 대국민 지지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를 종합적으로 살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 거리를 계산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대통령 지지도가 하락할 경우 '차별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가동하면서 '국민적 요구'라는 명분하에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이나 어젠다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대통령 지지도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차별화 시점을 최대한 미루면서 대통령 지지도를 흡수하기 위한 행보를 취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자신의 대국민 지지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가 하락하거나 낮은 수준이 유지될 경우, 대통령 국정지지도와 무관하게 지지도 상승을 위해 차별화 행보를 시작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렇듯 여권 차기대선주자들은 이전과 달리 '자신의 필요에 따른 협력과 대립' 이라는 입장을 뚜렷하게 하면서 2011년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권교체를 목표하는 야당과 야당 차기 대선주자들은 국정운영 지지도와 상관없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의 난맥상과 실정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면서 '정권교체 여론 확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2011년 연말로 갈수록 정국의 상수에서 변수로 위상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선주자들과 일정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여권 차기 대선주자들이 요구하는 정권재창출에 도움이 되는 국정운영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계파 간 대립이 첨예한 한나라당 내부사정에 따라 불만을 갖는 계파 및 후보가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정책결정 과정에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는 계파 및 대선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차별화'를 통한 국민적 지지도 제고에 나서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차별화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개입 논란이 불거질 개연성이 다분할 것이라는 예상과 진단이 현재로서의 시각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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