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에 꽁꽁 언 '농심', 공무원·방역요원 '피로'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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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에 꽁꽁 언 '농심', 공무원·방역요원 '피로'누적
  • 이은성 기자
  • 승인 2011.01.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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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AI 장기화, '맹추위 악조건 이기자' 격려·지원 이어져
<알림> 구제역 확산방지를 위하여 마을에 진입하는 모든 차량을 통제 합니다. 마을에 용무가 있으신 분은 차량을 추차하시고 도보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다소 불편한 점이 있으시더라도 깊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가야마을 차량통제 알림문구

경상북도 봉화와 경주, 강원도 춘천 등지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고, 충남 서산시와 천안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경기도 안성에까지 확산되면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홍성군의 방역작업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강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씨 속에 12개 방역통제 초소에서는 소독약제가 얼어붙는 난항을 겪고 있다. 염화칼슘, 소금을 뿌리며 도로위에 얼어붙은 소독약제를 녹이고 있지만 연일 계속되는 차가운 날씨 덕분에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 되 버렸다.

현재 군으로 들어오는 각 도로마다 설치된 12개의 방역초소 운영을 위해 하루에만 222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방역작업원들은 영하의 한파 속에서 방역작업은 물론 추위와도 싸워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방역근무자들의 노고를 함께 하기 위해 소방공무원은 물론 군민들까지 직접 방역 작업에 뛰어들며 제일의 축산군 홍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금마면 봉서·가야마을, 자체방역초소 및 진입도로 차단
금마면 봉서마을은 지난 7일부터 구제역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마을입구와 마을을 통과하는 주요 도로 등 2개소에 방역초소를 설치하고 자체 방역에 나섰다.

각 초소에는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동력이동식 소독기와 소독통 및 동파방지를 위한 온풍기 등을 설치하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교대 근무를 서고 있다. 초소 설치를 위한 경비 600만원은 전액 마을주민들의 자체예산으로 충당했다.

봉서마을 인근에 위치한 홍성추모공원을 이용하는 장제차량과 방문차량이 많이 통과하는 관계로 외지 차량으로 인한 구제역 유입우려가 크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직접 나서게 된 것이다.

봉서마을 정규환 이장은 "축산농가가 앞장서서 구제역 방역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많은 분들이 고생하는 만큼 홍성에서만큼은 구제역이 절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가산리 가야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일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마을회의를 개최하고, 가야마을에서 질병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을 진입로를 자체적으로 폐쇄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 마을주민들은 마을 진입로에 철제문을 설치하고, 마을로 진입하고자 하는 차량을 차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물품은 상시 소독되어 있는 경운기로 회관까지 집하하고, 회관에서 소독을 거친 뒤에 각 농가로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또 따라 마을주민들의 소유 차량도 모두 마을 밖으로 주차시켜 놓은 상태다.

가야마을 김영팔 이장은 "인근 봉서마을처럼 직접 방역초소를 운영하지는 못하지만 모든 주민이 동참해 힘겨운 시기를 이겨보자는 마음으로 힘을 모았다"며 "모든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이번의 심각한 사태는 피할 수 있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구항면 화산마을 자체방역단 편성, 결성면 성호리 버스운행 중단
구항면주민자치위원회 하태윤 위원장은 구제역 종식을 위해 고속분무기를 무료로 대여 했으며, 내현리 화산마을 정헌규 이장 등 주민들은 방역단을 편성해 축사, 마을 안길 및 주요도로 주변을 소독하는 등 자체 방역에 나섰다.

또한 구항농협 김봉수 조합장은 구항면과 농업기술센터 공무원, 경찰, 민간인 직원이 24시간 교대 근무 중인 갈산면 홍성 IC 초소에 컵라면 및 과자류 등 20만원 상당의 위문물품을 전달해 근무자의 사기를 북돋웠다.

황성순 면장은 "앞으로도 공무원과 지역 주민이 혼연일체로 물샐틈 없는 구제역 차단에 나서 청정 구항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결성면의 결성농협(조합장 홍성균)은 자체 차량을 이용해 직원들이 교대로 마을을 순회하며 자체 소독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결성면 내남마을(이장 이정훈)에서는 마을 회의를 통해 결성면 성호리에서 성남리 진입구간의 버스운행을 중단시키기로 하고 버스운행사인 홍주여객과 협의하여 지난 4일부터 버스운행을 차단하고 있다.

내남마을 이정훈 이장은 "마을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 하더라도 하루 빨리 구제역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에 다 같이 내린 결정"이라며 "다가오는 설날에는 버스운행이 재개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마음이 닿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무원·방역요원 피로누적, 방역물품·격려 잇따라
한편, 지난 11일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농림수산식품부를 통해 생석회 5400포와 소독약제 1500kg을 지원했으며, 12일 구제역 확산과 관련해 홍성군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구제역 방역상황 점검을 위해 군청상황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홍성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축산기반과 산업구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국가적 재난사태로부터 마지노선인 홍성을 반드시 구제역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구제역이 장기화되면서 방역에 투입된 공무원 등 방역요원들이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피로가 누적돼 걱정스럽다"며 "방역요원들의 누적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인력 운영 등에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날 구제역 상황실과 홍성축협 및 방역 초소 2곳을 찾아 방역상황을 둘러보고 방역요원 등을 격려했다.

또한, 한국농어촌공사 홍성지사(지사장 진광재)에서 컵라면 24박스, 천수만사업단(단장 이재필)에서 컵라면 26박스와 초코파이 200박스, 홍성우체국(우체국장 안승구)이 컵라면 12박스, 홍성축협(조합장 류창균)이 사과 5 박스와 귤 3 박스, KT 홍성지국(지국장 이동규)에서 컵라면 12 박스, 충남개발공사(사장 김광배)에서 쌀국수 50박스, 홍성축협(조합장 유창균) 햇반 3박스, 홍성한의원(원장 노승만) 쌍화탕 8박스와 떡 2박스, 홍주라이온스(회장 황규순) 쌀떡국 14박스와 음료 5박스, 백제물산(대표 김동화) 쌀떡국 15박스와 쌀국수 15박스, 구항면새마을부녀회(회장 김명이) 떡60kg 등의 부식을 기탁해 왔다.

특히, 한국전력홍성지점(지점장 이민하)은 구제역 방제에 관련된 시설에 최우선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특별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긴급 정전에 대비해 전기 점검반을 3개조로 편성 24시간 운영 중에 있으며, 방역초소를 방문해 커피, 라면, 전기공구세트, 전기자재 등을 제공했다.


금마면 봉서리 한우농가 구제역 의심소, 음성확정 '안도의 한숨'
지난 12일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불안감에 애끓던 한우농가가 검사결과 음성판정이 확정됨에 따라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금마면 봉서리 한우농장에서 기르던 한우 1마리가 사료를 먹지 않고 약간의 침흘림 증상이 있어 농장주 표 씨가 지난 12일 오전 11시 의심신고를 접수 했다.

의심신고 농장은 반경 500m 안에 14곳의 축산농가가 밀집해 있어 비발생지역인 홍성군뿐만 아니라 방역당국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큰 긴장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13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명되면서 군과 방역당국, 농장주 모두 가슴을 쓸어내렸다.

음성판정을 확인한 농장주 표 씨는 "나로 인해 이웃들에게 피해를 끼칠까봐 불안감과 걱정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심정 이었다"며 음성판정 확인 후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초 발생지역인 안동은 육류유통 성수기인 설을 앞두고 농림수산식품부가 내린 임시조치로 인해 45일 만에 수매를 시작했다.

안동의 경우 도축되는 돼지는 농협중앙회가 전량 수매해 보관하고, 농식품부와 한국축산물처리협회 등 관계당국의 조치에 따라 향후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경북 북부지역에 있는 예천한우와 소백산한우(영주) 도축장이 안동 새한축산 도축장과 함께 도축제한이 해제되어 꽉 막혀 있었던 지역 축산농가의 판로가 잠시나마 열리게 됐다.

반면 구제역 비발생지역인 홍성군은 지난 2일 구제역 양성판정을 받은 천북면 사호리 농장 인근 10km 내에 속한 결성면·서부면·은하면 일부지역이 경계지역으로 분류돼 2주째 가축이동제한에 묶인 상태다. 이로 인해 비발생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경계지역내에 포함된 농가들은 도축과 유통이 제한되면서 성돈·한우 등을 팔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구제역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가축이동제한 조치 등 불거질 문제점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한 농민들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성면 돼지농장 관계자는 "이제 20일정도 밖에 가축을 입식할 공간이 없다며 과체중물량으로 자돈폐기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육류유통 성수기인 설을 앞두고 가축이동제한이 하루 빨리 풀리던지, 수매계획이라도 정해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군관계자는 "결성·서부·은하의 가축이동제한 해제는 백신접종이 완료 된 시점으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혈청·임상관찰 결과 문제가 없을 경우"라고 설명하며 "아직 군내 수매계획 은 충남도로부터 시달 받은 사항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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