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 향해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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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 향해 최선"
  • 전만수 본지자문위원장
  • 승인 2011.02.11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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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해양부 전기정(田基整) 해운정책관


경기도 과천의 겨울 공기는 매서웠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정부청사 가는 길이 그리 멀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움츠리며 걸었다. 그래도 코끝에 와 닿는 맑고 상큼한 공기는 서울 저편의 자연 맛 그대로였다. 관악산이 흰 눈으로 적당히 도색되어 병풍처럼 한 폭의 산수화를 그리고 있는 오후의 과천청사는 바쁨의 종종걸음들로 붐볐다. 국토해양부의 로비와 복도에 내방객이 많은 걸 보니 바쁜 부처임을 알 수 있었다. 6층에 자리한 사무실에서 처음만난 전기정 국장. 자그마한 체구지만 다부지고 당당한 모습이 한 가닥 할 재목감으로 보였다. 회의 중에 나와서 긴 시간은 어렵다는 양해를 구하는 일성을 토로하는 전 국장의 얼굴에는 바쁨이 역력해 보였다. 순간 다급해진 건 기자였다. 인터뷰 때문에 공무에 지장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해운정책 업무에 대해 설명한다면.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1위인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선박으로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해운산업이 세계 5위 수준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리스, 일본, 독일, 중국에 이어 세계 5대 해운강국입니다. 우리나라 해운산업은 국내 수출입 화물의 99.8%를 운송하고 있고 연간 300억불 이상의 외화를 벌어들이는 효자 국가산업입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수출액 다음으로 많은 수입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해운정책은 국가전략산업인 해운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선박확보 및 운영과 관련하여 금융, 세제 등의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선박을 움직이는 선원양성과 복지시책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해운정책은 오대양 육대주를 무대로 하기 때문에 국제적 감각이 필수라 하겠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을 2020년 세계 3위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해운산업 신성장 전략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선진국에 비해 취약한 선박금융 기반을 확충하고 고부가 가치의 연관산업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해운산업을 통해 새로운 국부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해운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소말리아 해적문제도 전 국장의 업무범주인가요?

"예 그렇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되었다가 우리 해군함정의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극적 구출된 삼호 주얼리호와 석해균 선장의 얘기는 국민적 관심사라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선박들은 인도양을 거쳐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이 최단거리이기 때문에 아덴만을 지나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경유하여 간다면 시간도 10일 이상 더 걸리고 비용부담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여 해적들은 길목을 지키다가 우리선박들을 포함한 주요선박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입니다. 바다를 떠다니는 선박도 우리나라 영토의 일부이기 때문에 선박의 안전운항과 국민의 한사람인 선원의 안전확보 또한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 할 수 있도록 무장요원 탑승 등 다양한 안전 확보장치가 마련될 예정입니다."

공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보람 있게 기억되는 일들은?

"내년도에 있을 여수 EXPO 가 국가계획으로 화정된 것이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2007년도에 단행한 수산업종의 경영구조개선사업도 기억에 남고요. 2005~6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할 때 부처의 경계를 넘어 열정적으로 조정업무를 수행했던 일도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전 국장의 인생에 있어 많은 영향을 준 멘토는?

"저의 아버지입니다. 자식 사랑이 없는 부모님이 없으시겠지만 저의 부모님께서 보여주신 자식사랑과 헌신이 오늘의 저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라 생각합니다. 홍성군내에서 30년 이상의 공직생활을 하신바 있는 아버지께서는 항상 책을 가까이 하시면서 늘 새로운 도전을 하시곤 했습니다. 이런 모습이 성장기 저의 생활에 있어 많은 자극제가 되었고 나태에 대한 유혹 앞에서는 엄한 채찍질이 되어 돌아 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책을 늘 가까이 하시는 아버지가 자랑스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소중한 만남이 있다면?

"누구나 씨줄과 날줄 같은 수많은 만남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만남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에 따라 삶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가려만나는 것은 아니지만 만남 자체를 소중한 인연으로 생각하는 편입니다. 여러 만남 중에서도 현재 국토해양부 2차관이신 김희국 차관님과의 만남은 저에게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행정고시 합격 후 해운항만청에서 공직을 시작할 때 만났지요. 차관님이 근무하시던 과에서 수습을 6개월 정도 한 적이 있는데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은 물론 자신 있고 당당하게 행동하는 공무원이 되기 위한 여러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주신바 있죠. 업무에 매몰되어 근시안적인 사고의 틀 속에 갇히지 않고 거시적인 맥락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많은 학습을 주문하신바 있습니다. 사무관, 과장, 국장으로 근무하면서 한때는 부처가 서로 달랐지만(건설교통부, 해양수산부)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신 든든한 형님 같으신 분입니다."

인생의 좌우명이 있다면?

"日新又日新, 盡人事待天命.. 어제 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도록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데 삶의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나로 인해 가정이, 직장이, 그리고 사회가 아주 조금이라도 좋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다면 살아가는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제가 사무실 책상옆에 붙여놓은 시가 한편 있습니다. 에머슨의 󰡐무엇이 성공인가󰡑라는 시 인데요 그중에서도 마지막 단락을 제일 좋아합니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만들어 놓고 떠나는 것/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 지는 것/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진정한 성공은 높은 직위에 올라가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인생설계에 대해 구상해 본적이 있는지?

"공직 이후의 인생에 대한 질문 같으신데, 아직 구체적으로 고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현역 은퇴이후 삶에 대한 계획도 무척 중요한 부분이 된 것 같습니다. 공직에서 쌓은 경험을 고향을 비롯한 국내에서든 아니면 해외에서든 공간을 초월하여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어떤 형태로 기여할 것인지는 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것을 묻고 싶었으나 시간 때문에 이 정도에서 마칠 수밖에 없었다. 짧은 인사 후 전 국장은 대한해운의 법정관리건 회의장으로 향했다.

전기정 국장은 국장 4년차다. 1964년 홍성군 은하면 금국리에서 아버지 전병준(74), 어머니 이필순(72)의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갈산초(57회), 갈산중(27회), 천안북일고(5회),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시라큐스대학에서 정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한 후 해운항만청, 해양수산부를 거쳐 국토해양부에서 근무 중이다. 프랑스 파리소재 국제기구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프로젝트 매니저,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장, 대통령 비서실 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 해양수산부 재정기획관, 국토해양부 정책기획관을 역임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2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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