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리더십, 그리고 레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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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과 리더십, 그리고 레임덕
  • 전만수(본지 자문위원장)
  • 승인 2011.04.2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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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만수(본지 자문위원장)

리더십이란 “리더가 특정집단을 이끌어 가기위하여 행사하는 권력이나 비 강제적인 영향력 등”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리더십은 독재적 리더십, 민주적 리더십, 자유방임형 리더십으로 유형화 할 수 있다.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리더의 중요성은 조직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다. 바람직한 리더십은 시대에 따라서 조직의 성격과 규모, 목표에 따라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형태가 다르다. 지식 정보화 사회인 현대 사회의 바람직한 리더십으로는 ‘리더가 영향력을 발휘해 조직 구성원의 잠재력을 이끌어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성취하는 과정’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위대한 역사가 훌륭한 리더를 배출 하는가? 훌륭한 지도자(리더)가 위대한 역사를 만드는가?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식의 문제일 뿐이다. 역사적 교훈은 국가든 기업이든 리더에 따라 흥망성쇠를 결정하여 왔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리더십을 논할 때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 단어가 있다. 바로 권력(power)이다. 사회학자 막스베버(M. Weber)에 따르면 권력(權力)은 “어떤 사회 관계내의 한 행위자가 저항에도 불구하고 그 자신의 의지를 수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게 될 가능성“이라고 정의하였다. 권력은 다른 사람의 행위나 태도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영향력을 의미 한다. 즉 강제력이다.

이론적으로 권력은 보상적, 강제적, 합법적, 준거(準據)적 권력으로 구분되어진다. 준거(準據)적 권력이란 특정 카리스마를 가진 상대방과 같이 되고자 하는 욕구에서 기인하는 권력을 뜻한다. 스포츠 스타나 연예인에 대해 열광적으로 지지하고 좋아하는 현상 등을 의미한다.

미래의 합법적 권력자로 국민적 기대가 높은 대권 예상자들의 행보가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며 정치지향의 사람들이 이른바 줄서기를 하는 것 또한 준거적 권력의 범주에 속한다. 5년 단임 대통령제하의 집권 하반기에 의레 찾아오는 ‘레임덕’ 현상과 맞물려 잠재(潛在)권력 또는 ‘뜨는 해, 지는 해’의 논리로도 설명되는 권력 메커니즘의 생생한 리얼리티 쇼도 결국은 리더십과 맞물려 더욱 가파르게 작동된다.

세계사적 혁명적 변화가 중동에서 자스민 향(香)과 함께 지구촌에 쓰나미 처럼 번지면서 권력과 리더십의 부침이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30년 권력을 누리던 이집트의 무바라크는 철창신세가 되었고 리비아의 카다피는 마지막 발악적 항거로 연명하고 있는 처지로 전락 하였다. 그런가 하면 독재적 리더십으로 절대 권력을 구가하던 독재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는 형국이다.

어수선한 세계사적 변화 와중에 많은 국가적 지도자들이 리더십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3월11일 대재앙에 강타 당한 일본의 간 나오토 총리는 ‘정권 퇴장’ 압력을 받고 있다. 4월 10일 치른 지방선거에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은 완패하였다. 12개 광역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자민당은 전승을 거두었다. 41개 도부현(道府縣)지방의회 선거에서 단 한곳도 제1당이 되지 못하였고, 자민당은 40개 의회에서 제1당이 되었다. 자민당으로부터의 정권퇴진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은 물론 당내 라이벌인 오자와 진영으로 부터도 “간 총리가 1초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압박의 수위가 만만치 않다. 물론 이런 사태는 ‘후쿠시마’원전사고에 대한 대처와 복구지체 등에서 유인된 간 총리의 리더십이 문제가 되었다. 국가 지도자의 위기대처 능력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사례다.

리비아 카다피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서방지도자들의 리더십 또한 도마에 올랐다. 특히, 오바마 미국대통령은 아프카니스탄과 2곳에서 전쟁을 치러야하는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미국은 중동과의 전쟁에서 좋은 추억을 갖고 있지 못하다. 국가이익과 정의와의 충돌로 엉거주춤한 참전이 결코 밝아 보이지 않는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도 오바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오바마로서는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형국이다.

‘징벌적 학점운영제도’에 대한 스트레스로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사태를 불러일으킨 KAIST의 서남표 총장의 리더십 문제가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의도와 목적이 좋아도 고귀한 생명이 담보되는 역기능은 어느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 ‘의욕이 과(過)하면 욕심’이다. 급진적 정책의 도입이나 정책 변경은 사전적인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현대적 리더십의 특징에서 소통(疏通)을 강조하는 이유다.

반면 최근 포스코가 ‘청암연구포럼’을 발족했다. ‘철강신화’를 일군 청암 박태준 명예회장의 리더십을 연구하고 현창(顯彰)하는 작업이다. 포럼에서 연세대 송복 교수는 ‘태준이즘’연구 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공기업은 사기업과 같은 경영성과를 낼 수 없다’ 는 편견을 깨고 성공할 수 있었던 특수성으로서의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리더십을 ‘태준이즘’이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절대적 절망은 없다’ ‘절대적 불가능은 없다’ ‘절대적 사익(私益)은 없다’는 3가지를 태준이즘의 핵심요소로 적시했다. 절망에 빠진 개인과 공기업의 과도한 부채경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퇴임 후에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라질의 룰라 전 대통령은 근래 보기 드문 성공한 대통령이다. 국가경영을 위해 이념(理念)마저도 바꾼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현대적 용어로 정의한 ‘칼의 노래’의 저자인 김훈의 말처럼 ‘사물의 밑바탕을 챙길 줄 아는 사실적 정신’을 실천한 이순신 리더십의 모범 답안이다. “리더는 신념의 언어가 아닌 사실의 언어로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훈 작가의 뼈있는 리더십 철학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기다.

정치의 해인 내년에 많은 국가 리더들을 선출한다. 4월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고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있다. 이번에 치른 4·27 보궐선거는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의 서막이다. 여야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선거 결과다. 긴장의 끈을 더욱 조여야 할 판이다.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은 국가 경쟁력으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한다. 필연적으로 독점적 권력을 갖는 대통령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리더십은 합법적 권력의 가치를 올리기도 끌어 내리기도 한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후보자가 합법적 권력에 걸 맞는 리더십을 소유했는지 여부를 유권자는 냉철히 판단하여야 한다. 말할 때와 침묵할 때를 분별력 있게 헤아리는 지 그리고 말의 내용을 적의 선택하는 지 평소에 눈여겨 봐야한다. 준거적 권력이 합법적 권력화 되었을 때 국민적 기대가치에 부응할 수 있는 지도자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권력의 베일에 가려진 후보자의 리더십의 속내를 판별하지 못하는 우(遇)를 범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역사의 주인공은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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