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일체유심조의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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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일체유심조의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전만수(본지자문위원장)
  • 승인 2011.06.0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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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 경기지역본부 주진오 사업처장



초여름의 무더위가 바쁜 걸음에 땀방울을 맺히게 하던 날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처장실에서 주진오 처장을 만났다.

하는 일을 좀 설명해 준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기지역본부는 경기도의 한강 이남 지역을 관할합니다. 한강 이북 지역은 서울본부에 속하지요. 사업규모가 가장 큰 본부로 LH공사 전 인원인 6500여명 중 1000여명이 경기본부에서 일 하고 있지요. 사업처장인 제가 주로 하는 일은 택지개발(계획업무 포함)과 주택 건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3개 사업단과 2개 사업소를 관장하고 있습니다.

경기본부에서만 줄곧 근무하는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지.
1984년 입사했으니 금년으로 27년째입니다. 공교롭게도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본사에 근무한 3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기본부에 있었습니다. 터줏대감인 셈 이지요. 일반적으로 ‘어렵다’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업무 비중이 높다, 업무가 복잡하고 무겁다는 의미 이지요. 오랫동안 한 곳에 있다 보니 도청, 시청 등 관련 기관에 나름대로의 인맥이 형성되어 무형의 자산이 된 게지요. 사업 추진상 행정기관과의 협조는 불가피 합니다.

사원으로서는 오를 만큼 올랐는데 임원 승진은 언제쯤.
“현재 1급 처장이므로 직원으로서는 최고위직입니다. 금년 말경 임원으로의 승진 기회가 있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뿐 이지요” 겸손이 흠뻑 배어있다.

통합 전 주택공사의 노조위원장을 지냈는데.
“경기도 노조지부장을 4년간(1998~2001) 엮임 했습니다. 그러다 주택공사의 노조위원장이 되었지요. 잘 아시겠지만 일반기업과 달리 공기업 노조의 특징은 노동조합의 의견이 경영방침에 많이 반영됩니다. 사장과 노조위원장은 경영 동반자로서의 위치에 서지요” 주진오 처장은 노무현 정부시절인 2002~2005년까지 3년간 주공의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우리나라 노동조합의 개선점이 있다면.
“한국노총과 민노총은 전체 근로자의 소수(12%)인원을 대변하고 있으나 자기들만의 자기들을 위한 노동정책을 펴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정규직의 목소리는 묻혀 지지요. 공공노조 부분에서 기준을 잡아가면서 비정규직까지 포괄하는, 이른바 더불어 사는 삶, 평등과 자유를 향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소수에 집중된 목소리가 지양되고 다수의 의견과 목소리가 반영되는 노조로 거듭나야 합니다” 목소리만 높은 소위 노동귀족(?)에 대한 완곡한 비판이나 우리나라 노조 현실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적시하고 있다.

공기업 노조와의 차이점은.
기업노조와 달리 공기업노조는 또 하나의 경영 파트너입니다. 노조위원장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 통합해서 사장과 파트너로서 경영 전반을 협의하고 정책을 논의 합니다. 그만큼 비중과 책임감이 높습니다. 3년간 많은 변화를 주도 했습니다. 공기업은 국민들의 사랑을 먹고 인정받는 회사가 되어야 하므로 봉사하는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경영으로 전환하는 데 많은 엮할을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신노사문화대상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지요. 공사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새롭게 변해야 된다’는 생각에 노사 간 호흡이 잘 맞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어용이란 비판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시절이라서 노동계의 목소리가 아주 클 때였지요.

민간과 LH 공사의 주택공급 비율은.
우리공사의 주택보급률은 연간 13만호 정도입니다. 국내시장이 연간 40만호를 짓는 다고 볼 때 약 3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서 3년간 40만호 공급은 허수입니다. 실제로 민간 업체가 지금 주택을 짓고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세난이 일어났지요. 공급애로가 풀리기 전까지 당분간 전세난은 지속될 것입니다.

보금자리 주택추진은.
정부가 2016년 까지 150만호의 보금자리주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80만호 지방에 70만호를 계획하고 있지요. 분양가는 인근지역의 80%수준으로 공급하라는 지침 입니다 그러나 서초동과 세곡동의 경우 인근지역의 2분의 1 가격대로 공급하다보니 집값하락에는 도움이 되었으나 민간주택시장의 진입왜곡을 초래했습니다. 민간시장이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국토부가 인근가격의 90%수준으로의 공급규정을 수정 추진 중 입니다.

LH의 빚, 다시 말해 부채가 많다는데.
현재 빚이 125조원 규모이고 하루이지만도 100억원입니다. 자산이 140조이므로 산술적으로 부실은 아닙니다. 문제는 92조원에 달하는 유동성 채권 입니다. 그래서 정부에 출자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임대주택을 매입해주든지 해야 될 것입니다.

평소 생활철학은.
평소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으로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뜻이지요. 긍정이든 부정이든 행복이든 불행이든 마음먹기에 달려있지요. 어느 경우에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스스로를 달구는 신조로 삼고 있습니다. 삶의 모토는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여러번 완주했지요. 마라톤은 자기와의 싸움 같지만 완주를 위한 훈련은 동호회원들을 통해서 배우게 되지요. 위로와 격려로 채찍하고 함께 음식을 나누면서 더불어 사는 삶의 향기를 더욱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취미를 가지고 계십니다. 가장 좋은 기록은.
“최근 춘천마라톤에서 3시간 46분에 완주 하였지요. 처음에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이지만 35km가 넘어서면 무아지경에서 동료들의 힘으로 함께하게 되지요.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인생을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한 기록이다. 또 다른 위대함이 엿 보였다. 홍성마라톤도 풀코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애기하는 대목에서는 고향 홍성에 대한 애정이 촉촉히 녹아 있었다.


노조위원장을 지냈으니 정치에 대한 관심 또한 자연스러운 일인데 한국청치가 지향해야할 점이라면.
“정치인은 국민의식이 따라주지 못하여 정치가 선진화 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우선적으로 자기를 버리고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자세, 다음세대에게 뭔가 만들어주는 노력을 경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관심 또한 필요합니다. ‘침묵하는 자에게 부여 할 권한은 없다’는 말이 많은 걸 함축하고 있지요. 무관심이 정치 선진화의 적입니다. 자기의사 표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정치인과 유권자의 의무를 적확하게 제시하는 주 처장의 정치적 식견이 크게 느껴진다. 내친김에 한발 더 나갔다.

그렇다면 현대사회의 바람직한 리더십은.
“서비스 리더십으로 가야 합니다. 일방적으로 ‘나를 따르라’ 는 식은 곤란합니다. Fellow 리더십 즉 따라주는 리더십 또한 중요합니다.” 간단하지만 명쾌하다.

인생의 멘토는.
망설임도 없다.“어머니입니다. 현재 81세로 교회 권사이신데, 내 삶에 자양분을 주신 분입니다. 나를 위해 밤새 기도하시고 고민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지요. ‘남을 미워하지 말라! 미워하려면 내안에 악한 마음을 2배 이상 가져야 하므로 미워하지 말고 용서하고 배려하라.’ 고 가르치셨죠. 작년 회혼식 자리에서 부모님에게 글로써 감사함을 표현하였죠. 삶의 투쟁에서 온몸을 던져 근면과 절제된 사랑의 삶의 철학을 가르쳐 주셨지요.” 평소에 발휘되어 왔던 주진오 처장의 조용하고 유연한 리더십의 원천이 어머니였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교장선생님 출신이다. 시골태생으로는 대단한 진골이다. ‘선생아들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공대를 갔다는 그의 말이 이해 될듯했다. 그 같은 행복한 투정은 너나할 것 없이 겪는 사춘기 때의 일탈이다. ‘핏줄은 못 속이나 보다’는 말로 본인의 내성을 토로한 대로 영락없는 교장선생님 풍모와 인성이다.

퇴직 후의 계획은.
“장남이므로 낙향하여 고향을 지키며 부모님을 모실 생각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염두에 둔 역할은 없습니다. 다만 지역 구성원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그들 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깨우치며 어울리면서 지역사회에서 요구되고 기대되는 일에 봉사하면서 홍성의 흙냄새와 함께 할 생각입니다” 그림이 그려진다. 역할에 대한 구체적 명시는 없으나 봉사의 마음이 물씬 묻어있다.

마지막 질문인데,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홍성발전을 위해 한 말씀 해 준다면.
홍성으로의 충남도청입지와 함께 기존시가지의 공동화를 방지하면서 신시가지와 윈윈하는 방식을 찾아야 하는 게 홍성의 과제입니다. 홍성의 구 시가지는 역사문화를 중심 테마로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성군 스스로가 준비하고 매진해야 됩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주택공사가 시범적으로 추진했던 ‘지역종합개발사업’이 포기된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총규모 4000억 원 중 1500억 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한 사업이었는데...




주진오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업처장은 1956년 금마면 용흥리 고정마을에서 아버지 주돈규(80세), 어머니 박종예(81세)사이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금마초(37회), 홍성중(21회), 홍성고(29회)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한국주택공사에 입사하여 주택공사 노조위원장, 경기도 도시계획 자문위원을 역임했고, 현재 경기도 안산시용인시 도시계획위원이며, LH공사 경기지역본부 사업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금마초, 홍성고동기회장을 수년간 역임했고, 현재 고향마을 향우들의 모임인 고정효우회 회장, 재경홍성군민회 부회장, 재경홍성고산악회 수석부회장 등을 맡아 바쁜 짬을 내 고향과 고향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부인 신동길(53)여사와는 1986년 결혼하여 슬하에 1녀 1남을 두었다. 큰딸 현아는 일본유학(애니메이션전공)중이고, 아들 황연은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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