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인이 아닙니다 ‘예비 장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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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이 아닙니다 ‘예비 장애인’입니다
  • 김윤하 (홍성여고 2) 학생명예기자
  • 승인 2011.06.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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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은 바로 ‘개성’이다. 남들과 다른 나의 모습을 알려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깊게 각인시키려 노력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많이 튀려고 하고 달라지려 한다.

그러나 날 때부터 우리와 다르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많이 다르지는 않지만 그 사람들은 튀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달라 보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우리들이 저절로 그 사람들을 다르게 본다. 그 사람들을 우리는 ‘장애인’이라 부른다. 우리 학교에는 우리와 조금 다른 친구들을 모아 수업하는 교실이 있다. ‘목련반’이라고 이름 붙여진 그 교실엔 귀가 안 들리는 친구도 있고, 우리보다 순수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그 친구들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그 중에 많은 학생들은 평소엔 자신의 반에 들어가 수업을 듣고, 청소시간이 되면 청소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와 다를 것 없이 생활하던 친구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면 ‘장애인’이란 꼬리표를 달고 사람들의 동정어린 눈빛을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저 ‘저들은 우리와는 달라’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 뿐이다.

사회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진 않지만 헤아릴 수 없는 정도로 높은 계단이 존재한다. 그리고 ‘장애인’은 그 계단의 가장 아래 서 있다. 그저 신체의 한 부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계단 가장 아래 서서 위를 바라보고만 있는 것이다. 그들은 위로 올라 갈 수 없다. 버스도 택시도, 그들을 태우고 위로 올라가려 하지 않는다. 그 계단은 우리가 만들었다. 그들을 가장 아래에 세운 것도 우리다. 그들이 쉽게 탈 수 없는 버스와 택시를 만든 것도 우리다. 결국 그들이 살기 힘든 세상을 만든 것이 우리인 것이다. 우리들에겐 겨우 한 칸 계단이 그들에겐 넘을 수 없는 장애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는 ‘비장애인’이 아니다. 아직 장애인이 아닌 ‘예비 장애인’일 뿐이다. 우리도 언제든지 눈이 멀 수 있고, 귀가 먹을 수 있고, 휠체어를 탈 수도 있다. 그들을 ‘장애인’이 아니라 ‘장애우’라고 부르면서, 사회적 약자가 아닌 동등한 기회를 가진 사회 구성원으로 여기면서, 그저 나보다 어느 곳이 부족하기만한 사람이 아닌 어느 한곳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다른 한곳은 나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졌을 수도 있는 사람으로 여기면서, 내가 정상인이 아닌 ‘예비 장애인’이라고 여길 수 있을 때, 우리가 만든 그 높기만 한 계단은 사라지고 아주 낮은 단상에 모두가 손을 잡고 서서 웃을 수 있는 사회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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