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장의 숨겨진 이야기 발굴에 헌신한 김정헌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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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의 숨겨진 이야기 발굴에 헌신한 김정헌 교장
  • 최선경 편집국장
  • 승인 2011.09.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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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홍주문화상 문화·교육 분야 수상자로 선정


제28회 홍주문화상 문화·교육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갈산초등학교 김정헌<사진> 교장을 만났다. 김 교장은 지난 1987년부터 동화작가로 활동하면서 고장에 전해오는 각종 전설과 향토문화를 발굴, 소개하고 책으로 펴내는 등 고장의 문화유산을 발굴·보존하는데 크게 이바지한 업적을 인정받아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번 홍주문화상은 총 6개 부문 중 사회봉사, 체육진흥, 지역개발, 농·어업진흥, 충·효·열 등 5개 부문은 해당자가 없어 수상자를 선정하지 못하고 문화·교육 분야의 김 교장만 단독 수상해 더욱 의미가 깊다.

갈산초등학교 도서실에서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김정헌 교장의 모습은 가을날 햇살 같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과 김 교장의 온화한 웃음이 어우러져 참으로 행복해 보였다.

“20년 동안 문학 활동을 하면서 전설 등을 모으고 한 가지만 꾸준히 노력한 점을 인정해 준 것 같아 기쁘지만 큰 짐을 짊어진 것 같은 부담스러움도 있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 교장은 원래 전설이나 민담 등 구전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다만 교직생활을 하면서 우연히 접하게 됐는데 자신에게 이 같은 열정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했었다고 한다.
“전설을 하나씩 수집하고 배워가다 보니 열정이 생기고, 주변 분들이 열심히 하라고 격려를 해 주니 중간에 멈추지도 못하고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교원대 최운식 교수님한테 처음 채록하는 걸 배웠다. 은하초 배성진 선생, 용봉초 한구 선생과 나 이렇게 셋이 문하생으로 들어가 전설 채록을 배우기 시작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채록 작업을 할 때 홍성의 전설이 기록된 기존 책자를 보면 직접 가보지 않고 베껴 놓은 게 많아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 교장은 현장에 직접 가보고 자료를 수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홍성은 각 지역마다 비교적 고르게 전설이 분포되어 있는데 특히 최영, 김좌진, 남구만, 이달 등 인물과 관련된 전설이 많다.

“더 일찍, 더 부지런히 다니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네 옛이야기를 알고 계신 어르신들이 이미 많이들 돌아가셨다. 채 발굴되지도 못하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후배들 중에 내 뜻과 맞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러한 작업을 전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묻히는 이야기들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요즘 아이들이 끈기가 없고 버릇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우리의 전설이나 민담에는 재미와 교훈이 함께 녹아 있다. 따라서 조회 시간에 교훈이 밑바탕 된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 무척 효과가 좋다. 생각해 봐라. 옛날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들려주시던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요즘의 젊은 엄마들도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종종 들려줬으면 한다. 점수에만 매달리지 말고 아이들의 꿈과 인성 교육에 더욱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예산에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있고, 오천에 가면 ‘도미부인’ 이야기가 유명한데 홍성을 대표할 이야기가 없다는 게 안타깝다고 전한다. 김 교장은 홍성에도 유명한 전설이 많은데 그 중에서 홍동면 원천리에 전하는 평양기생 난향 이야기와 금마면 장성리 최영 장군과 연관된 말무덤 이야기를 우리 고장의 대표적 전설로 꼽았다. 그러면서 얼마든지 홍성을 알리고 상품가치화 할 수 있는 이야기로 재탄생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금마면의 말무덤은 현재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 아쉽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기존에 발표된 전설들을 밀알 삼아서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각 지역을 찾아다녔다. 각 지역 대부분의 전설들은 이미 구전이 끊기거나 제목 정도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구전으로 전하는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겨 놓는 일이야말로 중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을 수없이 한다. 아마도 우리 고장 곳곳에는 지금까지 발굴되지 않고 숨어있는 이야기들이 더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이야기들을 채록하여 기록으로 보존하는 일은 앞으로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며 남은 생도 전설 채록에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김 교장은 장차 전설 자료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들려줄 창작동화를 쓸 예정이란다. 우리의 전통과 사상이 잘 어우러져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동화를 쓸 것이며 그것이 바로 김 교장에게 남겨진 최고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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