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00 장곡면민, 설레는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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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000 장곡면민, 설레는 발걸음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2.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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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곡면 2030 발전계획, 도약 위한 힘찬 날개짓
새로운 농촌다움, 면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든다
‘장곡면 2030발전계획 종합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장곡면민들.

설 연휴를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지난 5일 오후 장곡면행정복지센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장곡면 2030발전계획 종합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장곡면민들이다. 이날 종합토론회는 장곡면의 10년 미래를 구상하며 면민 스스로 공부하고 미래발전지도의 그림을 그리겠다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의 마무리 성격의 행사다.

장곡면(면장 이항재)의 후원아래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주최하고 ‘충남연구원 충남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마을연구소 일소공도 협동조합’이 주관한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은 △공동학습회 △개별인터뷰 △주제별 간담회에 이어 종합토론회까지 일련의 프로그램을 모두 마쳤다.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일련의 프로그램들은 “우리는 어떤 농촌에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우리가 살고 싶은 농촌은 어떻게 만들어 가야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됐고, 스스로 던진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구체적인 답들이 제시됐다. 면민 스스로 내놓은 지역현실을 고려한 대안들이다.

■ 희망을 공유하고 스스로 묻고 답을 찾자
“꿈은 이루어진다”라고 했다. 꿈을 꾸지 않고 희망이 없는데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을까? 면민들은 스스로 장곡면의 미래발전에 대한 희망을 공유해야 할 필요에 대해 공감했다. 면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장곡면과 비슷한 처지의 타 지역의 성공사례를 듣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의 좋은 이야기만 들어서는 반쪽짜리 공부가 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면민들은 장곡면이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타 지역의 실패 사례도 성공사례와 함께 참고하기로 했다.

장곡면의 10년 미래를 설계하는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은 가장 먼저 ‘공동학습회’를 시작으로 출발했다. 장곡면을 머지않은 장래에 모든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고장으로 만들기 위한 첫 행보다. 총 7차례에 걸쳐 진행된 공동학습회에 연인원 532명의 장곡면민이 참여했다. 그동안 장곡면에서 마을단위의 발전계획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면단위 규모의 미래발전을 위한 논의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학습회’는 7일간 하루에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해당 주제와 관련한 타 지역의 사례를 듣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기서 다룬 주제들은 △지금 농촌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우리 농산물 어떻게 팔까 △지역 농업 어떻게 전환할까 △마을복지 어떻게 접근할까 △무엇을 어떻게 살릴까 △무엇을 어떻게 연결할까 △누가 어떻게 결정하나 등이다.
공동학습회를 통해 면민들이 제안하고 제시한 의견들을 수렴한 결과 △소득증대 △환경경관보전 △의료 △ 지역복지 순으로 집계됐다. 

■ 장곡면민들 스스로 공부해 잘사는 길 찾는다
 전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했던 주관 단체 측은 공동학습회를 마친 후, 개별인터뷰를 통해 학습회에서 제시된 제안들 외에 미처 하지 못한 의견들을 청취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개별인터뷰는 총 18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인터뷰 대상은 공동학습회 개근 참석자, 장곡면 기관·단체장, 마을 리더 등으로 주관단체가 선정한 27명이 참여해 진행됐다. 
일대일 대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 개별인터뷰를 통해 장곡면의 미래발전을 위한 면민 개개인들의 생각을 심층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들로부터 각자 고민한고 있는 구체적인 몇몇 주제와 현안들이 무엇인지 청취한 주관단체는 공동학습회를 통해 수렴된 과제안들을 모으고, 이를 다시 주제별로 분류해 소그룹 토론을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열렸던 공동학습회가 있었기에 개별인터뷰에 참여했던 이들의 제언이나 제안들도 꽤나 구체적이고 지역 현실에 부합하는 내용들이었다.

■ 우리의 제안들이 실현가능하려면
공동학습회와 개별인터뷰를 통해 장곡면 발전에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겠는지에 대해 면민들의 의견을 취합한 주관단체는 이를 다시 주제별로 나눠 총 4회에 걸쳐 소그룹 ‘주제별 간담회’를 진행했다.

△농업·경제 △복지·돌봄 △생활·환경 △교육·문화의 주제별로 매회 10여 명씩 누적인원 43명이 참여했다. 농업·경제 부문 주제별간담회에 참석한 면민들은 △면단위 기획생산 △지역농업을 이어갈 새로운 농민 양성 △사회적 농업 확장 등을 장곡면 발전에 필요한 요소로 봤다.
복지·돌봄 부문 주제별간담회는 △노인모심 △아이돌봄 △보건소 기능확대 △마을복지 활동 △사회적 농업 등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생활·환경 부문 주제별간담회는 △면소재지 환경정비·활용계획 △쓰레기 처리 △주거환경 개선 △환경문제 쟁점 시설 대응 △장곡면 저수지, 수계환경 개선 등에 주목했다. 
교육·문화 부문 주제별간담회는 △장곡면 문화거점 공간 개발 △장곡초등학교 지원(학교살리기) △장곡면 문화자원 발굴 등을 핵심 현안으로 봤다.

■ 스스로 공부하고 길을 찾아야 한다
충남마을만들기지원센터 구자인 센터장은 “돈이 없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준비가 된 마을을 지원할 재원이 있다. 정부가 지원해도 좋다고 여길 만큼 우리 스스로 공부하고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은 장곡면민 스스로 장곡의 미래를 꿈꾸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며 비전을 만드는 첫 발걸음이다. 핵심은 “스스로 공부하고 길을 찾아가야 한다”이다. 

‘새로운 농촌다움을 만들어가는 장곡면’이라는 비전을 설정한 장곡면은 이 같은 비전에 다가가기 위해 △건강한 환경 △행복한 공동체 △여유로운 경제 세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장곡면은 다시 세 가지 전략을 마련했다. △학습과 자치역량 강화 △대안적 실험 적극적 수용 △정책사업 융복합 세 가지다.

학습과 자치역량 강화를 위해 장곡면은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를 ‘주민자치회’로 전환하고 ‘주제별간담회’에서 다룬 4개 주제의 분과별 학습모임을 연3회 진행하는 등 ‘장곡면 2030 학습공동체’를 꾸리는 것이 핵심이다. 학습공동체는 △분과별 학습모임을 조직·활동·기록△주민자치 선진사례 견학 △장곡면 작은축체 개최 △10년 발전계획 수립 △장곡면 2030 발전계획 백서 발간 등을 주로 다루기로 했다.

장곡면주민자치위원회 고진배 위원장은 이날 “주민자치회에로 전환을 위해 면민을 대상으로 2월 말까지 회원을 모집 중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장곡면은 대안적 실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사회적 농업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정주환경 개선 △커뮤니티케어 통합돌봄 △주민자치회 전환 등을 수행하기로 했다.

세 번째 전략은 정책사업 융복합이다. 이를 위해 주민자치회 전환과 기초생활거점육성을 위한 ‘읍면동 지역공동체’ 활성을 선결 조건으로 봤다. 조건이 갖춰지면 △지역발전투자협약 △행복교육지구 △마을단위 사업 등을 본격 궤도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화 충남도의회 부의장은 “군에서 계획을 만들면 도에서 예산을 만들어 지원해 줄 수 있다”고 말하며 하지만 “군에서는 홍성읍이나 홍북읍 등 규모 있는 지역만 관심이 있지 군 외곽지역의 계획이 올라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부의장은 “면소재지 정비사업 계획을 만들어달라”면서 그러면 “도에서 지원할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관주도로 시행하는 사업 가운데 주민 민원 발생 소지가 높은 경우 주민이 먼저 합의해 결정해 요구하면 가능할 수 있는데, 요양원 등의 시설이 대표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송미령 선임연구위원은 “보통 이런 자리에서 마지막에 나오는 이야기가 돈 많이 주세요라는 것인데, 이런 이야기가 없어서 인상적이었다”며 “무엇을 ‘해주세요’라는 이야기 말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좋았다는 점과 도의원·농협조합장 등 지역 인사들이 메모해가면서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장곡면 2030 발전계획’은 새로운 농촌으로 거듭나기 위한 장곡면민들의 꿈과 희망, 고민과 과제들을 담고 장곡의 미래발전을 위한 첫 발을 떼는 데는 성공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나머지 절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려면 두 번째, 세 번째 발걸음 역시 중요하다. 

이제 △어디서 △언제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는 장곡면민들이 할 일이다. 10년 후 살고 싶은 농촌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비전과 목표, 전략을 설정한 장곡면의 남은 과제는 구체적인 세부목표를 착실히 달성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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