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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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3
  • 홍주일보
  • 승인 2020.0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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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오는 날

파란 하늘에 구름이 둥실 둥실 떠있고 해도 반짝 비추고 있습니다. 하늘 아래 제일 높은 곳에 기와집 한 채가 덩그렇게 서 있는데 집을 향해 자동차 두 대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길가에는 나무들이 서 있고 마치 자동차를 향해 인사를 하듯 허리를 굽히고 있습니다.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 있고 아래쪽에는 아예 꽃만 그려 놓았습니다. 나무에도 노랑, 빨강 예쁘게 색칠이 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니, 노랑 빨강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있습니다. 참 예쁘고 풍성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의 제목이 〈아들 오는 날〉인데 객지에 나가 있던 아들들이 고향 집에 오는 날 세상이 온통 아름답고 풍요롭게 보이는 엄마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 그림을 그리던 날이 마침 양력설 다음날이어서 ‘자녀분들 다녀가셨나요?’ 하고 어르신께 여쭈어보았습니다. ‘왔다 갔죠. 아들들 올 때 쇠느라고 우린  양력설 쇠유. 아들들 오는 날이 명절이지 아들들 안 오면 명절이라도 명절 같간디?’ 하셨습니다. 아들들이 안 오면 명절이라도 쓸쓸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내 어머니가 생전에 하시던 말씀이어서 가슴이 뭉클하였습니다.     

 

 

 

전만성<미술작가·수필가·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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