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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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0.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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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이야기그림 〈4〉

 ‘사랑하는 가족을 그려보기’로 한 날 이은식 어르신은 위 그림을 그리셨습니다. 이미 돌아가신지 오래인 어머니를 맨 앞에 그리셨습니다. 어머니가 맨 앞, 바로 뒤에 당신, 그리고 아내와 아들 순서입니다. 나무도 한그루 서 있습니다. 이 어르신의 그림에는 항상 나무가 한 그루 또는 두 그루 굳세게 서 있습니다. 어떤 때는 나무 옆에 당신을 나무처럼 굳게 선 자세로 그리셨습니다. 나무처럼 굳세게 세상풍파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당신의 마음인 것도 같습니다. 

  아들이 맨 뒤이지만 아들의 존재가 가벼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어머니가 아직도 이 어르신의 마음속에 살아 있어 가장 가까이에서 돌봐드리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바탕이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보는 사람의 마음도 환해집니다. 맨 앞 어머니 옆에는 ‘보고 싶어요.’ 라고 써 놓으셨습니다. 85세의 할아버지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보고 싶어진다는 것을, 나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벌써 할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이 어르신의 등을 쓸어내리며 나는 생각합니다. 누가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 고 하였나!    

 

 

 




전만성<미술작가·수필가·미술인문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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