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냐 부동의냐 갈림길… “절박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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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냐 부동의냐 갈림길… “절박한 심정이다”
  • 황동환 기자
  • 승인 2020.05.08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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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 주민 326명 금강유역환경청서 집회
산폐장과 천수만 환경보호는 ‘양립 불가’
박하준 청장 열흘 후 현장서 주민 만날 것
쓰레기는 쓰레기를 만든 곳에서 처리해야
홍성 주민 362명이 지난 7일 대전에 위치한 금강유역환경청 건물앞에 모여 '산업폐기물처리장'을 천수만 수계에 설치하는 것을 환경청이 동의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홍성 주민 326명이 지난 7일 대전에 위치한 금강유역환경청 건물앞에 모여 '산업폐기물처리장'을 천수만 수계에 설치하는 것을 환경청이 동의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홍성 주민 326명이 바쁜 농번기 생업을 뒤로한 채 지난 7일 대형버스 8대에 나눠 타고 대전에 위치한 ‘금강유역환경청’을 찾아 민간업자 KC환경개발이 홍성 오두리에 폐기물처리시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부동의해 줄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산업폐기물처리장 사업예정부지가 위치한 오두리 주민들을 비롯한 갈산면민 및 홍문표 국회의원(홍성‧예산), 이종화‧조승만‧황영란 충남도의원, 이선균‧이병국‧김덕배 홍성군의원, 이홍종 갈산면장, 홍성군주민자치회 장순화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대책위 전기룡 간사의 사회로 △갈산 폐기물처리장 문제 경과보고 △대책위 및 연대단체 인사‧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금강유역환경청장 면담 및 보고 등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집회에 참여한 326명의 주민들은 금강유역환경청 청사 앞 인도에서 코로나19 생활속 거리두기 1m 간격을 유지하면서 200여 미터로 길게 늘어선 채 특별한 마찰없이 집회를 열고 '왜 폐기물처리시설이 천수만 수계에 들어와서는 안되는지'에 대해 발언을 이어갔다.

대책위와 주민들은 KC환경개발이 주민 동의 없이 추진하고 있는 산업폐기물처리장이 업체의 뜻대로 들어설 경우 “국가 수자원보호구역인 천수만 수계의 환경파괴는 명약관화한 일”이며 “만일 사고가 발생해 침출수 발생 및 지하수가 오염된다면 농‧어업이 주인 인근의 절대다수 지역민들의 생존에 지대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해당 사업의 승인권을 가진 홍성군의 사업 불허는 물론 업체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금강유역환경청이 ‘부동의’해 줄 것을 믿으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촉구했다.

KC환경개발이 폐기물처리장을 짓겠다며 ‘환경영향평가서’와 ‘사업계획서’를 홍성군에 제출한 지난달 27일 이전, 산업폐기물처리장이 홍성군에 들어서는 것에 대해 김석환 홍성군수와 홍성군의회는 폐기물처리장이 주변환경에 미칠 영향을 인지하고 주민 의견에 따라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은 업체가 사업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금강유역환경청이 ‘부동의’ 해주지 않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주민들의 이러한 우려를 환경영향평가 심의기관인 금강유역환경청에 전달함과 동시에 산업폐기물처리장의 위험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자리였다.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016년 오두리와 비슷한 간월호 상류 서산 장동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해 야생동물보호구역이자 절대 우량농지인 간척지의 오염 등을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에서 부동의했던 사례가 있다. 또한 지난해 대구지방환경청은 한 민간업체가 문경시 신기동 임야 14만9000㎡에 폐기물처분업 사업계획으로 제출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 결정했다. 대구지방환경청은 사업지구 지질이 석회암층으로 침출수 유출 때 석회암과 반응해 지반침하에 따른 지하수·하천 오염 가능성이 있고 사업지구 5㎞ 이내에 주거지역과 학교 등이 있어 대기 오염물질의 노출 우려가 있다고 봤다.

대책위와 주민들은 이같은 사례를 근거로 세계적인 자연문화유산이자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천수만 수계에 산업폐기물처리 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금강유역환경청이 ‘부동의’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오두리에 폐기물처리시설이 설치될 경우 환경부와 서산시, 홍성군, 환경단체,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진행하고 있는 간월호 수질개선대책과 상충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마침 집회가 열리던 날 서산 버드랜드 둥지 전망대에서 양승조 충남지사와 보령·서산·홍성·태안 등 4개 시·군 시장·군수가 천수만권역의 발전을 위해 ‘천수만권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약식’을 갖고 추진협의체 구성‧운영 및 사업 추진 시 적극 협력키로 하면서 주민들의 주장이 단순한 지역이기주의에 기반한 요구가 아니라는 점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홍성군이 지역구인 충남도의회 의원들과 홍성군의회 의원들도 지난 7일 '홍성 오두리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동참해 주민들의 뜻을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에 전달했다. 기자회견 앞서 연대발언하고 있는 홍성군의회 이선균 의원.
홍성군이 지역구인 충남도의회 의원들과 홍성군의회 의원들도 지난 7일 '홍성 오두리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동참해 주민들의 뜻을 박하준 금강유역환경청장에 전달했다. 기자회견 앞서 연대발언하고 있는 홍성군의회 이선균 의원.


산업폐기물처리장의 오두리 설치로 발생되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홍성군은 올해부터 170여억 원을 들여 백야 김좌진 장군 생가지(충청남도 시도기념물 제76호) 성역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곳과 폐기물처리장 사업예정부지인 오두리는 불과 1km 정도 떨어져 있다. 만일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설 경우 홍성군이 공을 들이고 있는 성역화 사업의 의미도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한 산업폐기물처리장의 사고 위험성도 주민들이 반대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실례로 지난 2012년 충북 제천시 산업단지 내 한 폐기물매립장 에어돔이 폭설로 붕괴된 일이 있었다. 이 매립장은 붕괴사고 이전인 2006년 7월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돔이 붕괴돼 재시공했던 매립장이었다. 당시 매립장에 빗물 2만t이 유입돼 악취가 발생,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에 비춰 주민들은 “여름철 강우와 강풍, 폭설 등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인한 사고는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며 한번 발생하면 수많은 농어민들의 삶의 터전이 오염되고 후손만대 물려줄 자연생태학적 가지를 가진 천수만과 간월호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날 대책위와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들과의 면담도 성사됐다. 면담은 대책위 측에선 정동선 대책위원장, 홍문표 국회의원, 이종화·조승만·황영란 동의원, 이선균·이병국·김덕배 군의원, 이홍종 갈산면장이, 금강유역환경청 측에선 박하준 청장, 이준희 국장, 조영제 평가과장이 배석한 가운데 30여분간 진행됐다.

면담 후, 홍 의원은 면담내용을 주민들에게 전달하며 “박 청장이 10일 후에 폐기물처리장 사업예정 부지를 직접 방문해 주민 의견을 듣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며 “대책위와 주민들의 제기하는 10가지 문제들에 공감한다. 다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원만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면담에 참석했던 조승만 도의원은 배석했던 환경청 직원들에게 “업체가 당초 소각과 매립 두 시설을 추진하다 소각시설은 포기하고 매립시설도 규모를 축소한 채 환경영향평가를 받겠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든 허가만 받겠다고 하는 꼼수다”라며 “만일 허가 후 규모를 확장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현재 소규모환경영향 평가가 진행 중인 오두리 산업폐기물처리장 관련 이후 예상되는 절차는 사업승인권자인 홍성군에 환경청은 보완요구를 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로 동의, 조건부동의, 부동의 중 하나의 의견을 낼 수 있다.

대책위와 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부동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업체가 군을 상대로 행정심판·행정소송으로 맞설 개연성이 있다.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홍문표 국회의원.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홍문표 국회의원.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청사 앞에서 열린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집회에 참석한 황영란, 조승만 충남도의원이 '천수만을 지키자'라는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정동선 대책위원장.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는 정동선 대책위원장.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고 집회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대책위 전기룡 간사가 마이크를 잡고 구호를 외치며 발언하고 있다.
지난 7일 금강유역환경청 앞에서 '홍성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부동의 촉구 기자회견'고 집회에서 사회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대책위 전기룡 간사가 마이크를 잡고 구호를 외치며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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