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절망에서 희망으로 꽃피운 문화예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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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절망에서 희망으로 꽃피운 문화예술도시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07.2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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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역사도시, 홍성도심재생 젊은 문화도시가 답이다-4
청주의 옛 연초제조창 건물을 리모델링,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제조창 등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시민예술촌으로 각광받고 있다.
청주의 옛 연초제조창 건물을 리모델링,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제조창 등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시민예술촌으로 각광받고 있다.

역사문화콘텐츠 활용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방안 도시경쟁력의 원천
문화와 예술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매개체로 작용, 젊은이들 몰려
문화생태계 네트워크 시민과 연결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도시를 조성해
원도심 살려낸 핵심재생사업,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 스스로의 참여로

 

도심 재창조가 도시쇠퇴 등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면서 도시재생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기존 도시재생의 경우 하드웨어 위주로 진행돼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에 대한 우려와 도시개발 과정에서 훼손된 자연환경, 상실된 문화, 역사적 측면에서의 정체성이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존 도시재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도시는 나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문화가 녹아있다. 최근 도심재생사업에서 각 도시는 역사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도시경쟁력의 원천으로 삼는 경우가 늘고 있다. 결국 문화와 예술은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는 매개체로 작용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매주 모여 공연을 열고, 신진 작가들은 직접 만든 공예품 등을 전시·판매하는 풍경이 일상적이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아무도 찾지 않아 생명력을 잃어가던 도시는 이제 누구나 찾고 싶은 거리가 됐다. 그렇게 청주시 상당구 중앙동은 죽은 도시에서 문화예술의 도시로 탈바꿈하면서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거듭난 곳이다. 
 

■ 가장 번성했던 동네, 쇠락의 길로
청주시민들과 중앙동의 주민들은 예술문화 행사를 정착시켜 사람을 더 많이 모으고, 도시의 정체성을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문화예술이 살아 숨 쉬는 중앙동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청주시와 중앙동도시재생추진협의회는 과거 청주역사가 있던 곳에 문화예술허브센터를 짓고, 1920년대 주택을 복원해 주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를 만들었다. 옛 연초제조창도 건물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건물로 리모델링해 재탄생 시켰다. 이렇게 도시재생의 가장 큰 특징은 옛 건물의 틀은 그대로 유지해 문화적 자취를 살리면서, 내부를 리모델링해 활용하는데 있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기능을 상실했거나 활동이 멈춘 공간을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문화와 예술 공간으로 변화시켜 사회적 가치와 기능을 가진 장소로 재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버려진 폐 산업시설의 문화재생, 생활문화센터 조성, 미디어센터 조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청주 도시재생의 특징은 문화생태계 네트워크를 시민과 연결해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도시를 조성했다는 점이다. 폐창고로 방치되던 연초제조창 창고를 시민의 문화놀이터와 모임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는가 하면, 시민들과 문화도시가 교감하는 축제의 ‘문화사’를 새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를 알고 문화를 즐기는 사람의 온라인 정보 플랫폼인 ‘문화 10만인 소셜 클럽’ 등을 운영 중인 것도 주목할 일이다.

청주 중앙동은 청주에서도 가장 번성한 동네였다. 1980년대 중후반대까지 그 명맥은 이어졌다. 청주 인구가 30만 명이 채 안 될 때 중앙동 인구만 2만 명이 넘었던 적도 있다. 1920년대 청주역 주변으로 상업시설과 인구가 몰렸고, 1960년에는 단일 영화관으로는 최대 규모인 중앙극장이 문을 열었다. 중앙동 주간선도로가 건설되면서 철도와 도로 교통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1980년대의 고속 성장과 함께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모두 중앙동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중앙동은 급속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청주 외곽에서 택지개발이 시작되면서 신도시가 생겨나자, 청주의 중심지였던 중앙동에 살던 사람들은 대부분 신도시로 이주했다. 신도시로 이주하는 주민들을 따라 상인들도 하나둘 중앙동을 떠났다. 청주는 전반적으로 갈수록 발전했지만, 중앙동은 그 반대였다. 청주 인구가 60만 명을 넘어섰을 때, 중앙동 인구는 6000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상가 공실률은 50%를 넘어섰다. 청주 최대 나이트클럽이었던 ‘유토피아 나이트클럽’도 이때 문을 닫았다고 전한다. 중앙동이라는 도심에 남은 건 이주할 여력이 없거나, 이곳에서 한평생을 살아온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 주민들 스스로 바꾼 문화예술의 꽃 
중앙동의 대표적인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한곳이 바로 옛 엽연초제조창의 창고였던 ‘동부창고’다. 동부창고는 옛 청주 연초제조창의 담뱃잎을 보관하던 창고건물이다. 청주 연초제조창은 한때 연간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할 정도로 청주를 대표하는 산업체였지만 산업 환경이 변하고, 기능을 잃으면서 방치돼 있었다. 동부창고는 적벽돌과 금강송으로 건축된 1960년대 공장 창고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보존가치도 높은 건물로 평가됐다.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동부창고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고려, 청주시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시민동아리를 위한 연습공간, 작업공간 등을 마련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체험프로그램 운영과 갤러리, 전시회장, 독립영화상영, 토론회장으로 공간 활용범위를 넓혔다. 결과적으로 동네잔치는 물론 다양한 문화예술을 위한 행사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동부창고 주변 건물도 문화공간으로 확장해 이 지역 전체를 시민 예술촌으로 만들 계획이다.

결국 중앙동을 바꾼 건 주민들이었다. 무슨 일을 해도 더 손해 보는 건 없을 것으로 생각한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주민협의체를 꾸렸다. 중앙동도시재생추진협의회는 충북대학교 도시공학 연구진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짜냈고, 중앙동 일대의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 결국 도시재생추진협의회는 ‘사람 중심의 거리’로 중앙동이 바뀌어야 한다고 인식했다. 협의회는 지난 2005년부터 청주시 예산을 확보해 2006년부터 500m 정도의 ‘소나무 길’을 차 없는 거리로 바꾸는 사업을 시작했다. 2007년 240m의 거리가 먼저 조성됐고, 2009년에는 210m 구간이 더 만들어졌다. 

청주시는 ‘청소년 문화 존(zone)’을 도입해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간을 만들었고, 과거 중앙극장이 있던 자리에 광장을 조성했다. 또한 협의회는 중앙동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콘텐츠를 담았다. 200여명의 공예 작가가 참여하는 ‘소나무 길 프리마켓’과 청소년이 주도하는 ‘이음(I&UM) 축제’, 음악 공연인 ‘청춘버스킹 페스티벌’ 등의 행사가 매주 진행됐다. 사람들이 몰렸고 상권도 살아나는 요인이었다. 2011년만 해도 시간당 1190명이 지나다니던 길은 2013년 4007명으로 늘었다. 현재는 이보다 족히 2~3배는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나무 길 점포 공실률은 2005년 50%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공실이 없다. 도시가 살아나면서 임대료도 뛰었지만 상권도 덩달아 살아났다. 지난 2014년 대비 2017년 소나무길 일대 유동인구가 60%이상 증가했다고 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선정한 지역발전사업평가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꽃피운 문화예술도시, 청주는 중앙동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이 함께 도시 재생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먼저 차 없는 거리 조성으로 보행자 중심의 전용도로 개설과 지중화 사업, 물길 조성, 야간 조명 등을 설치했다. 또 이런 시설을 활용해 소나무 길 프리마켓 운영, 사람을 이끌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특히 옛 중앙극장 자리에 조성된 청소년광장을 활용, 문화 중심지로서의 향수를 찾고자 노력을 기울이며, 다양한 동아리 활동 지원과 바자회, 각종 대회 개최 등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청주의 중앙동이라는 원도심을 살려낸 핵심은 도시재생사업을 관 주도가 아닌 주민들 스스로의 참여를 통해 도시재생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지역의 특성을 잘 알고 지역에서 삶을 사는 주민들의 주도가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면서 도시재생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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