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과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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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과 강화
  • 윤대우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통합지원팀>
  • 승인 2020.09.1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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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일반론적인 이야기지만, 이 문장에서 파생되는 이야깃거리는 참 많은 것 같다. 꿀에 이끌리는 벌처럼, 먹을 것 냄새에 끌리는 개처럼 인간은 자신이 좋아하는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끌려간다. 이성보다 본성이 작동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다만 동식물과 다르게 인간 개개인은 좋아하는 것들이 다양한 점이 그들과 다르다고 위안 받을 수 있는 점일까. 

누군가는 되물을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것들은 충분히 감내하고 인내하지 않는가? 꼭 좋은 것만, 즐거운 것만 추구하려 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주장이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다. 내 생각으로는 그 고통들을 감내하고 인내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추구하는 행복이 고통과 인내 없이 성취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본다.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좋은 예는 공부가 가장 적당할 것이다. 세상에서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선천적으로 공부를 즐겁게 하는 사람도 분명 소수 있으나, 필자를 포함하여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장담컨대 공부가 싫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학생시절에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던가? 힘들고 싫은 일을 시키다니! 최종적으로 공부를 시키는 이유는 괜찮은 직업과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학업성취도는 좋은 직업과 높은 연봉과 상관관계가 높다. 많이 배울수록 좋은 직업을 가질 확률과 돈을 벌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내가 상담한 사례들을 되돌아보면 인내심이 강했던 아이들이 확실히 상담 이후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반대로 본인의 본능과 즐거움을 참지 못하는 경우들은 예후들이 정말 좋지 않은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 반사회적인 행동, 비행 행동 등을 일삼는 아이들은 대다수가 후자에 속한다. 술이나 담배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다른 문제를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술이나 담배는 본능적이고 즉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이나 건강하게 성정하는 아이들에게 처벌은 대부분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심지어 성인에게도 처벌은 그렇게 효과적인 행동을 바꾸는 수단이 아니다. 처벌은 인간에게 좋아하는 것을 없애거나, 싫어하는 것을 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거의 100% 가깝게 처벌을 회피하려는 형태의 행동을 나타내게 된다. 처벌이 최종결과가 올바른 행동의 형태로 나타나길 기대하는 것보다, 처벌만 회피하면 되는 형태의 행동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이 정확한 이유이다. 

개인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바꾸자고 한다면 강화와 처벌의 비중은 80:20 수준이 적당하다고 본다. 처벌은 하지 말아야할 행동에 대한 최소한의 경계로 남겨야 하고, 나머지는 강화와 보상으로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인내심이 적은 아이들에게는 즉각적이고 빠른 보상위주로, 인내심이 충분하다면 중장기적인 보상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행동이 잦다면 처벌이 일관적으로 확실해야 한다. 

다만 처벌과 강화는 잠깐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청소년들에게 임시로 원하는 행동을 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절대 없다. 당근과 채찍은 한계가 있는 도구이기 때문에, 항상 고민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인생을 바꿀 큰 전환이 되기도 하지 않는가. 현명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상담을 할 때마다 매 순간 깨닫게 된다.

 

윤대우 <홍성군청소년상담복지센터 통합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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