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빈집 활용 임대·사회주택, 문화예술 농촌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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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빈집 활용 임대·사회주택, 문화예술 농촌재생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0.11.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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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빈집·폐건물, 공유경제 가치를 담다 〈8〉
전주제1공업단지 ‘썬전자’(카세트테이프 생산공장) 자리였던 폐산업시설이 리모델링으로 통해 문화예술 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재개관했다.
전주제1공업단지 ‘썬전자’(카세트테이프 생산공장) 자리였던 폐산업시설이 리모델링으로 통해 문화예술 공간인 팔복예술공장으로 재개관했다.

전북 빈집 9만 1000호, 20년 이상 주택 60.4%, 30년 이상 43.7% 차지
전북도, 활용 가능 빈집 2100여동 재정비 주거안정·문화예술 공간 제공
폐산업시설·폐창고 재생한 문화예술 공간, 팔복예술공장·삼례문화예술촌
순창의 금산여관과 카페 ‘발랑싸롱’도 주목되는 빈집 활용 대표적 사례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1월 1일 기준 우리나라 총 주택은 1813만호로 조사돼 2018년 1763만호 보다 49만호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총 주택 1813호 중에서 20년 이상 된 주택비율은 전남이 62.6%로 가장 높고, 다음이 전북으로 60.4%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이 14.2%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북의 가구 수는 2018년 74만 3000가구(3.6%)에서 2019년에는 6만 가구(0.8%)가 늘어난 75만가구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북의 빈집은 2018년 총 8만 7000호(6.1%)로 조사됐으나 2019년에는 9만 1000호(6.0%)로 나타나 4000호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기준 빈집 9만 1000호 중에서 30년 이상 된 빈집은 4만호로 조사돼 4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주형 사회주택 ‘달팽이집’과 ‘청춘 101’
전라북도는 농어촌지역의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등으로 발생한 빈집과 폐건물, 방치된 방앗간, 양조장 등을 지역특산품 판매장과 청년창업 공간 등으로 새롭게 탈바꿈 시키고자 ‘전북형, 햇살가득 농촌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사업으로 농어촌 지역에 흉물로 버려진 유휴시설을 재생해 사라진 지역특산품(막걸리, 한과, 빵 등)을 장인정신과 함께 되살리고, 청년 창업공간과 주민공동이용시설로 활용해 주민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지난해는 총 75억 원을 투입해 시·군 공모를 통해 3개소를 선정 시범적으로 추진했다. 지역주민과 전문기획가가 공동으로 참여해 사업을 발굴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했던 것이다. 

또 버려진 빈집을 새롭게 단장해 무상으로 임대하는‘희망하우스 빈집재생’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농어촌지역의 빈집 80동을 주거와 문화공간으로 단장해 저소득층과 청년 등에게 무상으로 임대하는 ‘희망하우스 빈집재생’사업을 추진했다. 보수비용은 주택 당 최대 2000만 원을 지원하고 최장 5년간 무상으로 빌려준다. 희망하우스는 작가와 예술인들이 만화방, 공부방, 마을 책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라북도의 ‘희망하우스 빈집재생 프로젝트’는 방치된 빈집을 새롭게 단장해 주거 취약계층과 문화·예술 활동가에게 최대 5년간 무상으로 임대·제공하는 사업이다. 앞으로 저소득층에게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문화 활동가에게 다채로운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전라북도는 앞으로 활용 가능한 빈집 2100여동을 연차적으로 재정비해 도민들의 주거 안정과 문화 공간 제공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전주시가 빈집과 저층 주거지가 많은 구도심을 문화·돌봄이 가능한 곳으로 재생을 추진한다. 전주시는 주거지재생 비전으로 ‘시민과 함께, 살고 싶은 전주 집다움’으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주거지와 골목 문화가 살아있는 주거지, 지역사회 지속 거주가 가능한 주거지, 탄소배출이 적은 주거지, 한옥과 문화가 일상에 녹아드는 주거지 등 다섯 가지 재생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2017년부터 ‘전주형 사회주택’ 공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주시가 토지(건물)를 매입하고 민간(주로 협동조합)이 주택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식과 민간이 토지(건물)를 매입하고 시가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3월 입주한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여성안심주택(15가구) ‘청춘 101’도 같은 사례다. 공실이 많은 다세대주택(토지 포함)을 전주시가 매입하고, 한국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리모델링해 입주자를 모집했다. 설계할 때 범죄 예방 환경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주시는 올해도 두 곳에서 사회주택(총 24가구) 공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춘 101’ 사회주택은 토지임대부 리모델링형 다가구주택으로, 이곳에 입주한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여성청년 15가구를 대상으로 해 공급면적 31.88㎡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보증금 200만 원에 월 20만 원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폐산업시설 재생 팔복예술공장·삼례문화예술촌
전주시가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임대주택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받는 전주형 사회주택 공급사업이 추진된 것도 서울을 제외하고 지방에서는 전주가 최초다. 현재까지 △계층통합형 사회주택인 ‘팔복동 추천마을’ △청년 사회주택인 ‘완산동 달팽이집’ △여성안심 사회주택인 ‘중화산동 청춘101’ 등 다양한 전주형 사회주택이 공급돼 시민들의 주거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그 결과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주거비 부담으로 힘겨워하는 서민들의 생활안정을 돕는 전주시 주거복지 안정망이 점차 갖춰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행정과 민간이 손을 잡고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사회주택’이 주거에 대한 신선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주거권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며, 모든 시민은 삶의 기반이자 존재의 터전이 되는 안정된 보금자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집 없는 설움으로 힘겨워하는 모든 시민들이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거주할 수 있는 촘촘한 주거복지 안정망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다.

한편 오랜 기간 버려진 폐산업시설을 재생한 전주의 팔복예술공장이 문화예술교육 거점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주 팔복예술공장은 원래는 전주제1공업단지 ‘썬전자’(카세트테이프 생산공장) 자리였다.1971년 가동된 뒤 1992년 문을 닫았고, 27년 간 방치되며 아무도 찾지 않다가 2016년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해 문화예술 공간 ‘팔복예술공장’으로 재개관 한 것이다.

전주시는 올 연말까지 국비 5억 원을 포함해 총 10억 원을 투입해 팔복예술공장 실내·외 공간에 유튜브 스튜디오 등 예술교육 체험공간을 조성한다. 이에 따라 팔복예술공장 야외공간 1075㎡에는 야외예술터를 조성하고, 100㎡ 규모의 실내공간에는 멀티미디어 예술교육실이 들어선다. 멀티미디어 예술교육실은 1인 미디어 시대 트렌드에 맞춰 영상 촬영부터 송출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비를 구축해 ‘유튜브 스튜디오’로 꾸밀 계획이다. 예술교육 체험공간이 조성되면 시민과 관광객들이 예술놀이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도록 전주시는 상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팔복예술공장은 지난해 11월 문화체육관광부 꿈꾸는예술터 사업으로 ‘팔복야호예술놀이터’가 들어섰고, 작년에만 6만여명이 넘는 시민과 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한다.  

또한 완주군 삼례읍에 위치한 삼례문화예술촌은 과거 전라도 지역 경제의 인프라로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전북 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모아 저장하던 5동짜리 양곡 창고였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와 함께 쓸모가 없어진 창고는 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마을재생사업에 의해 새롭게 단장하게 됐다. 지역 예술가와 주민들이 모여 함께 공유한 다양한 아이디어 속에서 2013년 ‘삼삼예예미미’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할 뿐만 아니라 주말 소극장에서는 비비정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공연 등을 하기도 한다.

인근 순창군의 ‘금산여관’과 ‘발랑싸롱’도 주목되는 빈집활용 사례다. 80여년의 세월 속에 사연과 추억을 담고 있는 금산여관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게스트하우스로 변했고, 빈 창고를 개조해 활용한 카페 ‘방랑싸롱’도 주목되는 사례로 꼽힌다. 순창지역의 뜨는 공간인 ‘방랑싸롱’은 지역경제를 이끌어 갈 ‘로컬크리에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순창군은 또 농촌지역에 방치된 빈집을 새롭게 리모델링한 후 귀농·귀촌인, 문화·예술 등 다채로운 지역활동가들에게 무상 임대해주는 희망하우스 빈집재생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사업비 2억 2000만 원을 투입해 11동의 빈집을 새롭게 보수해 주거공간과 문화·예술 창작활동 공간으로 재탄생 시켰다. 지원액은 지난해 동당 1200만 원에서 올해 최대 2000만 원까지 확대, 소유자는 지원액의 5%이상 부담하면 된다. 임대방식은 주변시세의 전월세 반값 의무임대 조건에서 5년간 무상임대로 바뀌는 등 귀농·귀촌인, 주거 취약계층 등에게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단순 주거형태 지원사업에서 탈피해, 주거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할 수 있는 지역 활동가에게 비영리 운영 조건으로 무상임대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 기획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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