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의 유쾌한 도전,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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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유쾌한 도전,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11.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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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12〉
2020년 10월 15일에 발행된 ‘태평마을사람들’제18호.

대전 중구 평촌동 새롬아파트경로당 회원, 실버마을신문 발행
은발의 소식통, ‘태평마을사람들’ 기획에서 신문발행, 배부까지
마을미디어 실버팀원, 69~88세까지 분포된 은발팀으로 구성돼
타블로이드판 4면 분량 마을신문 2500부 발간, 실버 건강실천

 

태평마을로 불리는 대전 중구 평촌로의 평촌동 새롬아파트 경로당 회원들이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을 펴내고 있어 화제다.

태평 마을미디어 실버팀은 ‘아파트단지 세대가 88%인 태평 2동 주민들의 소통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마을신문을 발간하자’는 취지로 모였다고 전한다. 새롬아파트 경로당과 유등천변에서 매일 운동을 하는 유등기체조 회원들 중 희망자 10여 명으로 구성됐으며, 연령별로는 69세부터 88세까지 고르게 분포된 ‘은발팀’이다. 이 세상에는 나이를 거듭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기쁨이 얼마든지 있다. 태평 마을미디어 실버팀이 마을신문을 발행하는 일은 나이를 거듭하는 기쁨, 그 기쁨을 깨달았을 수 있는 기회를 ‘태평마을사람들’에서 찾았으며, 비로소 멋진 삶을 발견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의욕적으로 사는 ‘은발팀’은 오히려 젊게 살고 활기 있게 살고 있다. 이는 곧 지혜 있는 태평 마을미디어 실버팀의 생활태도가 아니겠는가.
 

■‘건강이 왕이다’슬로건, 실버마을신문 펴내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의 첫 지면에는 왼쪽 상단에 ‘건강이 왕이다’라는 슬로건이 눈에 확 들어오는 가운데 ‘태평마을사람들’이라는 녹색의 신문제호가 보인다. 오른쪽 상단에는 광고 같은 박스에 ‘이번 ‘태평마을사람들’ 18호는 대전광역시와 시청자미디어재단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시선을 잡는다. 
‘태평마을사람들’은 아파트 지하에 위치한 조그마한 경로당에서 현재까지 편집되고 있다. 지난 2016년 9월 A4 용지 2면, 2개월에 한 번씩 편집·제작됐던 신문 ‘새롬 아파트’의 소식지가 모태였다. 이후 2018년 대전사회적자본지원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참여대상을 확대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제호를 ‘태평마을사람들’로 정하고 제대로 된 마을신문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타블로이드판 4면 크기로 연 2회 발간하던 신문을 2019년 대전광역시 중구청 공모사업과 2020년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 풀뿌리 마을미디어 활성화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는 등 3년간 ‘공동체 활성화 공모사업’에 응모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현재처럼 연 3~4회 1회 2500부씩 정기적으로 발행하고 있다. ‘태평마을사람들’은 어르신들의 유쾌한 도전이었던 만큼 ‘실버중심, 건강중심, 실천·실기중심’이라는 슬로건으로 발행되고 있는 대전 태평동의 대표적인 마을신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로당의 소식을 A4 2장에 걸쳐 전달했던 소식지가 대전광역시와 중구청, 유관기관의 지원을 통해 2018년 지역탐방걷기 약도와 소식지 만들기, 2020년 협약한 초등학교 소식을 전하는 기관탐방, 코로나19와 관련한 경로당 소식, 다양한 의견 등 풍성하고 세세한 마을의 소식을 전하는 작지만 알찬 마을신문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의 특징은 △첫째는 노년기 중심의 신문이다. 이 신문의 제작팀은 60대부터 90대 사이의 노년으로 구성됐으며, 신문에 게재되는 내용도 실버세대들의 얘기가 중심을 이룬다. △둘째는 건강 중심의 신문이다. 노년기의 문제를 다루되 그들의 관심이 가장 큰 심신의 건강문제에 초점을 둔다. △셋째로는 건강도 이론 위주가 아닌 실기·실천 중심이다. 매주 목요일 지역탐방 건강걷기와 매일 아침 연중 기체조하기 등 지속적인 건강생활 실천의 확산에 역점을 두는 이유다.

마을신문 ‘태평마을사람들’을 제작·발행하고 있는 태평 마을미디어 실버팀원들은 69세부터 88세까지 고르게 분포된 은발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마을신문의 제호를 ‘태평마을사람들’이라 정하고, 은발들의 얘기를 중심으로 싣되 노년기에 관심이 큰 건강문제에 초점을 두고 이론 위주가 아닌 실기와 실천 중심으로 신문을 만들기로 했다. 팀원들에게는 생소한 마을신문을 알리고자 ‘마을미디어’에 대한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설명도 듣는다. 또한 기사작성 연수를 위해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개설한 ‘2020 마을미디어, 엔진을 달다’라는 활동가 교육에도 참여했다. 한편으로는 팀원들의 수준에 적정한 실기 중심의 기사쓰기 자체연수도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를 초청해 유등천변 자연공원에서 실기 중심의 사진촬영 연수도 실시했다.
 

■ 실버 건강실천 중심의 마을신문 발행
실버신문인 ‘태평마을사람들’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기획단계에서는 팀원회의를 열어 게재할 기사의 주제를 선정한다. 첫 번째 기획회의에서는 기사의 주제를 대부분 편집자가 제시하고 그 범위 내에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도 안내한다, 두 번째 기획회의에서는 편집자 위주의 기사주제 선정에서 팀원들의 희망 기사 주제로 점차 전환하면서 선정된 주제를 중심으로 팀원끼리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그 기사주제에 담길 핵심사항을 메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취재를 하고 원고 초안이 작성되면, 팀원들이 서로 검토하는 기회를 거쳐 가편집에 들어간다. 완성된 기사를 어느 면, 어느 위치에, 어떤 사진과 함께 배치할지를 협의해 결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디자인된 초교지가 나오면, 거쳐야 하는 서너 차례의 교정 작업도 팀원들의 몫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타블로이드판 4면 크기의 실버 건강실천 중심의 마을신문 2500부가 인쇄돼 경로당에 도착하면 마을미디어 실버팀원들의 손길로 마을공동체의 구성원들에게 배부된다. 은발들의 마을신문 제작과 배부를 통해 사랑을 나눠 주고, 소통을 심어 주는, 의미 있는 작은 봉사가 아닐 수 없다. 

태평2동사무소, 태평초등학교, 신평초등학교, 버드내초등학교, 유등기체조와 협약을 통해 2016년 9월 이래 마을미디어 실버팀에서 현재까지 17회에 걸쳐 편집자 위주인 기존신문과 달리 팀원들의 의견을 대폭 수용하는 자세를 통한 기획회의, 편집자의 안내에 의한 팀원 간 의견 교환을 통한 기사작성, 편집, 배부까지 자체적으로 작업을 맡아 진행하는 등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참여의 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대전시청자미디어센터의 활동가들의 교육 참여와 사진촬영 연수 등을 거쳐 기자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아울러 마을미디어 실버팀은 지원을 통한 단순 배포가 아닌, 608번 시내버스의 양방향 통행신설, ‘대전의 생활’이라는 책으로 대전지역 생활을 공부하는 현행 초등 교육과정 3~4학년에 맞춰 학생들의 신문제작 참여와 마을신문의 배부를 통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참여활동 등에도 적극적인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 

조필연 사무장은 “태평마을사람들에 참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노년에도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시는 회장님과 회원님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는다”며 “보다 활성화돼 아파트의 철제 대문으로 단절된 마을이 마을신문이라는 매체를 통해 마음이 열리며 함께 많은 것을 공유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산교육장을 지낸 황영일 회장은 “그동안 새롬아파트 경로당, 유등기체조 중심에서 삼부아파트, 버드내마을아파트, 태평동 주택과 상가로 참여 범위를 더욱 더 넓히겠다”며 “아울러 광고후원, 개인후원, 지자체의 지원사업 신청·선정 등을 통해 내년에도 건강한 시니어 문화를 조성하고 주민세대의 88%가 아파트에 거주해 소통기회가 부족했던 태평동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소통 확대의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많은 협조와 도움을 당부했다.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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