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신문 경쟁력, 주민들과 마을이야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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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신문 경쟁력, 주민들과 마을이야기에서 나온다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0.11.2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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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미디어 마을신문, 동네를 바꾼다 〈15〉
지역공동체를 바꾸는 풀뿌리미디어인 마을신문은 공동체의 소통공간이다. 

풀뿌리 마을미디어의 매력 ‘우리 동네와 우리들만의 콘텐츠’ 담아
코로나19시대, 우리가 사는 동네에 더 많은 관심이 생기는 계기돼
공동체의 역사문화 기록 발굴, 미덕과 가치 뽑아내는 소통의 기능 
풀뿌리 마을미디어운동 ‘대전지역’ 가장 활발, 충남지역 거의 전무

 

풀뿌리 마을미디어의 매력은 작지만 확실한 감동에 있다. 신속성도, 기성언론이 갖춘 무게감도 크게 기대할 수는 없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접할 수 없는 ‘우리 동네와 우리들만의 콘텐츠’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마을공동체에서 공통의 관심사가 생기면 결속도 끈끈해질 수 있는 끈이 바로 마을미디어의 힘이다. 삶터를 공유하는 사람들, 그들을 우리는 이웃이라고 부르며 살고 있다. 마을이 삶터라면 미디어는 공감의 장이다. 공통의 이슈가 있을 때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해법을 찾으면서 주민들이 공감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신문은 마을주민들이 주축이 돼 만드는 신문이다 보니 신문의 내용도 자연스럽게 마을소식이 주가 된다. 마을의 행사, 주민센터 소식, 동네의 역사문화, 민원기사 등 지역의 다양한 소식들을 신문에 담을 수 있다. 동네 주민들의 인터뷰, 동네 가게 사장님 이야기, 동네로 이사를 와서 같이 사는 주민 이야기, 베트남 등에서 시집 온 새댁 이야기, 쌍둥이네 가족 이야기, 길모퉁이 오래된 상점이야기에서 노점이나 과일상 주인들의 이야기 등을 진솔하게 주민들의 시각에서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평범한 삶의 이야기이지만 정감 있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공동체의 삶을 살찌우는 가장 큰 마력이다. 지역의 큰 신문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작지만 소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들인 것이다.

이제 마을신문은 사라진 지역공동체를 꿈꾸며 이웃과의 사랑을 담아야 한다. 문 닫고 담쌓고 살던 사람들이, 문 열고 담을 허물며 털어놓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평범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 지역공동체의 삶에 힘이 되고 빛이 되도록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마을미디어, 마을신문의 역할이고 기능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공동체의 비전과, 여론의 흐름을 모아 전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신문에는 크게 지역여론, 사람들의 따뜻한 생활이야기, 주요 기관단체 동정 등이 실려 소통을 흐름을 통해 창구역할을 해야 한다. 

풀뿌리미디어인 마을신문의 주민기자들은 가능하면 비판기사보다는 정감 가는 이웃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기를 원한다. 행복한 공동체, 살맛나는 마을 만들기를 꿈꾸는 신문인만큼, 담는 내용도 행복하고 따뜻하며, 친근한 이야기들이기에 주민들은 더 친숙함과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이 마을신문의 진정한 모습인 것이다. 
 

■ 코로나19시대, 마을신문 경쟁력 주목돼
코로나19는 우리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니 우리가 사는 동네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역시 늘었다. 우리가 사는 지역, 동네에서 일하고 생활하고 소비하고 노는 문화가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다. 옛 공동체의 모습과 생태가 오히려 되살아나는 계기가 된 듯도 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역주민들 머릿속에 ‘우리 동네, 우리 이웃, 우리 지역’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오히려 우리 지역에 대한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됐다. 지역사회가 우리 지역에 대한 안전함, 자부심을 지역주민들이 느끼도록 스토리텔링 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다. 이 중심에 미디어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 결국 지역 공동체 활성화의 계기가 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형 축제와 관광, 이벤트 등이 줄줄이 취소됐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활권역에서 소규모 사람들과 문화를 생산하고 소비하길 바라는 마음과 자세로 변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의 활동 방식이 변화하면 이에 따른 문화예술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공급자 중심의 방식이 아니라 생산자·소비자 중심, 지역에 맞는 문화예술정책이 필요하듯 이 중심에는 마을미디어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는 이유다.

마을신문이 마을의 문제를 이야기하며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 변화하고 있지만 마을신문이 공론의 장 역할과 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시작단계라는 진단이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은 공동체 내에서 소통을 돕는 도구로써 마을미디어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대개의 마을신문들은 주민기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고 있다. 주민기자들은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기록해나간다는 데에 대한 자부심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렇듯 주민들에게 마을의 문제들을 계속해서 이야기함으로써 마을신문을 통해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신문들은 공통적으로 주민들의 요구로 만들어지고, 주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결국 마을신문의 경쟁력은 마을의 주민들과 마을의 이야기에서 나온다는 결론이다.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미디어를 통해 사회 참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이유다.
 

■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마을신문의 콘텐츠는 풍성해질 수 있다. 마을신문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건강한 조직과 뚜렷한 계획이 뒷받침된다면 발행비용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을신문을 만든다는 것은 마을의 이야기를 주민들 스스로 이야기하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활동의 목적은 지역사회 변화에 있다. 주민들이 마을의 주체로 바로 서고 자기 얘기를 할 수 있어야 변화도 가능하다. 마을신문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많아지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마을신문이 지역사회 변화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까닭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뉴스를 다뤘는지, 주민들이 신문제작에 얼마나 많이 참여하고 있는지를 중요한 가치 척도로 삼는 이유다. 변화를 꿈꾼다면 마을로 들어가야 하고, 주민들 간 소통을 원한다면 우선 마을미디어를 바로 세워야 하는 이유다.

이번 마을신문 관련 취재를 통해 살펴본 풀뿌리 언론, 풀뿌리 미디어인 마을신문의 기능과 역할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는 기회였다. 무수히 생겼다가 스러지는 마을신문들, 보조금에 의지해 탄생했다가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는 마을신문이 부지기수(不知其數)라는 아쉬움도 컸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마을의, 공동체의 역사를 발굴하고 기록하려는 마을신문, 사라진 공동체의 뿌리를 되찾기 위해 마을과 지역의 역사를 찾아내고 기록하려는 마을신문, 그리고 우리가 이어받고 되살려야 할 미덕과 가치를 뽑아내서 공동체의 밑거름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신문들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은 오히려 행운이었다. 지역적으로는 과거 서울·경기·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펼쳐지던 마을미디어운동의 흔적과 움직임들이 이제는 중부권에서 명맥을 잇고 있는 정도가 아닐까?

풀뿌리 언론, 마을미디어의 움직임에 있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대전지역’으로 꼽힌다. 풀뿌리 마을미디어 활성화사업 덕분이다. 그 다음으로 충북지역과 전북지역을 꼽을 수 있겠다. 이 지역은 서로 연대의식도 잘 형성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 대전시의 경우 사회적자본의 대표 시책인 좋은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마을신문’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대전지역에서는 관저마을신문(대전 관저동), 산성마을신문(대전 중구 산성동), 어르신들이 만드는 실버마을신문인 태평마을신문(대전 중구 태평동), 판암골소식(대전 동구 판암동), 사람향기 소식담은 마을신문(대전 동구 자양동), 용운마을신문(대전 동구), 도안마을신문, 원신흥동마을신문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마을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곳도 더러 있지만 말이다. 

충북지역에서는 ‘산남두꺼비마을신문’이 대표적이다. 후발주자로 올해 창간한 ‘내수·북이마을신문 마당발’도 관심 있게 지켜볼 마을신문으로 꼽힌다. 마을신문의 역사를 자랑하는 ‘배바우마을신문’의 재발행도 관심을 끈다. 전북지역에서도 ‘평화동마을신문’을 중심으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충남지역에서는 홍동면과 장곡면을 중심으로 발행하는 마을신문인 ‘마실통신’ 정도가 명맥을 이끌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의 마을신문에 대한 지원대책이 절실한 이유다. 마을에 사람이 아예 없는 것이 오늘 한국사회가 처한 보편적 비명(悲鳴)이다. 따라서 마을신문을 만드는 것은 상상조차 힘들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인구소멸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때이다. 마을이 살아나야 한국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마을의 변화만이 아니라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삶 자체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결과적으로 좋은 마을신문이 많을수록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소통과 마을역사 기록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을신문이 주민들의 생활 속의 경험들을 나누는 공간, 공동체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든든한 커뮤니티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끝>

 

<이 기획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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