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날의 꽃〉
상태바
〈외로웠던 날의 꽃〉
  • 전만성 <미술작가>
  • 승인 2021.05.18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해지는 그림그리기 〈10〉

할머니들은 꽃을 참 좋아하십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지만 뚜렷한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생생하고 곱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수한 아름다움, 살아있는 아름다움 말고는 다른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누구나가 다 같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꽃을 그린 염정숙(65) 할머니는 옛날에 본 꽃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하십니다. 서울에서 홍성으로 이사 와서 아주 외로웠던 때에 길가에 피어 있는 한 무더기 꽃을 보았다고 합니다. 어찌나 곱고 예쁘던지 정신을 놓고 한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꽃을 보고 외로움과 그리움을 위로 받지 않았을까. 

그래서 잊혀 지지 않는 것 아닐까. 염정숙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꽃이 없다면 세상은 참으로 삭막할 것입니다. 다행히 조물주는 우리에게 꽃을 주셨습니다. 

염정숙 할머니의 꽃 그림에는 순수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맑은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맑고 곱고 순한 색채 때문일 것입니다. 마치 연두색 바탕에 점점이 박히듯이 피어난 황매화 같기도 합니다. 

또 노랑 빨강 분홍이 섞여 피어있는 백일홍 꽃밭 같기도 합니다. 그림 한쪽을 떼어내어 고운 사람에게 옷을 지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만성 <미술작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