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신나게 살 수 있는 홍성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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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신나게 살 수 있는 홍성을 만들고 싶어요”
  • 황희재 기자
  • 승인 2021.10.1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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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얼 ‘홍성청년들 잇슈’ 대표
홍성 공유공간인 ‘18:39 모임 하기 좋은 시간’에서 만난 이한얼 잇슈 대표.
홍성 공유공간인 ‘18:39 모임 하기 좋은 시간’에서 만난 이한얼 잇슈 대표.

생산과 판매가 아닌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새로운 소명 
고향 후배들 홍성으로 이주시켜, “홍성은 살기 좋은 곳”

 

공유와 나눔, 기획과 운영은 이한얼 대표가 누구인지 잘 말해주는 핵심 키워드다. 지난 2008년 청운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에 입학한 것을 계기로 홍성에 정착한 이 대표는 올해 홍성 청년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홍성청년들 잇슈’의 대표를 맡았다.

경기도 안양 출신인 이 대표는 수도권보다 오히려 이 곳 홍성이 청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한다. “고향인 안양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봤고,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에 참여해 서울풍물시장에서 점포를 차려보기도 했어요. 창업 지원을 받는 것부터 극심한 경쟁을 겪어야 하는 구조였죠. 그런데 제가 졸업한 청운대학교도 그렇고, 홍성은 청년 창업과 관련한 경쟁이 아주 치열하진 않더라고요. 임대료도 훨씬 저렴하고, 아이템에 따라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창업 경로도 존재하고요. 수도권에서 유행 중인 서비스나 제품,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지원을 요청하기에도 훨씬 수월한 것 같아요.”

이 대표는 대학교 4학년이던 2014년 패션 브랜드 ‘얼룩’을 론칭했다. 처음엔 청운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두고 온라인으로 상품을 유통했다. 이후 ‘얼룩은’ 자수 공방과 의류 매장이 결합된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전했고 서울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사람들에게 소개되는가 하면, 연예인 협찬 의류로 제공되기도 했다.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자수 기술을 배웠는데, 대학 전공인 패션디자인과 연계해 창업까지 이어졌어요. 졸업 후 1~2년간은 일만 했던 것 같아요. 힘들어서 떠날 생각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김두홍 커피오감 대표, 김영준 행복한여행나눔 대표와 함께 조직한 ‘홍성청년들 잇슈’ 활동을 하며 다시 힘을 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한 시간들은 힘들었던 타지 생활을 신바람 나는 일상으로 변모시켰다. 

“홍성의 아름다운 장소나 명소는 전부 잇슈 활동을 하면서 가본 것 같아요. 활동을 통해서 홍성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고, 새로운 소명이 생겼어요. 삶의 방향이 잡힌 셈이죠.”

이 대표는 얼마 전 ‘얼룩’의 운영을 마치며 7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지었다. 이제는 청년 활동가로서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홍성에 청년들이 놀고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청년이 즐거운 홍성을 만드는 게 꿈이에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마냥 지원만 기다리는 것보다는 미리 움직이면서 뭔가를 구성하고, 조성한 다음, 활동이 알려져 지원이 이뤄지는 게 순서라고 생각해요. 또 홍성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저는 지역의 기존 청년 단체 대표로서 앞으로 새롭게 생겨날 단체들과 기존의 단체가 마찰 없이 잘 융화되도록 노력하고, 각 단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돕고 싶어요. 새로 이주한 청년들에게도 지역에 대해 소개해주고,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이 대표는 대가를 받지 않고 기술이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게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자수 기술을 알려달라는 분들이 생길 때마다 그냥 알려드렸어요. 그 얘기를 주변에 했더니 그건 봉사라고, 사업가로서는 우수한 자질이 아니라는 말을 좀 들었죠. 평소에 스스로 봉사 정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봉사가 뭔지도 모른 채 그냥 하고 있던 거죠.”

성공한 청년창업가를 꿈꾸던 이 대표의 비전은 더 이상 생산과 판매가 아니다. 그의 새 비전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고 나누는 삶이다.

“제가 잇슈 활동을 하면서 공유와 나눔의 힘으로 회복하고, 성장했던 것처럼 이제는 제가 가진 강점인 기획력과 운영 경험을 활용해 좋은 것만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어요. 사실 고향에서 후배 여럿을 홍성으로 이주시켰습니다. 낮에는 홍동면에 펼쳐진 드넓은 논밭에서 차 한 잔 사주고, 해질 무렵에는 남당항으로 데려가 노을을 보여주면 대부분 이주를 결심하더라고요. 그렇게 이주한 후배들이 지금은 홍성에서 어엿한 직장인으로, 또 청년활동가로서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 참 뿌듯하죠. 앞으로 청년이 많은 지역사회, 청년이 즐거운 홍성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홍성은 분명 살기 좋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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