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문 오동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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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문 오동나무
  • 한건택 칼럼·독자위원
  • 승인 2022.05.0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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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4월로 바뀌면서 온화한 날씨와 함께 사방에 꽃이 만발하고 여기저기 나무를 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홍성에서는 가로수로 벚나무와 무궁화나무를 주로 볼 수 있다. 벚나무는 대표적인 가로수로 내한성이 강하여 적응성이 강해 관리하기가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에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어 전국에 가로수로 많이 식재되어 있다. 한편 무궁화나무는 추위에 강하며 8월에서 9월까지 꽃을 볼 수 있어 조경용으로 심기도 하고 울타리에도 많이 심는다. 가지가 옆으로 뻗지 않고 위로 자라므로 많은 면적을 차지하지도 않는다. 홍성은 충절의 고장인 만큼 홍북읍, 갈산면, 결성면에서 가로수로 무궁화나무를 심은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가로수를 보며 안타까운 것이 ‘성삼문 오동나무’ 이다. 성삼문 오동나무는 2011년부터 산림청 산하 국립산림과학원과 충청남도 산림환경연구소가 3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한 끝에 역사가 깃든 보호수인 성삼문 오동나무를 대량 증식하여 2014년도부터 보급해왔다. 

성삼문 오동나무는 2011년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충절의 대표적 인물인 성삼문 선생의 정신을 많은 사람들이 기릴 수 있도록 생가 유허지의 오동나무를 보급하고 싶다고 하여 성삼문 유허지의 오동나무를 후계목으로 하여 증식한 것이다.

성삼문 오동나무는 성삼문 선생 생존 시 생가 옆에 자라던 나무가 죽은 뒤 싹이 트고 다시 죽고 싹이 트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몇 대째 이어 오고 있다. 송시열의 기록에 의하면 노은동(老隱洞)에 있는 선생의 구택(舊宅)이 지금까지 허물어지지 않았고 그 정원에 늙은 오동나무가 있는데, 바로 선생의 등제(登第)를 경하하는 잔치를 베풀 때 북을 달았던 나무라고 하였다.(송자대전 112권 1672년)

성삼문은 1418년 당시 홍주 적동(송시열에 의해 노은동으로 바뀜)의 외가집에서 태어났다. 10여 세까지 홍주 적동의 외가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양으로 올라가 학업에 정진한 후 1438년 과거에 급제했다. 이때 이 소식을 들은 홍주 외가의 오동나무에 북을 매달고 치면서 성삼문의 과거급제를 축하하는 잔치를 연 것 같다. 이후 성삼문은 아버지 성승과 함께 단종 복위를 꾀하다 세조에게 참살을 당했다. 그의 사후에도 오동나무는 죽지 않고 살아서 송시열에 의해 기록이 된 것이다. 

현재 성삼문 오동나무의 후계목은 높이 10m 정도로 1950년대 어미 나무의 고목에서 싹이 터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1950년대의 오동나무는 속이 비어 어린아이들이 나무 속에 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후계목으로 성삼문 오동나무를 증식한 것이다. 현재 홍성에서 볼 수 있는 성삼문 오동나무는 홍북읍 노은리 성삼문 유허지의 후계목과 성삼문 사당인 충문사 오르는 길 옆에 몇 그루만이 자라고 있을 뿐이다. 

홍성의 대표적인 인물인 성삼문과 관련된 오동나무를 홍성에서 가로수로 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번 해본다. 최근 새로 개통된 홍성읍과 홍북읍 간의 도로인 용봉로의 가로수로 성삼문 오동나무는 부적당한 것일까? 

홍성 충절로의 가로수를 점차적으로 성삼문 오동나무로 심어 보는 계획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어색할지라도 나중에 성삼문 오동나무는 충절의 고장 홍성을 상징하는 콘텐츠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성삼문 오동나무는 경기도 오산시 문시중학교와 고양시 오금초등학교 등 경기도 몇 몇 학교에서 학교를 상징하는 학교 나무로 지정되어 교내에 심어져 있다. 반면 홍성의 학교에 성삼문 오동나무를 학교 나무로 지정한 학교는 한 곳도 없다. 홍북읍의 신설초등학교인 내포초등학교와 한울초등학교는 소나무, 내포중학교는 느티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했다. 기존 학교인 홍북초등학교의 교목도 소나무이다. 

최근 홍북초등학교가 신도시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성삼문선생유허지 인근에 있는 학교인 홍북초등학교의 교정에 교목으로 성삼문 오동나무를 심어 학생들이 충절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몇 년 후 성삼문 오동나무 가로수길을 걸으며 성삼문을 비롯한 홍성의 충절 인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건택 <내포문화관광진흥원 원장·독자·칼럼위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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