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지역의 폐교에도 문화예술이 꽃을 피우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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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지역의 폐교에도 문화예술이 꽃을 피우게 될까?
  • 취재=한관우·김경미 기자
  • 승인 2022.05.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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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폐교의 재발견, 문화예술이 꽃피다 〈1〉
옛 광신초등학교는 광천 출신 장사익 소리꾼을 테마로 한 ‘광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계획중이다.

1990년대부터 농산어촌 지역의 시골학교 문을 닫기 시작
농산어촌 지역 학생 부족 폐교, 신도심 지역 학교를 신설
광천 광신초, 소리꾼 장사익 테마 복합문화예술공간 건립
홍성군 폐교, 초등교 15곳·중학교 2곳·고교 1곳 등 총18곳

 

전국의 농산어촌에 늘어나고 있는 폐교(廢校)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도시화의 물결을 따라 살기 편한 도시로 떠난 젊은층이 늘어나면서부터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다. 열악해진 농산어촌의 현실과 맞물린 교육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극복하려는 논의만 분분할 뿐, 좀처럼 실효성 있는 대책과 뾰족한 대안 등은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다. 인구소멸시대, 특히 농산어촌 지역에서 문을 닫고 있는 폐교에 대한 활용 대책 등을 공동체적 입장에서 적극적인 사고로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전국, 특히 농산어촌 지역의 수많은 시골학교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도시화로 시골이 텅 비어버린 까닭이다. 고령화와 출생률 감소 등으로 인해 아이들이 사라지면서 입학생을 받을 수 없게 된 시골학교는 폐교가 됐고, 순식간에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이다. 

몇 년 후, 버려진 농산어촌 지역의 문을 닫은 학교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미술관, 예술촌 등 다양한 문화예술시설 등이 들어서면서부터다. 새 옷을 입게 된 문을 닫았던 학교는 소외된 지역에 문화예술의 씨앗이 됐다. 10년, 20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씨앗들은 어떻게 자라나고 있을까? 농산어촌 지역의 대표적인 폐교에 다시 탄생한 문화예술시설 등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서 앞으로의 방향과 대안, 활성화 대책 등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충남, 농산어촌은 폐교, 신도심은 신설
최근 농산어촌 지역은 학생 부족으로 폐교하고 신도심 지역은 오히려 학교가 부족해 학교를 신설하는 등 충남지역에서도 학생 수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논산 황하초, 논산 대명초, 태안 원이중 이원분교가 학생수 감소로 폐교됐다. 이들 3개 학교 전체 재학생은 59명으로, 학교 인근에 있는 연무초, 상원초, 원이중으로 각각 재배치됐다. 올해 문을 닫는 3개 학교를 포함해 충남지역에서 최근 5년간(2018년~2022년) 폐교된 학교는 11개 학교에 이르며, 지난 5월 1일 현재 충남도내 전체 폐교는 55개교에 이른다. 폐교된 학교는 논산, 태안, 홍성, 청양, 공주, 보령, 부여 등 농촌학교로, 학생수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학생이 줄어드는 농촌지역의 경우 학생이 적어 모둠활동 등 교육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어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는 게 교육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충남도교육청관계자도 ‘전교생 30명 이하 학교의 경우 교육 여건이 열악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충남도교육청은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전교생 30명 이하 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해 통폐합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찬성이 60% 이상 집계되면 해당 지역 교육지원청과 학교가 협의해 통폐합을 단행하고 있다고 전한다. 반면 신도심에 위치한 학교들은 과밀학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학교 신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충남 북부지역은 학급 당 학생 수가 33명을 넘는 등 포화 상태를 보이지만, 내륙권에선 학교 유지조차 어려울 정도로 학령인구가 감소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교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자연 인구감소로 학교 신설이 어려운 충남교육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충남교육청이 충남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 감사 자료에 따르면 충남도내 15개 시·군의 초·중·고별 학생 수 25명 이상인 학급 수 집계 결과 천안 2230곳(103개교), 아산 1131곳(53개교), 당진 486곳(24개교), 서산 459곳(30개교) 등 서·북부권 4개 지역이 충남도내 전체 25명 이상 학급 수(5544곳)의 77.7%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 서산 성연초등학교의 경우 매년 급식실 좌석 수 부족, 양 부족 등 급식 부실 등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산테크노밸리 입주민이 늘면서 학생 수가 급증했지만,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학급 당 학생 수가 26.9명(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급속도로 증가했다.

천안지역 초등학교의 경우 학교별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기준치(25명)를 넘는 학교가 백석동 환서초 32.7명, 불당동 아름초 31.3명 등 전체의 40%(31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아산지역의 경우, 외국어고와 특성화고를 제외한 전체 8개 일반계 고등학교가 모두 28명 이상의 과밀학급 학교다. 배방고와 설화고의 경우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각각 33.0명, 32.1명에 달하는데, 둔포면 아산테크노밸리 내 입주민 증가 등으로 34명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내륙권 읍·면 지역에서는 학교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다. 금산·부여·청양 등 내륙권 초등학교에는 학생 수 25명 이상인 학급이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 8명 규모의 부여 남면 마정초는 5개 학급으로 학급 당 학생 수가 1.6명에 불과하고 청양 장평면 미당초 2.6명, 금산 남이면 남이초 3.5명 등이다. 따라서 당장 올해에 학교 신설이 추진된 아산 아산온샘중학교와 산동초등학교, 천안 천안성성2중학교(가칭), 계룡 대실초등학교, 당진 혜성초등학교 등 충남지역 5개 초·중학교가 교육부 2022년 정기 1차 중앙투자심사위원회 심사를 조건부로 통과했다고 한다. 이들 학교는 신도심에 위치한 공동주택단지 인근으로 학생 수가 갑작스럽게 늘어나면서 한 학급당 학생 수가 충남의 과밀학급 기준인 학급당 28명을 훌쩍 넘는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키 위해 추진됐다는 설명이다.


■ 소리꾼 장사익 복합문화예술공간 건립 등
홍성의 경우 광천읍이 인구감소와 공동화로 쇠퇴돼 가는 지역사회에 문화예술을 통한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옛 광신초등학교 폐교부지를 활용해 광천읍 출신 장사익 소리꾼을 테마로 한 ‘광천 복합문화예술공간’ 건립과 장사익 인물 마케팅으로 문화의 고장으로의 발돋움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장사익 소리꾼과 협의를 시작해 장사익의 작품을 활용한 예술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 장사익 소리관, 캠핑장, 카페 등 지역 예술인과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홍성군의 폐교현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15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 등 총 18곳이 폐교됐다. 폐교 18곳 중 교육지원청의 자체활용교는 학계초(홍남초 양궁장), 산수초(충청남도유이교육진흥원), 대평초(총동문회 활용), 광천여자중(충남드론항공고 드론연습장), 옛 홍성여자고(도교육청 활용예정), 덕명초(덕명학습장) 등이다.

한편 홍성군에 매각한 폐교는 신당초 죽도분교, 서부초 상황분교, 갈산초 가곡분교, 신당초 천수분교, 용호초, 광신초, 결성중학교 등이며, 대하초(가정행복학교 수양관)도 매각했다. 광남초(사단법인), 광성초(박물관 및 도서관), 결성중학교(홍성군)는 각각 대부했다. 또 장곡초 오서분교는 매각 추진 예정이며, 장곡초 반계분교는 지역주민자치회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인구소멸시대, 특히 농어촌지역에서 문을 닫고 있는 폐교에 대한 활용 대책에 대해 적극적인 사고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어느 지역 할 것 없이 아이들의 숫자가 줄고 있다. 그 반대로 재학생 정원을 채울 수 없는 학교는 날로 늘어나면서 전국 곳곳에 폐교하는 학교 숫자도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들이 사라진 마을에는 폐교가 생겼고, 그 폐교를 활용하는 방법이 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폐교를 문화예술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상 임대 등도 검토해야 하고, 임대 기간도 크게 늘려서 효율성을 높여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폐교를 사회체육 시설이나 문화예술의 명소로 만들어서 인근 관광지 등과 연계한 관광 상품 등을 개발하는 방법도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역의 조그만 폐교가 그 활용도에 따라서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명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충청남도홍성교육지원청 덕명학습장으로 재탄생한 옛 덕명초등학교.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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