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 해안 1300리 솔향기숲길, 안면도 해송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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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반도 해안 1300리 솔향기숲길, 안면도 해송 향기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2.06.18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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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숲길에서 내포문화숲길의 역사와 문화를 묻다 〈4〉
충남 태안 안면도해송·솔향기숲길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인 태안 안면도의 소나무숲.

솔향기숲길, 태안반도 최북단·최남단 연결 531km의 생태탐방로
2007년 기름유출 사고 때 닦아 만든 애환 가득한 길에서 시작돼
탁 트인 바다·울창한 소나무숲, 정화된 태안의 힘으로 마음 치유
안면 소나무숲, 고려시대 왕실 특별 관리, 국가산림문화자산 지정

 

충남 태안군의 안면도는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큰 섬이지만, 원래는 섬이 아니었다. 원래는 태안반도 남쪽에 붙어 있던 곶으로 고려시대부터 운하를 파기 시작해 조선시대까지 이어진 토목공사로 육지에서 떨어져 나가 지금의 섬의 형태로 남게 됐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안면도는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데, 서해의 낙조 중 으뜸으로 손꼽히는 꽃지해수욕장의 낙조를 빼놓을 수 없다. 태안 안면읍에 위치한 꽃지해수욕장은 총 길이 5km 백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진 해수욕장이다. 실제로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함께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붉은 태양이 지며 이색적이고 황홀한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안면도는 더불어 소나무숲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부터 궁궐에 쓰이는 목재를 조달하기 위해 조정에서 직접 안면도의 소나무숲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도 안면도 전역에서 대규모의 울창한 소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안면도 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숲에서 산책을 즐기며 힐링을 느낄 수 있어 안면도에서 꼭 가볼 만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 안면도 1300리 해안·해송향기길
태안군에서 태안반도의 최북단 이원면 만대에서 최남단 고남면 영목을 연결하는 531km의 생태탐방로인 솔향기길은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보다도 단연 전국 최고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제주도 올레길은 숲이 그다지 없고, 지리산 둘레길 역시 그늘을 만들어주는 숲이 별로 많지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안의 솔향기길은 피톤치드 가득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며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노래 삼아 멋진 바다의 풍경들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에 단연 인기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렇듯 널리 알려진 안면도 1300리 해안과 해송을 따라 걷는 솔향기길은 태안반도의 리아스식 해안길을 따라 태안 이원면 만대항에서 안면도까지 태안군 전역에 걸쳐 총 66.9㎞ 구간에 6개의 코스로 조성된 생태탐방로다. 주말이면 1000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다. 원래 이 길은 지난 2007년 기름유출 사고 때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의 원활한 방제작업을 위해 지역주민들이 모여 길을 닦아 만든 애환이 가득한 작은 길에서 시작됐다. 

안면도의 탁 트인 바다와 울창한 소나무숲, 그리고 정화된 태안의 힘으로 마음까지 치유되는 매력을 발산하며, 이 길을 다시 찾은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이제는 전국의 트레킹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1코스 이원면 만대항에서 여섬을 거쳐 꾸지나무골해수욕장까지(10.2㎞) △제2코스 꾸지나무골해수욕장에서 가로림만을 거쳐 희망벽화방조제까지(9.9㎞) △제3코스 희망벽화 방조제에서 밤섬 나루터를 거쳐 새섬까지(9.5㎞) △제4코스 새섬에서 청산포구를 거쳐 갈두천까지(12.9㎞) △제5코스 갈두천에서 용주사를 거쳐 백화산 냉천골까지(8.9㎞)이다. 이와 함께 △제6코스는 안면도 공영주차장에서 승언저수지, 꽃지해안공원과 안면도 조각공원을 거쳐 안면장터까지(15.5㎞) 새롭게 조성된 솔향기길 걷기에 설레이는 마음까지 갖게 한다.

안면도의 솔향기길은 길목 곳곳에 너른 바다와 어우러진 울창한 소나무숲, 구멍바위와 소코뚜레바위를 포함한 진기한 바위 등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태안 안면도의 소나무숲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안면도 자연휴양림에 있는 115㏊ 규모의 소나무 숲이 산림청의 심사를 거쳐 산림 생태·경관·문화적으로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천연 소나무 숲으로, 조선시대에 봉산(封山·벌목을 금지한 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궁궐 건축과 선박 제조, 왕실 재궁(梓宮)용 목재로만 사용됐던   이곳의 소나무들은 다른 지역 소나무보다 단단하다는 특징이 있다. 줄기가 대통과 같이 곧고 우산 모양의 수형(樹形)이라서 수려한 미를 자랑하기도 한다. 충남도는 소나무 숲에 안내판과 편의시설 등을 설치해 보존·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안면도는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선시대부터 궁궐에 쓰이는 목재를 조달하기 위해 조정에서 직접 안면도의 소나무숲을 관리했다. 이런 까닭에 지금도 안면도 전역에서는 대규모의 소나무 숲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그 소나무숲길과 해안 길을 중심으로 안면도 솔향기숲길이 조성돼 있다.
 

태안 절경 천삼백리 솔향기길 안내판.

■ 자원봉사자 손길과 발길이, 솔향기길
태안 안면도의 자연휴양림은 국내 유일의 소나무 천연림으로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의 사계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안면도에는 국내 최고의 소나무 천연림으로 수령이 100년을 넘나드는 소나무 천연림이 381ha의 면적에서 집단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고려 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했으나 도남벌이 심해지자 고려 때부터 왕실에서 특별 관리를 한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가히 짐작할만 하다. 이후 1965년도부터 충청남도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솔잎이 바람결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는 감회가 남다르다. 그러나 안면도의 소나무 숲은 가깝게 다가갈수록 새로운 맛을 전하는 그런 숲이다.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왜 바닷가에 붉은 소나무들이 몰려 있을까라는 점이다. 본디 우리나라에 가장 널리 분포하는 소나무는 줄기가 붉어 적송(赤松), 육지에 분포해 육송(陸松)이라고 하는 반면 바닷가에는 수피가 검어 흑송(黑松), 해안에 있으므로 해송(海松)이라고도 부르는 곰솔이 주로 분포한다. 그런데 안면도의 소나무는 섬 안에 분포하면서도 완벽하게 붉은 소나무들이다.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참 이상하고, 소나무의 형태도 강원도 산간지대의 금강소나무처럼 곧으면서도 그 모양이 사뭇 다른 독특한 수형이다. 그래서 학자들이 모여 안면도 소나무들의 유전적인 특징을 연구했는데, 종래의 안면도 소나무 숲에 다른 지역에 있는 곰솔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와 그 혈통이 섞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산림청의 심사를 거쳐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된 안면도 소나무 숲은 고려시대부터 특별하게 관리할 정도로 역사성을 담고 있다. 소나무 재질이 우수한 데다, 바다와 인접해 있어 목재를 운반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곳에 식재된 소나무는 줄기가 통직하고 수고가 높은 우산 모양의 수형을 이루고 있어 수려한 미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소나무에 비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조선시대 때 전국 282개 지역을 봉산으로 지정해 나라에 목재를 공급했는데 그중 73개가 안면도 지역이었다고 한다. 안면도 소나무는 특별히 안면송(安眠松)이라고 부른다. 목재의 품질이 뛰어나 18세기 말 수원성 건설에 필요한 4m³짜리 원목 344그루를 공급했다고 전해진다. 안면도는 대부분 산이 높지 않아 나무를 베어 한강까지 운반하기에 쉬운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안면도의 솔숲은 우리나라에 특별한 식물유전자원으로 분류됐다. 자그마치 3.5ha의 소나무 숲 가운데 특별히 우량한 1.8ha의 숲은 산림청에 의해 유전자보존림으로 지정돼 있다. 이들 소나무의 평균 수령은 60~100년 정도이며, 가슴 높이의 나무 지름은 30~40cm 정도이다. 이 숲을 구성한 소나무들의 숫자는 대략 17만 그루 정도라고 한다.

안면도의 소나무는 대부분 홍송이다. 붉은 빛깔을 띠는 홍송은 곱고 화려하고 단아하다. 소나무가 유난히 붉고 단단한 데다 향기가 진하다. 아름드리 거목은 없지만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훤칠하다. 안면도 소나무는 지역 이름을 따서 안면송으로 불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지명이 이름이 된 경우다. 경복궁을 지을 때 안면도 홍송을 가져다 썼다. 안면송은 보통 15∼20m 정도, 큰 것은 30m까지 자란다. 잔가지가 없이 곧게 뻗는 데다 나무 둘레의 위아래 차이가 거의 없어 목재로도 으뜸이다.

태안 솔향기길 코스는 원유 유출 대재앙 방제로에서 힐링과 낭만이 있는 명품 생태탐방로로 재탄생 돼 ‘기적의 길’이라 불리고 있다. 솔향기길은 지난 2007년 12월, 원유 유출 대재앙으로 시커먼 기름에 파묻힌 태안 앞바다를 살리려는 자원봉사자들의 손길과 발길로 방제작업을 위해 없던 길을 새로 만들고 가파른 언덕길을 다진 사람들의 봉사활동이 밑바탕이 돼 조성된 해송 향기로 가득한 아름다운 길이 바로 ‘태안 절경 1300리 솔향기길’이다.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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