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금강소나무숲길, 금강소나무 군락지 국가숲길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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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금강소나무숲길, 금강소나무 군락지 국가숲길 1호
  • 취재=한기원·백벼리 기자
  • 승인 2022.08.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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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숲길에서 내포문화숲길의 역사와 문화를 묻다 〈11〉
지난해 11월 1일에 충남 내포문화숲길과 함께 국비로 만들어진 경북 울진의 1호 국가숲길 금강소나무숲길.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평균수령 150년 이상의 금강소나무 군락지
금강소나무, 예로부터 왕실·권세 있는 집안의 집 짓거나 관곽 짜
금강소나무숲길, 사람과 자연·사람과 사람 연결의 징검다리 역할
금강소나무숲길 탐방인원 하루 80명, ‘예약탐방가이드제’로 운영

 

경북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은 충남 내포문화숲길과 함께 지난해 11월 1일 국비로 만들어진 1호 국가숲길이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평균수령 150년 이상의 금강소나무 군락지, 보호수종(500년 소나무, 못난이소나무, 600년 대왕소나무)과 멸종위기 1급 산양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산림 생태적 가치가 높고 황장봉산(黃腸封山)과 보부상의 유적이 존재하는 등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아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풍부한 곳이다.

예로부터 소나무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 민족과 함께 했는데, 소나무 중에서도 금강소나무는 귀중한 목재자원으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왕실의 관곽(주검을 넣는 속널과 겉널을 아울러 이르는 말)과 건축재는 금강소나무가 분포하는 강원도, 경기북부에서 공급됐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는 뛰어난 금강소나무의 뛰어난 목재 가치로 인해 강릉, 삼척, 봉회지역의 금강소나무가 대량 벌채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해방 이후 경북 봉화 춘양역에서 집산돼 서울로 들어온 금강소나무는 이때부터 ‘춘양목’으로 불렸고, 금강송의 이름을 줄이기 위해 ‘강송(剛松)’이라 부르고 있으나 모두가 ‘금강소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금강소나무는 예로부터 왕실과 권세가 있는 집안에서는 반드시 금강소나무로 집을 짓거나 관곽을 짰다. 이런 금강소나무는 줄기가 수직으로 곧고, 수관(樹冠, 나무줄기의 윗부분)이 좁으며, 지면에서 큰 나뭇가지(역지;力枝, 으뜸가지)까지의 높이가 높다. 줄기의 중·상단부는 껍질이 얇고 붉은색을 띠며 일부는 회갈색에 거북형(6각형) 무늬로 갈라진다. 나무속(심재)은 짙은 황갈색이다. 생육조건이 좋지 않은 척박지나 암석지에서 더디게 자라 나이테가 일반소나무에 비해 3배가 촘촘해 뒤틀림이 적고 강도가 높으며 송진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쉽세 썩지 않는다. 400년이 지난 조선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황장목관의 나이테가 그대로 보일정도이고, 600년이 넘은 봉정사 극락전이나 경북궁에 사용된 금강소나무를 다시 자재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보존성이 뛰어나다. 금강소나무는 탁월한 목재 자원으로, 우수한 산림유전자원으로, 풍부한 산림문화자원으로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닌다. 그래서 ‘울진금강소나무숲’은 영혼이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

■ 산림자원·문화자원 연결하는 길로 조성
금강소나무숲길의 출발은 지난 2008년 산림청 정책용역과제로 선정된 ‘울진금강소나무숲길’ 조성기본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시작됐다. 2009년부터 조성을 시작한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2011년까지 40여Km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옛길·소로·임도 등 기존의 길을 최대한 활용해 훼손을 최소화 한 것이 특징적이라 하겠다. 자연과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나무와 돌을 이용해 나무다리돌계단 징검다리를 만드는 등 자연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고, 예약 가이드 탐방의 장점을 살려 안내판을 최소로 줄였으며 꼭 필요한 곳에만 소규모로 시각화 한 안내판을 설치했다.  또한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자원과 문화자원을 연결하는 길로 조성돼 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스럽게 금강소나무·황장봉산·내선행상불망비·조령성황사·주막터·화전민터 등 산림자원과 문화자원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의 운영은 가장 큰 특징이 예약가이드탐방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관광이 아닌 산림의 보전적 활용 중심으로 운영되고 자연존중·학습·산촌마을 체험 등을 중시한다. 또한 산림청과 울진군, 지역주민과 숲길NGO단체가 모두 숲길 운영에 참여하고 ‘숲길운영위원회’를 통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양한 조직과 계층을 숲길사업의 구상과 계획단계부터 참여시켜 이들이 숲길조성과 운영의 주체가 되는 숲길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산림청은 숲길조성과 운영총괄, 울진군은 숲길과 연계되는 마을·화장실·주차장 등 기반시설 지원, NGO단체인 사단법인 울진숲길은 운영과 관리, 지역주민은 마을숲길운영위원회를 통해 다자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금강소나무숲길을 운영한다. 또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탐방객에게 민박과 도시락을 예약 주문 받는다. 민박과 도시락은 마을공동체로 운영돼 소득증대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 의식이 되살아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마을과 지역주민들은 금강소나무숲길에서 빠질수 없는 구성요소이고, 실질적인 주인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금강소나무숲길은 사람과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보호수(대왕 소나무 등 3본).
보호수(대왕 소나무 등 3본).

■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숲길 7구간 79.4Km
울진금강소나무숲길은 경북 울진군 북면과 금강송면일대 총 7개 구간(79.4Km)으로 조성된 국내 최대 금강소나무숲을 비롯해 보호수(대왕 소나무 등 3본), 보부상 유적, 화전민터 등 다양한 생활문화와 역사문화유적을 품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꼭 준비해야 할 것은 사전예약이다. 사전예약을 하지 않으면 탐방할 수 없으며, 특히 이곳은 금강소나무숲과 멸종위기 동식물보호를 위해 구간별 탐방인원을 하루 80명으로 제한하는 ‘예약탐방가이드제’를 운영하고 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 탐방코스는 1구간(보부상길), 2구간(한나무재길), 3구간(오백년소나무길), 3-1구간(화전민옛길), 4구간(대왕소나무길), 5구간(보부천길) 등이 있다. 

울진금강소나무숲길 보부상길은 1구간은 울진군 북면 두천1리 두천원숲길주차장에서 출발하며, 13.5Km 구간으로 7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림유전자 보호구역과 천영기념물인 산양(야생동물) 서식지가 포함돼 있고, 옛날 보부상들이 울진 흥부장에서부터 봉화, 영주, 안동 등 내륙지방으로 행상할 때 넘나들던 십이령(열두고개)중 네 고개가 있는 탐방로이다. 소광2리에서 마무리되는데 금강송펜션에 도착하면 주민들이 19여 년간 유기농으로 경작한 농산물로 마을에서 만든 막걸리와 안주를 맛볼 수 있다. 농산물과 기념품 구입도 가능하며 십이령주막에 하루 두 번 들어오는 버스를 타면 출발지인 두천1리마을까지 태워준다. 

금강소나무숲길 2구간인 한나무재길은 전곡리에서 시작, 쌍전리 산돌배나무, 한나무재를 거쳐 울진 서면 소광2리 금강송펜션마당까지 9.6Km 구간,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길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천연기념물 408호로 지정된 쌍전리 산돌배나무(수령 약 250년)가 있다. 옛날 보부상들이 내륙지방으로 소금, 미역, 어물 등을 짊어지고 넘나들던 십이령(열두고개)중 두 고개가 있는 탐방로다. 
 

금강소나무숲길 3-1구간인 화전민 옛길 안내판.

금강소나무숲길 제3구간인 오백년소나무길은 소강2리 펜션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왕복 16.7Km 구간으로 7시간 가량 소요된다. 생태경영림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최고의 금강송군락지를 볼 수 있는 탐방로이다, 왕복이지만 가는 길과 오는 길이 달라 중간에 나갈 수가 없다. 금강소나무숲길 3-1구간인 화전민 옛길은 소강2리 펜션에서 출발해 너삼밭과 옛 화전민 마을을 거쳐 돌아오는 왕복 9Km 구간으로 4시간이 소요된다. 숲길에서 가장 짧은 구간으로 과거 주민들이 이용하던 숲길로 금강소나무를 관람할 수 있는 구간이다. 

금강소나무숲길 4구간인 대왕소나무실은 솔평지 너삼밭에서 출발해 대왕소나무(수령 600년 추정)와 썩바골폭포 등을 거쳐 너삼밭으로 돌아오는 왕복 10.5Km 구간으로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정상에 대왕소나무가 있는 코스로 재가 있어 속도조절이 필요하며, 내려오는 길은 원시림이 잘 보존돼 계절별로 희귀한 식물을 볼 수 있는 코스다. 

마지막 금강소나무숲길 5구간인 보부천길은 두천2리~대왕소나부~샛재~바릿재를 거쳐 두2리까지 15Km 구간으로 7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대왕소나무까지 가려면 재가 높고 가파른 길이 있어 힘이 드는 구간이나 보부천 길을 따라 걸으면 금강소나무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돌아올 때는 내리막길이라 수월한 편이다.

한편 울진금강소나무숲길 가족탐방로는 5.3Km 구간으로 울진군 금강송면 대광천길 83 산림수련관에서 출발해 오백년소나무~못난이소나무~미인소나무~제2탐방로를 거쳐 산림수련관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아이들과 노인들도 산행이 가능한 가장 쉬운코스로 구성됐으며, 호흡기에 좋은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분비되는 곳이다. 이 코스는 원점회귀 코스로 숲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걷다보면 2시간에서 3시간 정도면 충분한 거리이다. 

일상으로 돌아가 삶이 힘들 때마다,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이 그리울 때마다, 솔향기 가득한 삶의 향기를 듬뿍듬뿍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 안내판.

<이 기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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