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용을 읽고서 책에 나오는 스프링벅들이 지금의 우리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더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친구들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공부하는 우리들과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요? 결국은 수능이라는 절벽에서 우르르 떨어져서 무작정 좀 더 좋은 대학으로 가기 위해 공부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스프링벅을 더 크게 확장시켜 보면 우리들의 인생과도 같아요. 남들보다 더 좋은 차를 타기 위해, 더 좋은 집에서 생활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 역시 스프링벅과 마찬가지로 죽음이라는 절벽에서 우르르 떨어져서 무작정 남들보다 앞에 서기 위해 앞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걸까요?
이 생각이 들고 나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남들보다 더 먼저 풀을 먹기 위해 계속 앞으로 달려갈 것인가 아니면 잠시 멈춰서 주위를 둘러볼 것인가. 한참을 생각하다가 잠시 달리는 것을 멈추어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멈추고 나서 보니 스프링벅들이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풀은 무리의 앞쪽이 아니더라도 무리의 옆에도 있었을 것 아니에요? 남들에게 뒤처진다 생각하고 자신이 먹을 풀이 줄어든다고만 생각하고 앞으로 달리기만 하다니… 그래서 저는 달리는 무리에서 빠져 나와 옆에 있는 풀들을 먹어보기로 했어요. 남들과 하지 않아본 경험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남들과 다른 길로 간다고 해서 그 길이 꼭 틀린 길만은 아니잖아요. 오히려 남들과 함께 갔을 때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방송반 활동도 시작하고, 홍주신문 기자활동도 도전해보고, 청소년 운영위원회의 임원으로도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남들보다 성적이 낮게 나오지는 않을까’, ‘저번 시험보다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아야 할 텐데’ 하며 공부만 했던 때랑은 다른 재미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죠. 뭐 그렇다고 해서 제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도 항상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새로운 사실을 또 하나 깨닫게 되었어요. 우리들이 잠시 멈춰 있더라도 우리가 밟고 있는 풀밭이 앞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처럼 우리를 앞으로 나가게 해주고 있다는 것이었죠. 우리가 생활하는 환경이 우리를 공부하게 함으로써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고 있던 것이었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잠시 달리는 것을 멈추고 주위를 한 번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인 동준이의 형인 성준이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다 아무런 재미와 행복을 느껴보지도 못한 채 결국 절벽에서 힘없이 떨어지는 일은 너무 슬프잖아요. 그렇지 않나요? 잠시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풀도 먹어보는 거에요.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리들이 계속 달리는 이유가 사실은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고 먼저 더 앞으로 가기 위해서 아니었던가요? 같은 거리를 갈 때에도 쉬지 않고 계속 달려가는 것보다는 가끔씩 쉬었다가 가는 것이 훨씬 쉽고 덜 힘들잖아요.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 기자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글을 쓰는 재미, 청소년 운영위원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만나면서 느끼는 행복들을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활동을 통해서 느껴보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니 책 속의 성준이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지 말고 동준이처럼 달리는 것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평소에는 눈치 채지 못했던 것들이 여러분들을 재미있게 해 줄 거예요. 어차피 한 번 왔다 가는 것인데 기왕이면 좀 더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