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5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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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5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다 -5
  • 태안신문, 뉴스서천, 홍주신문 연합취재단
  • 승인 2012.10.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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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사고 후 10여년 동안 암사망자 급증했다”

 

 

 

△ 2002년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기름유출 사고 당시 갈리시아 지방 기름제거 현장 모습


글 싣는 순서
1편- 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 5년의 빛과 그림자
2편- 여수 씨프린스호 사고와 GS칼텍스의 사회공헌사업
3편-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사고 현장을 가다①
4편-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사고 현장을 가다②
5편- 스페인 프레스티지호 사고 현장을 가다③ 
6편- 기름유출사고 5년, 삼성중공업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다


2002년 11월 스페인 서부해안에서 일어난 프레스티지호 침몰 기름유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한 연합취재단은 스페인 방문 3일째인 지난 9월 4일 스페인 서부해안과 북부해안을 낀 갈리시아 지방을 방문했다. 그 중심도시인 산티아고에서 지역의 시민단체들이 모인 ‘갈리시아생태연합’을 방문해 면담을 나누고 이튿날에는 사고 피해를 직접 당한 ‘리라’라는 마을의 어업조합을 방문해 사고 당시의 상황과 이후 정부의 대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편집자 주> 





갈리시아생태연합 미겔 파르테야스 사무국장
“맨손 기름 제거, 인체에 유해한지 아무도 몰랐다” 

 

 

 

 

 



‘갈리시아 생태연합’은 갈리시아에 있는 여러 그룹들이 모인 시민단체로 중앙의 환경단체와 연결이 돼있다. 이 단체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알렉산드 곤잘레스 씨를 만났다. 그는 “이 단체는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되는 단체로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으며 상근활동가도 없다”며 “회원들이 남는 시간을 활용해서 일을 하고 있다”고 단체를 소개했다.

이 단체에서 하고 있는 일은 갈리시아 지방의 환경을 위한 활동으로 주로 환경교육, 고발, 법적인 것에 대한 문제 등이다. 프레스티지호 사건 때 했던 활동에 대해 들어보았다.

“갈리시아 지방에 속한 바다는 선박들의 고속도로이다. 이전에도 작은 사고들이 자주 발생했지만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지침이 전혀 없었다. 참 아쉬운 점이다. 구조 요청을 받고도 어느 누구도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몰랐다. 지휘체계도 없었다. 누군가 책임을 지고 일할 수도 없었고 6일 동안 혼란만 야기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여기에서 촉발됐다”

프레스티지호에서 쏟아져 나온 기름은 수천 킬로에 달하는 갈리시아 지방의 해안선과 프랑스와 포르투칼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피해규모는 헤아릴 수 없었다. 갈리시아생태연합은 미숙한 대처와 거짓말까지 하는 정치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어부, 어업관련종사자, 각지에서 몰려드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사태 수습에 나섰다.

“기름띠가 몰려들 때 우리 단체에서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 주민들과 함께 모두 맨손으로 바닷가의 기름 제거에 나섰다. 그것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아무도 몰랐다. 이에 전문적인 검토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었고 2차적인 환경오염을 유발하기도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방안을 준비했다”

곤잘레스 씨는 프랑스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원 활동가들은 무슨 장비를 마련해야하는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대책을 세우고 이를 정부에 제시했다. 기름의 성분 조사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갈리시아 지방에는 3개의 대학이 있는데 해양 부분과 관련이 있는 학과가 있어 학계에서 인정을 받는 이들도 있었으나 그 사람들이 나설 자리가 없었다 한다. 정부에서 막는 인상도 있었다는 것이다. 생태연합에서는 이들과 지속적인 미팅을 갖고 조언을 들었다. 이를 언론을 통해 알렸다.

이들이 가장 염려했던 것은 자연 생태계 문제였다. 리아스식 해안으로 유명한 갈리시아 서부 해안은 환경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이곳을 청소하겠다고 정부는 건축회사를 고용했는데 이들은 시각적으로 깨끗하게만 하려고 했다. 청소를 위해 생태 보존지역에 길을 내기도 했다. 이런 일들을 고발하여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생태연합의 주요 활동이었다고 곤잘레스씨는 말했다.

“보존해야 할 생물자원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바위에 붙은 기름띠를 제거한다며 고압온수를 마구 분사했다. 이런 일들을 철저히 막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러한 생태연합의 활동으로 관련된 전문기관에서 사태를 파악하고 각 지역별로 복구 작업에 나서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보상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다. “정부가 마련한 보상체계라는 것은 한 마디로 항의를 잠재우기 위한 방편으로 흘렀다. 바다와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보상을 신청하기도 했다. 주로 어민들과 수산물 업자들에게 보상을 했는데 평소 자신이 일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돈을 받기도 했다. 보상과 관련된 정부의 대책은 실패작이다. 조건 없는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체계없이 사회적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보상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부실한 행정 처리에 시민들이 분노했고 젊은 층이 데모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정당별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에 바빴다”

현재 환경문제는 어떤 상태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조업 금지령을 내렸지만 큰 물고기가 잡히니까 ‘왜 이렇게 물고기가 크냐’면서 기름이 몰려오니까 좋다는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이는 기름에 오염된 물고기들이다. 이를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미생물과 조그마한 생물들이 줄어들게 되었고 나중에 먹이가 없어진 물고기들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갈리시아 해안은 철새들의 겨울 정착지이다. 수많은 새들이 영향을 받았다. 많은 종들이 사라져 갔다. 살아나는 것은 개체수가 많은 것이었고 멸종위기에 처한 것은 살 확률이 거의 없었다.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는 종들이 있다”

사건이 발생한지 10년이 돼가는 현재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를 잊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 때 일어났던 운동에 대해 연구가치가 있다. 모든 계층과 연령층이 참여해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발전했었다. 예술, 문학 분야에서도 참여했다. 이러한 힘들이 모여 정권교체도 이루었다. 사회, 자연, 환경적 연구가 계속 이어져야 한다”









리라지역어업조합 에밀리오 로우로 조합장 

“어부들, 협회 구성해 중앙정부 압박하고 나섰다” 

 

 

 

 

 

 



갈리시아의 서부 해안은 침강해안으로 해안선의 드나듦이 복잡해 ‘리아스식 해안’이란 이름을 낳게 했다. 스페인 최대의 기수역이 있는 지역으로 서유럽 최대의 황금어장이 이를 배후로 하고 있다. 리아 지방의 북쪽에 있는 ‘리라’라는 어촌을 방문했다. 인구 1000여명이 살고 있는 작은 포구 마을인데 경제 인구의 33%가 수산 관련 업종에 종사하며 포구에는 총 34척의 어선이 있고, 리라 어업조합에는 어부·수산물 판매업자 등 총 90여명이 조합원으로 있다.

어업조합 사무실은 두께 1.5m의 기름띠가 들이닥치던 방파제 위에 있다. 2002년 12월 1일 기름이 도착했다. 이 지역은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으로 8~9만 명의 자원활동가가 다녀 간 곳이라 한다. 조합장 까밀리오 로우로 씨를 조합 사무실에서 만나 면담을 했다.

“주요 어업은 문어, 거북이발 채취와 양식업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품질은 이미 최상급이다. 사고 직후 갈리시아 정부에서 보상을 해주었다. 선박의 톤수에 따라 작은 것은 1500유로, 큰 것은 5000유로까지 받았다. 또한 어민들에게는 월 1200유로씩 8개월 동안 지급했다”

사고를 겪으며 어부들은 협회를 구성해 중앙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선박 회사는 이미 없어졌고 선장은 죄가 없다. 우린 관여 않겠다. 정부가 나서서 IOPC에 소송을 제기하고 보상을 받아내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어민 너희들이 당사자에게 알아서 소송을 제기하라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스페인 정부와 갈리시아 지방정부는 국민들의 시위 등을 두려워 해 즉각 보상에 나선 것이다. 어민들은 이같은 정부의 보상에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보상 체계에서 밀려난 수산물 유통 쪽에 종사하던 사람들 일부는 아직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바다 환경이 얼마나 복구됐는지 물어보았다. “당시 유출된 기름은 시각적으로는 복구된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량이 모래사장 아래로 침투해 들어갔다. 그런데 이것이 수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과학적인 연구가 없다. 꼬끼나(조개 종류) 종류가 많이 잡혀 생계에 도움이 됐는데 현재 나타나지 않고 있다. 카마론(작은 새우 종류)의 생산이 급감했다”

사고 이후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리아지방에서 암사망자가 급증했다. 산티아고에 있는 한 여교수가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이곳을 자주 방문했다고 한다. 스페인 국영방송에서는 주민들의 건강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으나 불방이 됐다고 한다.

사고가 수습돼 가며 어민들은 회의를 거쳐 ‘해양보존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에 라꼬냐 대학 연구진이 동참했다. 정부는 이를 받아들여 해양보존지역으로 지정해 2007년도부터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고 있다.

“해양보존지역으로 지정이 되면 정부의 지원이 뒤따르고 이곳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다른 항구의 배들도 이곳에서 활동해 이곳 리라의 포구는 이후 어선이 더 늘어났다”

또한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 연령대별로 나누어 실시하며 교실과 현장에서 진행한다. 또한 지역 학교와 협약을 맺고 교육을 실시하며 타 지역은 신청을 받아 비용을 받고 진행하는데 환경오염 및 환경보전과 관련 전반적인 교육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마을을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유통의 개선, 자원의 확충, 전통적인 문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마르 데 리라(리라의 바다)’는 계획을 갈리시아 지방정부와 함께 세워 이를 추진해 나갔다. 주민들이 앞장선 이러한 활동과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 유럽 전 지역에서 이 지역의 인지도가 높아져 ‘리라’라는 브랜드 가치가 상승돼 사고 이후 오히려 상황은 반전되었다고 조합장 로우로 씨는 전했다. 리라에서는 사고 10주년을 맞아 당시를 상기하자는 취지로 오는 12월 6~8일에 연구발표, 각종 문화행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취재는 충청남도지역언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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