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화재 빈틈, 70m 굴절차로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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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화재 빈틈, 70m 굴절차로 메운다
  • 한기원 기자
  • 승인 2026.01.01 06:47
  • 호수 923호 (2026년 01월 01일)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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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화재가 남긴 과제… 장비 확충으로 이어져
도의회 문제 제기·도 예산 반영, 재난 대응 전환점

[홍주일보 홍성=한기원 기자] 고층 화재 현장에서 ‘닿지 못했던 사다리’의 한계가 마침내 해소됐다. 

홍주신문(2024년 6월 13일자) 3면 <홍성에 70m 굴절사다리차 생긴다>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홍성소방서가 70m급 굴절차를 도입하며 고층 재난 대응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해당 장비는 최대 70m까지 전개가 가능해 고층 건축물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효과적인 장비로, 기존에 운용하던 사다리차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상층부 대응이 가능해졌다.

이번 장비 도입은 과거 화재 현장에서 드러난 구조적 한계가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2024년 5월, 홍성읍 소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13층에서 시작된 불이 14층과 15층까지 번지며 진화 작업이 장시간 이어졌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당시 현장에서는 보유 장비의 전개 높이 한계로 상층부 접근과 대응에 어려움을 겪은 점이 지적됐다.

이 사고를 계기로 고층 주거시설 증가 속도를 소방 장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소방 현장과 지역사회 전반에서 제기됐다. 특히 20층 이상 고층 아파트가 빠르게 늘고 있는 내포신도시의 경우, 유사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기 대응에 구조적 한계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다.

이후 지역구 의원들이 힘을 실었다. 김은미 홍성군의회 의원은 본지 기고문을 통해 70m 이상 고가사다리 도입을 주장했고, 이상근 충남도의회 의원은 도의회 차원에서 고층 화재 대응 장비 확충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거론하며, ‘사고 이후의 수습이 아니라 사고를 전제로 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충남도와 충남소방본부의 공감대를 얻었고, 예산 협의를 거쳐 고층 화재 대응을 위한 특수 장비 확충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70m 굴절차가 홍성소방서에 배치됐다. 이번 굴절차 도입은 한 차례의 화재 경험을 계기로, 고층 건축물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재난 대응 체계를 발 빠르게 보완한 조치로 의미를 갖는다.

현재 홍성소방서는 △굴절차 조작 숙달 훈련 △고층 화재 상황을 가정한 실전 대응 훈련 △인명 구조 및 화재 진압 전술 훈련 등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실제 고층 건축물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훈련을 진행해 대원들의 장비 운용 능력과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굴절차 특성상 전개 과정에서의 안전 확보가 중요한 만큼, 대원 간 역할 분담과 협업 체계 점검, 안전 수칙 숙지도 함께 강화하고 있다. 단순히 ‘높이 닿는 장비’가 아니라,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장비로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구룡119안전센터 장학수 센터장은 “이번에 도입된 70m 굴절차는 고층 재난 대응의 핵심 장비인 만큼 반복 훈련을 통해 언제든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훈련과 장비 관리로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재난 대응 역량을 갖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굴절차 도입으로 고층 아파트가 밀집한 내포신도시는 물론 홍성과 예산 지역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도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 범위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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