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바른 길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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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바른 길은 어둠 속에서 빛난다
  • 구재기
  • 승인 2013.06.14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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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려거나
내려가려거나
모두 다 한 길이다
짧거나 길거나 넓거나 좁거나
모두 다 어엿한 한길이다
표지판도 없이 꿰뚫어
지혜와 혈액으로 흘러온
너른고을[洪州]의 함성,
그 소리 없는 6년의 시간
바른 길은 항상
어둠 속에서만 빛난다

한 발자국씩 내딛으며
너와 내가 꽃피울 수 있도록
하나의 길, 그 길 위에
매일매일 가득한 빛으로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 왔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다니기를 바란다면
산 중턱 가파른 곳도
디디면 무너질 모래언덕도
발목 잡는 너른 들녘 진흙벌도
오직 하나의 길, 어둠 속에서
빛을 모아 예까지 달려왔다

멈춰 설 수도
주저앉아 쉴 수도
마구 휘저어 다닐 수는 없다
조근조근 펜을 갈며 닦아가며
천천히 발걸음을 해야 한다
먼 곳은 가까운 데에서
높은 곳은 낮은 데에서
바른 길은 언제나
어두운 세상에서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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