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먹여살리는 마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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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먹여살리는 마을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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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0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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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전북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 도계마을

 

▲ 도계마을 주민들이 두부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김치와 두부판매로 마을에서는 연간 3억여원을 벌어들이고 있다.


"농촌활력 우리손으로"… 행복마을 만들기 한마음 

전자상거래 정보화마을로 출발
안행부 선정 우수마을기업 우뚝
상황버섯김치 등 매출 4억 목표 


최근 사회적경제가 움트는 조짐은 마을과 지역 살리기 운동에서 감지되고 있다. 자본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경제, 호혜와 연대로 움직이는 사회적 경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마을 또는 지역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없다는 필요성이 마을 만들기에 불을 지피고 있다. 마을 만들기 대표 사례 중 하나가 '마을기업'이다. 마을 공동체에 기반을 둔 기업 활동, 다시 말해 '주민들이 지역 공동체 자원을 활용해 경제조직 형태, 즉 마을단위 기업을 만들어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활동'이다. 지역을 꾸리는 최소단위, 마을과 주민들이 원활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더불어 사는 지역을 이루고 나아가 선순환 구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마을기업에 대해 알아본다.

대도시부터 농촌까지 시나브로 확산되고 있는 마을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간중리 '도계마을'(이장 이일구)을 꼽을 수 있다. 전주시에서 10분, 완주 나들목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을 정도로 편리한 입지조건을 가진 도계마을은 주민이 직접 재배한 배추·콩·상황버섯 등을 활용해 체험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가공·판매로 주민 소득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이를 통해 고령화로 활기를 잃어가는 농촌 마을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3월 마을기업으로 지정됐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우수마을기업으로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특히 마을기업 신청에 앞서 영농법인 설립 시 전체 57가구 중 50가구가 참여할 정도로 마을기업 운영에 주민의 참여도가 높은 곳이다. 도계마을의 주력사업은 항암효과가 뛰어난 상황버섯을 우린 육수를 넣어 만든 기능성 김치와 우리 콩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만든 두부 등을 제조·판매하는 것이다. 김치와 두부 만들기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로컬푸드 꾸러미, KCC전주공장 등 지역 내 협력 업체와 파트너십을 형성해 안정적으로 상품을 납품, 월평균 16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13명의 주민들이 일자리를 제공받고 있다. 때에 따라서 더 많은 인원이 일자리를 제공받기도 한다. 이외에도 도계마을에서는 자식과 떨어져 생활하는 노인들의 생일상을 주민들이 대신 차려주고, 결연회사인 세탁공장을 통해 노인이 하기 힘든 이불빨래 등을 대신 해 주기도 한다. '농촌을 활성화시키고 마을 노인복지는 주민스스로 해결하자'라며 처음 뜻을 모았던 그대로를 실천해 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전국 50여 개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다녀가는 곳이 됐다.

현재 우수마을기업으로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다녀가는 곳이 됐지만 처음은 정보화마을부터 시작했다. 2003년이었고, 인근 지역인 원간중 2개 마을과 함께 '봉서골마을'이라는 이름으로다. 당시 화훼·유기농야채·상황버섯 등 3개 작목반이 운영됐는데, 전자상거래를 통해 농가소득향상은 물론 도농격차를 해소하자는 취지로 정보화시범마을 운영을 시작했던 것이다. 도계마을은 또 2011년도에 선도정보화마을로 선정 5000만원을 지원받았고 66㎡ 규모로 두부체험장을 지었다. 이에 앞서 마을 자체로 330여㎡ 규모의 땅을 구입했다. 마을기업 선정전인 2011년도 도계마을이 김치와 두부 판매, 또 체험객 유치로 올린 매출은 약 8000만원 정도였다. 이에 마을에서는 마을기업 선정 후인 2012년도에는 두 배 정도인 1억5000만원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그해 마을 총 매출은 3억 20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마을에서는 총 수익금 중 10%는 법정적립금으로, 또 10% 일반적립금으로 마을에 적립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참여한 주민들에게 나눠준다.

"한해에 마을에서 사용하는 콩이 약 25t 정도인 것 같아요. 수확할 때 한꺼번에 사야하죠. 이럴 때 적립금을 사용합니다. 올부터는 적립금을 복지사업에 많이 사용해 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자녀들은 외지에 있고 홀로 마을에서 생활하는 80세 이상 어른들의 생신상을 차려드렸어요. 한 분 생신상을 차리는 데 30만원 정도면 되더군요.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거예요. 자녀들도 고향에 감사하고 좋아하더군요. 마을에 있는 공장 등이 표면상으로 보기에 크거나 화려하지 않아요. 하지만 저희들은 내실을 튼튼히 하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운영해 갈 것이고요."

 

 

 

 

 

 

 

 



"자부심 갖고 정성담은 제품 생산" 

이일구 도계마을 이장 


도계마을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은 현재 13명 정도다. 상근과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인원이다. 물론 아르바이트 숫자는 때마다 변동사항이 있다. "2012년도 총 매출액 3억2000만원 중 인건비는 약 5000만원 정도였어요. 올해 인건비는 연말이 돼 봐야하고요. 김치는 계절식품이라서 주문량에 따라 일하시는 분들의 숫자도 늘고 줄고 합니다. 하지만 두부는 매일 새벽 5시부터 12시까지 작업을 해요. 완주군 로컬매장 1호점이 용진농협에 있고 주변 농민들이 생산한 약 300여 가지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어요. 그곳에 우리 두부와 김치 등 제품도 납품하고 직거래도 합니다. 체험장도 운영하고요. 그렇다보니 일손이 많이 필요해요. 100% 우리 콩으로 두부를 만들고 김치도 조미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성껏 만들어요. 그래서 고객들께서 찾아주시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자부심을 갖고 제품을 만들고 고객들을 만나겠습니다."

도계마을에서는 김치와 두부 외에 누룽지도 판매한다. 2004년부터로, 2009년도 전자상거래 최다 판매 물건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도 꾸준하다. "마을 주민들께서 개별적으로 누룽지를 만들어 오시고 법인이 위탁 판매해 드리고 있어요. 우리 마을처럼 투자 대비 수익이 많이 난 곳은 드물다고 해요. 그래서 우수마을기업이 됐고요. 김치공장 반자동화 설비까지는 끝마쳤고, 올해는 해썹 시설을 갖추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야 학교 등 납품처를 조금 더 늘려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사업을 너무 키우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을단위 사업이 너무 커지다보면 문제가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대부분의 농민들은 농산물 생산에 앞서 판로문제를 걱정하지만, 용진면은 그럴 걱정이 없단다. 완주군 로컬푸드 매장 1호점이 가까이에 있고 김치나 두부 등 가공식품을 비롯해 주민들이 생산하는 농산물 모두가 납품 몇 시간 만에 동이 나기 때문이다. 그 만큼 품질관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밀려오는 수입 농산물과 경쟁해 이기려면 로컬푸드 만이 살길 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적극 찾아서 해 드리려고 합니다."

일하느라 나이가 드는 것도 모르겠다는 이일구 이장은 "리더는 고독한 것 같다"고 말한다.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그만두려고도 해봤다"고도 덧붙인다. 그리고 "모든 일이 외부에서 볼 때는 쉬워 보이지만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선두에서 지휘해야 하는 사람은 더욱 더 힘들고요"라며 고충을 전했다. 그는 마을기업이 잘 운영되려면, 리더의 의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재차 설명한다. 물론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줘야 한다고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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