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바다 품은 관음의 미소… ‘삶의 여유’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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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품은 관음의 미소… ‘삶의 여유’ 찾다
  • 이병헌<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4.02.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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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낙산사

 

▲ 홍련암

 

 

2005년 화재로 보물 등 불 타
화마 상처 씻고 아름답게 재건
일출 명소 의상대서 풍광 만끽
다래현서 차 마시며‘힐링 필링’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재가 화마에 의해 피해를 입어 가슴 아프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숭례문이나 범어사에 불이 나서 문화재가 불타는 피해를 입었는데, 2005년 4월 5일에 발생한 낙산사의 화재는 국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었다. 불이 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낙산사는 아픈 기억을 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복원이 되어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낙산사는 정문과 후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는데 후문의 접근성이 더 좋다. 후문을 통해서 입장하면 바다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모습을 보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바닷가 언덕 위에 서 있는 의상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와 반가움을 전해준다. 잠시 앞으로 가면 왼쪽에 의상기념관이 있고 오른쪽으로 불교용품과 차를 파는 다래현이 있는데 의상기념관에 먼저 들려보는 것이 좋다. 의상기념관에는 의상대사의 진영과 일대기를 재현한 8폭의 불화, 그의 저술의 핵심인 ‘화엄일승법계도’와 백화도량 발원문을 담은 10폭의 병풍, 각종 서적과 논문을 전시하여 의상대사를 좀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2005년 식목일에 난 불로 녹아내린 동종이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 의상대


이곳을 돌아본 다음에 오른쪽으로 잠시 가면 의상대를 만날 수 있다. 몇 년 전에 보수공사가 끝나 새롭게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의상대는 홍련암으로 가는 언덕에 있다. 동해를 바라보는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일출이 참 아름답다. 이곳은 의상이 낙산사를 창건할 때 머무르면서 좌선하였던 곳으로 1925년 이곳에 한 정자를 짓고 의상대라 하였다. 육각으로 만들어진 정자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시원한 풍경이 느껴진다. 바로 앞에는 시비가 있어 음미해 보았다. 이곳은 예로부터 시인 묵객이 즐겨 찾았다고 한다.
의상대에서 북쪽으로 300m 정도 가면 만날 수 있는 홍련암. 문무왕 12년(672년) 의상이 관음보살의 진신을 친견하고 대나무가 솟은 곳에 지은 불전이라 하기도 하고 의상이 이곳을 참배할 때 푸른 새를 만났는데 새가 석굴 속으로 자취를 감추자 이상히 여겨 굴 앞에서 밤낮으로 7일 동안 기도를 한 후 바다 위에 홍련(紅蓮)이 솟아 그 가운데 관음보살이 현신하였으므로 이 암자 이름을 홍련암이라 하였다고 전한다. 홍련암 암자의 법당 마루 밑을 통하여 출렁이는 바닷물을 볼 수 있도록 지어졌는데 의상에게 여의주를 바친 용이 불법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하여 지어졌다는 말도 있다.
화재로 많은 나무들이 타 버렸지만 지금은 산에 나무가 많이 자라서 상처를 잊게 해주고 있다. 낙산사에서 의상대와 홍련암을 돌아본 후에 보타락과 지장전을 지나 해수관음상으로 올라가다가 길에 있는 보물 1723호로 지정된 해수관음사리탑비를 만날 수 있다. 1692년 비구 석겸등이 큰 뜻을 세우고 조성된 사리탑인데 1673년 홍련암 불상에 금칠을 다시 할 때 주변에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하더니 공중에서 사리가 탁상위로 떨어져 이를 봉안하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탑은 팔각원당형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탑신과 상륜은 원구형이다.

 

 

 

▲ 해수 관음상

잠시 언덕 위로 올라가면 해수 관음상을 만나게 되는데 높이 서서 동해를 바라보는 모습이 시원하다. 이곳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해수욕장의 풍경이 참 아름답다. 이곳을 돌아 본 다음에 천천히 원통보전으로 향하는 길에 상처를 가진 숲에 소나무가 많이 자라 향기를 내어주고 있다.
낙산사는 3대 관음기도도량 가운데 하나이며 관동팔경의 하나로 잘 알려져 있는데 많은 문화재가 있다.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한 낙산사 20여 채의 건물 가운데 대웅전과 보타전, 원통보전과 이를 에워싸고 있는 낙산사 특유의 화강암이 동그랗게 박힌 담(垣墻) 즉 시도유형문화재 34호도 그을리고 시도유형문화재 33호인 홍예문, 요사채 등 목조 건물과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등 대부분이 불에 타고 녹아 버렸고 지금은 기념관에 보관되어있다.
천천히 걸어서 원통보전에 닿으면 아름다운 모습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원통보전 바로 앞에는 보물 499호인 7층 석탑이 있는데 탑돌이 하는 여행자의 모습이 아름답다.
이 건물 안에 모셔져 있던 건칠 관음보살좌상(보물 1362호)은 불이 번지자 승려들이 안전한 곳으로 옮겨 구사일생으로 화를 면했다고 한다. 원통보전을 에워싸고 있는 담장 및 홍예문 등이 남아 있어 아쉬움을 달래준다.
이 절의 창건과 관련하여 전하는 이야기가 있다. 의상이 관음보살을 만나기 위하여 낙산사 동쪽 벼랑에서 27일 동안 기도를 올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여 바다에 투신하려 하였다. 이때 바닷가 굴속에서 희미하게 관음보살이 나타나 여의주와 수정염주(水晶念珠)를 건네주면서 ‘나의 전신(前身)은 볼 수 없으나 산 위로 수백 걸음 올라가면 두 그루의 대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곳으로 가보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는데 그곳이 바로 지금의 원통보전의 자리라고 한다.
낙산사는 큰 절집이다. 한 바퀴 돌아보면서 아름다운 바다와 문화재를 만나면 스르르 힐링이 되고 있음을

 

▲ 낙산사 7층 석탑

발견할 수 있다. /이병헌<네이버 여행부문 파워블로거>

여행 tip 

낙산사 내에서 무료로 국수를 먹을 수 있다. 낙산사를 돌아본 후에 후문 쪽으로 내려오다 의상기념관 근처에 공양실이 있는데 이곳에서 낙산사를 찾는 사람들에게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국수를 제공해 준다. 여행의 여유로움으로 국수공양을 즐길 수 있는데 국수를 먹은 후에는 자신이 설거지를 해야 한다. 의상기념관 앞에 다래현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불교용품을 팔고 차를 마실 수 있다.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는 것도 좋다. 공용주차장에는 무료로 주차할 수 있으며 낙산사 가까이 주차하고 싶으면 후문 입구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요금은 3000원이고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그리고 어린이는 1000원이다.
□ 주변관광지
낙산사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오산리 선사유적박물관, 하조대, 죽도정, 휴휴암과 남애항을 돌아볼 수 있다. 하나 하나 멋진 관광지이니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다.
□ 낙산사
주소 :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
전화 : 033-672-2447
홈페이지 : http://www.naksansa.or.kr/
□ 가는 길
홍성-홍성IC-서해안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동해고속도로-하조대IC-속초방면-동해대로-낙산대로-낙산사(약 4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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