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그들에겐 돈을, 99%의 우리에겐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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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그들에겐 돈을, 99%의 우리에겐 생명을!
  • 강국주 <의료민영화반대 홍성대책위 ·녹색당 충남도
  • 승인 2014.07.2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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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2)

돈 때문에 무리한 운행을 강행했고, 돈 때문에 화물을 더 많이 실었고, 돈 때문에 비정규직 선장과 선원을 고용해 배를 몰게 했고, 돈 때문에 안전 점검의 규제 장치를 완화했다. 그 결과 우리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배는 침몰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돈이 모든 것인 줄 알고 살았다. 정확히 말하면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에 의해 그렇게 살라고 길들여져왔다. 그랬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한국 사회가 더 발전해야 한다고, 정말 믿었다. 그리고 그 믿음 아래 몸이 부셔져라 일해왔다. 그런데 거짓말이었다.

돈이면 다 되는 게 맞는 말이긴 한데, ‘나’한테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었다. 왜냐하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우리 사회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나’는 돈을 더 이상 벌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이면 다 되는 사회’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그 사람은 애초부터 정해져 있었다. 이른바 재벌이라고 불리는 이들이다. 꼭 재벌이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 상위 1%에 속한다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 사람들은 ‘돈이면 다 되는 사회’를 말 그대로 누릴 수 있다. 그리고 누리고 있다. 하지만 99%에 속하는 ‘나’는 절대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절대 다수의 ‘나’와 함께 손을 잡고 함께 갈 수밖에 없다.

1%의 그들이 규제를 완화하려 할 때, 안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된다고 함께 외치고, 1%의 그들이 민영화(=사익화)를 주장할 때, 공공의 이익을 위해 민영화를 해서는 안된다고 함께 외치고, 1%의 그들이 국가기간사업이니 뭐니 하면서 괴상한 철탑인 송전탑을 세우려 할 때, 한평생 살아온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어르신들의 손을 함께 잡아 드리고, 1%의 그들이 기업의 경쟁력 운운하며 구조조정을 남발할 때, 함부로 해고할 수 없도록 노동자와 함께 싸우고, 1%의 그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고 겁박하며 자기 기득권을 지키려 할 때, 참된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권을 가진 특별법 제정 유가족 서명 운동에 함께 동참하고…. 이 길밖에 없다. 1%의 그들이 원하는 사회, 모든 다른 가치보다 돈이 우선시되는 사회를 막아내는 길은 정말 이것밖에 없다.

1%의 그들 역시 어쩔 수 없긴 하다. 생명과 안전을 생각해서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많은 돈을 벌지 못하면 1%의 그들 가운데 누군가는, 어느 순간 99%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어쩌면 우리보다 그들이 더 절박한지도 모른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돈을 더 벌어야 한다, 1%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전과 생명을 무시하는 규제 완화,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해고의 남발, 한평생 일궈온 터전을 아무렇지도 않게 강탈하는 송전탑 공사, 수만년을 이어져온 강물을 하루아침에 망가뜨린 4대강 공사, 수명이 다 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노후한 원전을 계속 연장 가동하는 일 등등, 어쩌면 이 모든 어처구니없는 일 또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인지 모른다.

적어도 1%의 그들에게는. 하여 이제 돈이 모두인 1%의 그들과 돈보다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99%의 우리는 다른 선택과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모든 민영화는 돈이 모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일어난다. 돈이 모든 것인 사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1%의 그들의 가치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걸 믿는 이들을 선택할지는 결국 99%의 우리에게 달렸다. 돈이 모든 것이라고 믿는 1%의 그들은, 돈 때문에 병원을 민영화하고 돈 때문에 철도를 민영화하고 돈 때문에 도로를 민영화고 돈 때문에 물을 민영화하고 돈 때문에 배움을 민영화하고 돈 때문에 노동을 민영화하고 돈 때문에 나라마저 민영화하려 한다. 그렇게 얼마 남지 않은 공공의 것들이 민영화되고 나면, 돈 때문에 사랑도 민영화될 것이고 돈 때문에 우정도 민영화될 것이고 돈 때문에 가족도 민영화될 것이고 마지막에는 돈 때문에 하느님마저 민영화되고 말 것이다, 물론 대통령은 벌써 민영화돼 있을 것은 자명한 일이고. 어쨌든 선택은, 결코 1%의 그들이 될 수 없는 절대 다수 99%인 ‘내’가 결정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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