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군에 정조준 ‘경고’… 간부공무원 자질 질타
상태바
의회, 군에 정조준 ‘경고’… 간부공무원 자질 질타
  • 주향 편집국장
  • 승인 2014.11.07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성군의회, 현주소를 짚다

지난 3일 제223회 임시회에서 '제6기 지역보건의료계(안)'을 의결했다.

군의회가 집행부인 군을 겨냥해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그동안 각종 업무보고 청취와 행정사무감사 시 의회를 대하는 간부공무원들의 불손한 태도와 업무파악 미숙, 의원요청 자료지연 등으로 인한 내적갈등이 급기야 곪아 터진 것이다.

지난 3일 열린 제223회 임시회에서 이병국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그간 보여 온 간부공무원들의 업무처리 모습과 의회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강도 높게 지적하며 “10만 군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업신여기고 군민을 경시하는 행위”라며 작심한 듯 질책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행정사무감사, 업무보고청취, 의원간담회, 군정질문 등 많은 공식석상에서 집행부의 업무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개선하여 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며 군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했다.

또 이 의원은 “의원들의 지적사항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고 처리하고 있는지 그 조치결과를 의회에 반드시 보고해 줄 것”을 재차 요구했다.

5분 발언 중인 이병국 의원.

원포인트 의회 3차례나 열려
의회와 군의 갈등의 도화선이 시작된 것은 개원 이후 열린 첫 행정사무감사에서 였다. 당시 일부 실·과장들의 불성실한 수감태도가 도마 위에 오르며 의원들과의 갈등의 불씨가 촉발 된 것. 게다가 이번 임시회에 상정된 ‘제6기 지역보건의료계획(안)’ 등 사전에 심의를 받아야 하는 중요 업무에 대해서 군이 뒤늦게 의회에 안건을 제출하며 원 포인트 의회를 벌써 3차례나 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자체가 해당 실·과의 주요업무를 긴박하게 단독 안건으로 제출해 심의 처리하는 경우는 그리 흔치않은 일이다. 그것도 개원 4개월여 만에 벌써 3차례나 반복되면서 급기야 군의회가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의원은 “군수를 보필하는 보좌기관의 책임자로서 업무처리에 한 치의 오차가 있어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은 아마추어에 머물고 있다”며 간부공무원의 자질을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이상근 의장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의장은 “해당실과에서 그것도 민생현안과 관련된 주요업무에 대해 사전에 철저한 준비도 없이 촉박해서야 안건을 의회에 제출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집행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날 임시회 본회의장에는 김석환 군수가 배석했는데 이병국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자리를 떠나 집행부를 겨냥한 의원들의 질책을 무색케 했다.

김덕배 총무위원장이 심사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의회-군, 균형의 추 기울다
제7대 군의회는 태생부터 집행부 견제의 한계를 갖고 출발했다. 10명중 9명이 새누리당 의원인데다 재선에 성공한 김석환 군수도 같은 당 출신이기 때문이다. 의회 본연의 역할인 집행부 견제와 감시를 초당적으로 할 수 있겠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상근 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늘 손 사례를 쳐왔다.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 이였다. 하지만 우려는 그대로 현실로 나타났다. 출범 초기부터 의회-집행부 간의 균형의 추가 한쪽으로 너무 기울여져 버린 것이다. 지역의 모 인사는 “지역이나 의회와 관련된 현안이 생길 때 마다 군수와 일일이 상의해 처리하는 의원도 있다”며 “이래서야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냐”며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이러한 기류는 첫 행정사무감사에 임하는 실·과장들의 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의원들의 질문이나 지적에 대해 몇몇 실·과장들은 훈계조로 말하거나 건성으로 대답하기 일쑤였고 또 비아냥거리거나 고성이 오가기도 해 의원들을 당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이미 집행부에게는 만만한 의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국외연수에 대한 보고를 하는 황현동 의원.

의정활동엔 연습 없다… 4년 공과 부메랑
이제라도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스로 능력 쌓기를 위한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선결과제다. 이상근 의장이 주장하는 공부하는 의회, 연구하는 의회상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주민들은 말뿐이 아닌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겨달라는 것이다.

내년도 군 예산안을 심사하는 정례회 개회가 이제 한 달여 남짓 남았다. 4500여억 원이 넘는 군 살림살이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여 지는지 혈세낭비 사례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1년 의정활동 기간 중 예산안을 심사하는 이번 정례회를 계기로 실추된 군의회의 위상을 바로세워야 한다는 여론이다.

지방의회가 출범한지 23년, 청년의 나이를 맞았다. 하지만 의회 무용론까지 제기되며 아직까지도 설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를 전공한 모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의원들의 의정활동에는 연습이 없다”고 한다.

“초선이라는 이유로 의정활동의 질이 떨어진다면 주민들은 결코 새로운 일꾼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30년 행정의 달인들을 상대할 의회의 견제카드는 바로 10명의 의원 자신들이며 의정활동의 공과는 앞으로 4년간의 걸쳐 군민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

대만연수 보고회… 벤치마킹사례 군정접목
임시회 폐회 후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다녀온 대만 국외여수에 대한 보고회를 가졌다. 브리핑에 나선 황현동 의원은 “타이페이시 의회, 신베이시 의회, 소방방재교육관, 쓰레기소각장, 경로당 등을 벤치마킹하고 우리군 여건에 맞는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상근 의장은 “연수 전에 협의를 거쳐 일정과 대상지를 선정하고 군민에게 공개했다”며 연수성과에 대한 보고회를 개최해 혹여 관광성 외유논란에 대한 의혹을 불식 시키고 벤치마킹 사례를 군정에 접목시켜 나아갈 것”임을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