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부흥군사 엮어 사람들에게 알리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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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부흥군사 엮어 사람들에게 알리고파”
  • 정수연<내포문화숲길 교육팀장>
  • 승인 2014.11.2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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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 담긴 이야기<4>

살아있는 스토리, 향토사학자 복익채 선생과의 만남

향토사학자 복익채 선생님.

(사)내포문화숲길은 충남 서산시와 당진시 그리고 예산군, 홍성군 이렇게 네 개의 시 군이 이어진 길이다. 길은 다시 각 구간의 지리적, 역사적 의미를 되살려 원효깨달음길, 천주교순례길, 역사인물 ‘동학’길, 백제부흥군길로 나뉘어져 있는데, 홍성의 경우에는 원효깨달음길만 제외한 나머지 테마의 길들이 모두 조성되어 있다. 그 중 장곡면과 광천읍 오서산을 주로 통하는 백제부흥군길, 이 길은 홍성에서 매우 중요하고 중심이 되는 구간인데 이 테마의 길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향토사학자 복익채(76) 선생이다.

“나라가 망했어요. 하루아침에 말이죠. 백성들은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고자 운동을 벌입니다. 무려 3년하고 4개월씩이나, 그게 바로 백제부흥운동이거든요. 백제부흥운동의 주요 활동본부는 주류성이었습니다. 헌데 문제는 아직까지도 ‘주류성은 여기다’ 하는 뚜렷한 증거를 가진 가설이 없어요. 왜냐하면 그 때는 글이 없었던 지라 주류성이 어디인지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말이죠. 일찍이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주장에 의하면요. 여기 홍성 일대가 주류성지였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주류성, 역사 속에서 백제부흥군의 수도역할을 했던 곳으로 대흥에 있는 임존성과 더불어 백제부흥군의 최후의 보류였던 곳이다. 이 주류성에 대한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쏟아져 나오는 선생의 해박한 지식과 방대한 자료가 그저 놀랍다.

또 팔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통해 향토사학자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진다. 향토사에 대한 선생의 열정은 단지 개인적인 취미활동을 떠나 많은 결과물을 가져왔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장곡면에 위치한 (주류성으로 추측되는) 석성산성의 지표조사결과와 지역의 다양한 위령제, 추모제이다.


                                      선생의 열정을 보여주는 작업공간과 자료들.

“실제로 고산자 김정호 선생의 주장이 있었어도 주류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적었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에 임존성에서 열리는 백제부흥운동 시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위령제가 열렸죠. 이 위령제를 통해서 군수까지 오고 하니 그 때 만큼은 사람들이 그나마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해서 여기 장곡에 있는 석성산성에서도 위령제를 지내고자 추진하는 되었습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지표조사도 이루어지게 된 것이죠. 헌데 이 지표조사를 통해 정말 큰 성과를 봤습니다.

여기 홍성에서만 (주류성이라고 추측하는 설이 있는)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백제시대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와편이었는데 그 때 제가 느낀 성취감이야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석성산성 내 건물터와 설명 안내문.

홍성군(상명대학교 박물관)에서 석성산성에 대한 지표조사를 바탕으로 두 차례의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이 건물지를 발견하게 됨으로써 주류성 문제 해결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총 면적이 395.096㎡에 달하는 이 건물지는 백제시대 왕성지를 제외한 산성 지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큰 규모이다.

이 건물은 안전과 방어에 중점을 두어 설계한 2층 이상의 다층 건물로 추정할 수 있어 성의 정청이나 지휘소 및 주요 군사시설로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건물지에서 양질기와와 함께 삼국시기나 백제시대의 고지명이 새겨진 명문기와 등이 다량 출토되어 석성산성의 축조시기와 역할을 고증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집안사 연구로 시작된
향토사학자의 길
어찌 이렇게 향토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하여 물으니 시작은 개인적인 집안사를 정리하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홍성에서 태어나 내내 홍성을 떠난 적 없는 선생은 면천 복씨로 고려 개국공신이기도 한 복지겸의 후손이다.

공직에 몸담고 있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시조 복지겸 선생에 대한 학술자료를 정리할 때 참여한 것을 계기로 그 뒤 꾸준히 이 방면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 이후 홍성문화원에서 만드는 책 작업에 참여를 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크고 작은 향토자료를 연구하였다고 하는데 그 양이 실로 방대하여 이를 정리하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사실 이러한 제 활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뭐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저 제가 스스로 가지는 성취감과 사명감이 전부이지요. 헌데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더 이 일이 중요합니다. 가면 갈수록 이러한 연구를 하겠다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지니까요. 어려움이요? 있지요.

특히 나이가 드니 컴퓨터 작업 하나도 젊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막내 사위가 고맙죠.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에서의 그 지역이 가진 전통과 역사를 기록하는 일이 후대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그래서 제 남은 여생 특히 백제부흥군이 이 지역에서 어떤 의미였는지를 더 연구하고 싶습니다. 내포문화숲길도 그래서 중요하고요. 이 내용을 재미있게 엮어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알리고 싶습니다” 지역의 이야기들을 기록하는 것, 특히나 이미 많은 것들이 사라져버린 농촌사회, 이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줘야 할까? 그 답을 찾는 데 선생의 이야기가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내포문화숲길 홍성센터 스토리텔링> 그 길에 담긴 이야기
내포문화숲길 홍성센터에서는 청운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친구들과 함께 홍성구간의 숨은 이야기들을 직접 지역의 어르신들을 만나 뵙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구술 : 향토사학자 복익채 선생
채록 및 정리 : 내포문화숲길 교육팀장 정수연
사진제공 : 내포문화숲길 홍보팀장 길익균

** 내포문화숲길은 내포지역의 역사,문화,생태자원을 바탕으로 내포지역의 4개시군 (서산시,당진시,홍성군,예산군)에 조성된 800리의 장거리 걷는 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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