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가슴에 묻으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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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4월, 가슴에 묻으라한다
  • 신인섭 <홍성읍>
  • 승인 2015.04.2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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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1년 내내 거리에서 노숙하고 1주년 되어서는 희생자 어머니가 삭발하는데 자식을 가슴에 묻으라는 사회… 작년 4월 16일!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슬퍼했고 또 분노했다. 유가족들과 같은 마음으로 울고 위로의 말이 온 나라를 휘감고 있었다.

돈을 가장 우선시하는 사회, 비리가 만연한 우리사회를 바라보는 어른들은 반성하고 고등학생들만 보아도 미안함과 사랑스러움의 눈길로 바라보던 잠깐의 시간이 있었다. ‘반드시 이런 사건은 다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등 이런 결심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닌 모든 국민의 마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상조사와 특별법, 책임자 처벌을 박근혜 대통령이 담화문을 통하여 발표하고 새누리당은 지방선거에서 죽지도 않았으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대통령 눈물 흘리는 사진을 지방선거 승리전략으로 활용했다.

그런데 유족들은 진실을 감추려는 정부에 맞서 특별법 제정을 위해 거리에 나섰고, 헌정사상 최초로 국민 700만 명 이상이 특별법 제정 촉구서명을 하고도 11월이나 되어서 겨우 수사권, 기소권도 없는 반쪽자리 특별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국민들은 이제 세월호가 끝이 났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어마어마한 금액의 보상액을 유족들이 받게 되어 세금이 축난다고까지 말하기조차 했다.

다시 4월! 1주기가 다 되어가면서 세월호 추모의 분위기는 사회 저변에 퍼지고 있다. 마땅히 위로받고 치료받아야 할 유족들은 거리로 나왔고 희생자 어머니들까지 ‘목숨을 내놓는 것’이라며 삭발을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이후 조사특위)는 출발도 못하고 있고 그나마 조사특위에서 만든 시행령 안은 무시된 채 조사대상인 해수부와 국민안전처가 조사특위를 장악하는 내용의 황당한 시행령 안을 정부가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동안 유족들은 언론의 왜곡보도와 정부와 새누리당의 억지주장, 급기야 종북세력으로까지 매도되면서도 진상조사에 대한 굳건한 의지가 변함이 없었다. 7~8월 폭염에도 굴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만나주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운동에서 노숙할 때도 한 결 같이 요구한 것은 ‘진상조사와 안전한 대한민국의 건설’이었다. 2월에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 유가족들이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두발로 걸어 간 것도 오직 진상조사! 진상조사! 그것뿐이었다.

다시 4월을 맞는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세월호 진실이 조금이라도 밝혀지면 정말 큰일이 나기라도 하나보구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엉터리 시행령 안을 내더니 한술 더 떠서 세월호 유족들이 8억 원 이상을 보상금액으로 받게 되었다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꼴이란 도저히 용서가 안 되는 행위이다. 진상규명도 되기 전에 그것도 사고 1주년이 되어 애도하는 시기에 보상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무례한 짓이거니와 그 내용을 살펴보면 여행자보험금, 국민성금 등 정부가 지급하지도 않는 것까지 포함하여 발표하고 나머지 역시 유병언 일가 재산과 청해진 해운의 재산에 대한 구상권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어찌 정부가 뒷골목 양아치도 하지 않는 짓을 뻔뻔하게 벌이고 있는지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2014년 4월에는 미안한 대한민국의 어른이었는데, 2015년 다시 찾아온 잔인한 4월은 부끄러운 어른이 되라고 강요하고 있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죽은 양심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부끄러운 어른이 되는 것 뿐 아닌 우리 자신도 부지불식간에 세월호 유족과 같은 위치에 있을지 모르는 세상을 묵인하는 것이다.

“홍성군민 여러분! 세월호 촛불문화제에 참여합시다. 스스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 나 자신과 후손을 지키는 안전한 사회 건설에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슬퍼하고 공감할 때가 아닌 참여하고 행동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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