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께 진상한 강화새우젓… 짭조름한 맛의 강화젓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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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께 진상한 강화새우젓… 짭조름한 맛의 강화젓갈
  • 한관우 발행인
  • 승인 2015.08.0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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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천젓갈의 생존전략 공생이 답이다<3>

한국젓갈의 기원, 발효에서 시작되다

강화, 임진강·예성강·한강합류 펄형성 최적의 산란지
강화도,  목포·신안과 함께 전국 3대 새우산지 손꼽혀

광천이나 강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곳이 바로 싱싱한 새우가 지천인 강화도 외포항이다. 강화젓갈로 유명한 이곳은 어촌마을의 비릿한 정취와 어부들의 질펀한 삶이 배어나는 포구여서 젓갈을 사러오는 관광객들에게 맛과 멋, 두 가지를 선물하는 곳이다. 또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김장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젓갈판매지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강화 외포항의 아름다운 풍경과 강화젓갈의 짭조름한 맛의 조화를 만나본다. 강화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고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보여지고 만져지는 모든 것이 역사의 숨결로 느껴지는 곳이다. 그래서 강화를 역사문화의 고도,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뿐만 아니라 강화는 기온이 온화하고 강우량이 많은 데다 땅이 비옥하여 생태계의 보고이다. 한강, 예성강, 임진강과 같은 큰 강과 인접하여 풍부한 수산물 등 먹을거리 또한 풍부하다.

 

전국 최대의 생산량을 자랑하는 강화산 토굴새우젓인 김장철 추젓이 유명하다.

강화 내가면 서남쪽에 위치한 ‘외포리’는 예로부터 어장이 발달해 조기, 민어, 농어, 밴댕이, 병어, 젓새우잡이 등 전통적으로 어업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조선시대 말까지 정포진이 있던 큰 포구로 기록된 이곳은 여객선 선착장이 있는 외포리에서 석모도, 교동도 등 주위 섬지역과 강화도를 이어주는 항구로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강화 외포리에는 경인북부수협 소속 강화도 내가면수협과 내가면 어촌계, 어시장 상인회, 부녀회, 노인회 등의 조직이 있다. 내가면 어촌계 외에도 어시장 상인회가 도로의 확장, 해안 매립, 수산물 젓갈물시장의 조성, 강화도 새우젓축제 등 마을의 일의 결정하는데 주도적 기능을 수행한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의 차량과 발길로 끊임없이 줄을 잇는 외포리의 자연 생태계는 물론 풍성한 볼거리들이 여전히 손짓하고 있다.

 

강화도는 밀물과 썰물이 합류하는 지점으로 황석어, 밴댕이, 병어 등의 어획량이 풍부한 곳이다. 사진은 강화산 황석어.

정직과 신뢰, 친절한 인심 강화젓갈시장의 푸짐한 덤
새우젓축제·역사문화축제·개천축제 연계 관광객 몰려

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외포항에 도착하자 고소한 짠 내음이 진동했다. 냄새를 쫓아 인근 젓갈수산시장으로 들어가자 마주보며 들어선 18개 점포가 진열해 놓은 젓갈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매콤짭조름한 명란젓과 창란젓 등 ‘밥도둑’젓갈은 물론 김장용으로 인기가 높은 밴댕이젓과 황석어젓까지 20여 가지 젓갈 등이 다양하게 놓여 있거나 진열돼 있다. 제철 수산물인 밴댕이와 병어, 꽃게와 주꾸미·소라·황석어도 풍성했지만 사람들은  너도나도 젓갈부터 찾고 있었다. 특히 갈치젓이 인기인 가운데 싱싱한 밴댕이회에, 황석어를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드럼통 가득 담긴 연분홍빛의 새우젓에는 손님들이 몰려들어 떠날 줄을 몰랐다. 외포리 젓갈수산시장을 기점으로 서쪽을 대정, 동쪽으로는 정포라 불리며 어업을 주업으로 한다. 외포리에서는 전통적으로 풍농과 풍어를 기원하는 ‘곶창굿’을 지낸다는 설명이다. 외포리 곶창굿은 강화도의 대표적인 민속의식이자 전통축제로도 손꼽힌다. 외포리의 모든 마을 사람들을 한마음으로 묶어 자신의 마을에 대한 애정과 긍지를 확인하고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대동제였다. 1997년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 제8호로 지정돼 보존회 관련자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고 했다.

새우젓은 5월에 담근 것을 오젓, 6월에 담근 것을 육젓, 가을에 담근 것을 추젓, 겨울에 담근 것을 동백하젓이라 부른다. 이 지역에서 잡히는 새우는 껍질이 얇고 살이 많아 김장용 젓갈로 인기가 높다. 지금 준비해 놓으면 김장철보다 품질 좋은 것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새우젓은 김장용 젓갈로도 좋지만 돼지고기와 음식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한다. 지방분해 효소작용을 하여 소화를 크게 도와주고, 그 맛이 일품이다. 새우젓으로 할 수 있는 요리는 호박새우젓볶음, 김치새우젓찌개, 새우젓국갈비 등 다양하다.지금 강화도 젓갈시장에는 새우젓과 각종 젓갈 등을 구입하기 위해 일본, 중국을 비롯해 국내 관광객들이 하루 평균 1000명을 넘고 있으며, 주말에는 2000~3000여명의 발길이 강화도 외포리를 향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새우젓과 젓갈의 유명세에 인근의 풍부한 역사문화자원, 석모도 등 잘 정돈된 관광지가 한 몫하고 있는 것. 특히 강화새우젓축제는 올해 15회째를 맞는 길상면 전등사 일원에서 열리는 삼랑성역사문화축제와 8회째를 맞는 화도면 마니산 일원에서 열리는 강화개천대축제 등을 연계해 9월 중순에서 10월말까지 열린다는 점이다. 이러한 축제의 연계를 통해 김장철까지 이어지는 관광객들이 강화의 새우젓과 젓갈의 명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일이다.


인/터/뷰      황규식 강화새우젓축제 총무, 황제젓갈상회 대표

“강화 새우젓과 젓갈, 다른 뭔가 있습니다”

 

새우젓을 파는 상인들은 강화 새우젓이 최고이며, 젓갈 맛도 그만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다. 자부심이 대단하면서도 친절과 인심 또한 참으로 후한 모습이다. 강화도 연안에서의 새우잡이는 볼음도, 주문도, 석모도 근처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수산물 집산지인 외포항에는 토굴 창고가 있어서 새우젓과 젓갈류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외포항 앞바다에서는 특히 백하(白鰕)가 많이 잡힌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화도면 내리의 선수선착장과 석모도의 어류정선착장, 하점면 창후리선착장에 새우잡이 배가 많다. 강화도 연안 일대에 분포되어 있는 새우, 특히 추젓용 새우는 추석 전부터 대략 11월까지 잡는다는 것. 그래서 강화도의 추젓이 유명하다는 것이다. 전국 물량의 70% 이상이 강화도 젓새우가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우경매장은 이곳 강화도를 비롯해 전남 목포, 신안 3곳에 있다. 따라서 강화도 새우는 강경, 광천을 비롯해 곰소, 소래까지 이곳의 새우로 젓을 담는다고 한다.

강화 앞바다에는 임진강과 예성강, 한강이 합류한다. 따라서 이곳 새우는 내륙에서 유입되는 풍부한 영양염류를 섭취하여 감칠맛과 영양가가 풍부하다. 여기서 잡은 새우에다 석모도의 삼량염전에서 나온 천일염으로 염장하면 그 맛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한강의 마포나루 등으로 공급되어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품질이 유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것.

강화새우젓축제 총무를 맡고 있는 황제상회 황규식 대표<사진>는 “새우젓축제 추진위원장께서 수협조합장에 당선돼 현재 공석인 상태”라고 전제한 후 친절히 강화도 새우젓과 젓갈 등이 유명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새우나 젓갈은 아무 곳에서나 잡히지 않습니다. 밀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 조류가 세고 산란지인 펄이 발달돼 있는 곳에서 서식한다”며 “강화 앞바다에는 임진강과 예성강, 한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합니다. 따라서 이곳에서 잡히는 새우나 밴댕이, 병어, 황석어 등은 육질이 찰진 이유죠. 또 내륙에서 유입되는 풍부한 영양염류를 섭취하여 감칠맛과 영양가가 풍부합니다. 여기서 잡은 새우에다 석모도의 삼량염전에서 나온 천일염으로 염장하면 그 맛이 뛰어난 것이 강화 새우젓이나 젓갈의 대표적 특징입니다. 특히 옛날에는 한강과 연결되는 지리적 여건으로 마포나루 등으로 공급되어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품질이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새우젓은 음력 5월에 담그면 오젓, 6월에 담그면 육젓, 말복이 지난 뒤 담근 건 추젓, 겨울 새우젓은 백하젓이라고 하죠. 가장 맛있는 새우젓은 육젓이라는데, 강화도 새우젓인 추젓의 맛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한번 맛본 사람은 다른 데 새우젓은 입에도 못 댄다고 그래요.” 정직과 신뢰, 친절이 묻어나는 후한 인심은 강화도 외포리 젓갈시장사람들의 정감 넘치는 푸짐한 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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