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한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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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한가위
  • 장윤수 기자
  • 승인 2015.09.25 1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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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가 다가왔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을 만들고 정을 나누는 추석 명절을 우리 이웃들은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특별히 다문화 이주 여성들을 찾아가 고향의 명절 풍경과 한국에서의 추석맞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필리핀 루첼(29) 씨
“조상 기리며 음식 나누는 문화 똑같아”

Q. 필리핀에도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는지?
A. (박메일린) 필리핀은 11월 1일과 2일이 한국의 추석과 같은 ‘추수감사절’입니다. 한국처럼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음식도 만들어 먹고 함께 정을 나누죠. 또 가족들이 함께 모여서 같이 자고 파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조상의 묘지를 정리하고 초를 켜놓고 기도해

Q. 필리핀의 추석 풍경은?
A. (펠리사) 한국에서는 추석 전에 산소에 가서 벌초를 하잖아요? 필리핀에서도 묘지에 갑니다. 주변을 깨끗이 청소하고 페인트도 칠하면서 조상들을 생각하죠. 또 초를 하루 종일 켜놓고 기도를 드립니다. 한국의 제사와 같이 음식을 차려놓고 기도를 하기도 하죠.

Q. 필리핀의 추석 음식은?
A. (루첼) 한국의 잡채와 비슷한 ‘반씻’, ‘쑤만’이라는 음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명절 음식이죠. 또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명절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 먹고, 동네 사람들에게도 갖다 드립니다. 동네에서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 술을 마시며 음식을 나누기도 하죠.

음식 함께 만들어 먹고 마을 주민들과도 나눠

Q. 한국에서 맞이하는 추석 명절은?
A. (메르나) 처음에는 준비할 것도 많고 제사 절차도 까다로워서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해서 괜찮아졌어요. 저는 부침개를 주로 부치고 나머지 음식은 형님들이 만들어주시죠. 추석이 되면 친정 식구들도 많이 생각납니다. 고향에 있는 우리 가족들! 사랑합니다.

▲ 베트남 김유경(27) 씨
“베트남 추석은 한국 어린이날과 비슷해”

Q. 베트남에도 추석과 같은 명절이 있는지?
A. 베트남에도 ‘땟충투(Tet Trung Thu)’라는 추석 명절이 음력 8월 15일에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추석과는 조금 다르고,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많이 주는 어린이날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쉬는 날도 아니라서 다른 명절에 비해 가족들이 많이 모이지도 않습니다.

조명 만들어 달고 사자춤 추며 동네를 돌아

Q. 베트남의 추석 풍경은?
A. 저녁 7시부터 행사가 많습니다. 밤에 등이나 조명을 많이 달아 불빛이 매우 화려하고, 중국의 사자춤과 같은 것을 하며 마을 동네를 돌기도 합니다. 과일을 많이 올리는 베트남 제사상을 차리고 의식을 행하기도 하고요.

Q. 베트남의 추석 음식은?
A. ‘빤 충투’라고 불리는 월병이 추석에 가장 많이 먹는 음식입니다. 속을 계란이나 돼지고기로 채운 카스텔라와 비슷한 빵이죠. 이것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친지나, 이웃, 친구들과 선물로 주고받기도 합니다.

월병 만들어 먹고 과일 올리는 제사상 차려

Q. 베트남의 또 다른 명절은?
A. 베트남은 음력 7월 15일이 제사를 가장 많이 지내는 날로 더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면서 색종이로 옷을 만들거나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어 불에 태워 보내드리는 의식을 하죠. 최근에는 색종이로 냉장고, 밥솥 같은 것까지 만들어 태우기도 합니다.


▲ 중국 최소연(38) 씨
“이주민 모두가 행복한 명절 보내길”

Q. 중국의 추석 명절을 소개한다면?
A. 중국은 한국보다 명절 기간이 훨씬 더 깁니다. 올 해 같은 경우엔 길게 쉬는 직장들은 이달 26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쉴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소수 민족이 많기 때문에 각 민족마다 문화와 풍습이 조금씩 다른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중국의 추석 음식은?
A. 한국에선 송편을 많이 만들어 먹지만 중국은 월병을 많이 먹습니다. 속 재료도 과일이나 고기 등 다양하게 들어가죠. 또 둥근 모양을 가진 사과나 포도, 배, 귤과 같은 과일도 많이 먹습니다. 중국어로 둥글다는 의미의 ‘단(團)’이라는 글자가 모이다 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둥근 과일과 월병을 많이 먹는 것입니다.

Q. 중국의 추석 풍경은?
A. 저희 민족 같은 경우는 산에 가서 차례를 지냅니다. 술과 과일 등 간단한 음식을 준비하고, 삶은 계란과 통닭 등을 준비해 가죠. 다른 민족들은 뱃놀이를 즐기기도 하고, 눈이 밝아진다는 술을 마시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추석 명절을 지냅니다.

Q. 한국에서 맞이하는 추석 명절은?
A. 한국에 온지 13년이 되다보니 익숙해졌지만, 명절증후군이 가장 어렵죠. 그리고 고향 생각이 많이 납니다. 이태백의 시 중에 ‘하늘의 달을 보면 고향이 생각난다’는 내용처럼요. 다문화지원센터에 있다 보니 이주 여성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명절이 되면 ‘고향이 그립다’는 말을 많이들 하세요. 가족들이나 고향에서 먹던 음식들을 그리워하기도 하고요. 같은 마음으로 모두 다 힘내시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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