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골 복숭아 부부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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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골 복숭아 부부의 사랑이야기
  • 장미화 <장애인종합복지관·주민기자>
  • 승인 2015.10.06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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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시작에서 만날 수 있는 과일은 아마도 복숭아일 것이다. 새색시의 볼처럼 연지곤지 찍고 수줍은 미소로 나를 보아달라며 노랑 봉지 속에서 분홍 띤 얼굴들을 살포시 내밀고 있다. 복숭아처럼 서로를 가슴에 품고 첫사랑을 키워온 지장골 복숭아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궁금해진다. 1998년 귀농해 18년째 복숭아와 사랑에 빠진 부부를 소개한다.

초등학교 동창으로 서로 알고 지내다 첫사랑으로 가슴속에 고이 간직해오던 농장주 강태환 씨는 이매숙 양에게 풋풋한 대학생이 되자마자 무뚝뚝한 고백을 했다. "다른 남자 만날 생각 말고 나한테 시집오라구.” 요즘처럼 멋진 이벤트나 오글오글하고 달달한 사랑고백은 아니었지만 진심어린 고백에 사랑을 키워갔다. 이들은 대기업에 취업하고 결혼도 해 도시남, 도시녀로 살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탄탄대로를 달리다 농사일을 하고 싶어 9년 동안 다닌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전국의 좋은 땅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지금의 충남 홍성군 홍동면의 지장골을 보고 한눈에 반하여 자리를 잡게 됐다.

야산을 개간하고 어린 복숭아나무를 정성들여 자식 키우듯 키워 지금의 농장을 가꾸게 됐다. 복숭아 수확초기에는 판로가 없어 낮에 고된 노동 후 저녁마다 홍성, 광천 등 인근을 다니면서 골목골목에서 홍보를 하며 지장골 복숭아를 알리게 됐다. 그런 노력의 결과 한해 생산되는 복숭아의 80%를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지금은 남편이 자신보다 복숭아를 더 사랑하는 것 같아 가끔은 질투가 나기도 한다는 이매숙 씨는 그런 남편의 변함없는 복숭아에 대한 관심과 부지런함이 있었기에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까지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건강한 복숭아를 생산해 내는 것 같아 미워할 수 없다고 한다.

강태환 씨는 복숭아에 대한 사랑처럼 아내에 대한 사랑도 늘 변함이 없기에 같이 복숭아 농사를 지으면서 행복하다. 복숭아를 많이 먹어서인지 나이보다 훨씬 어린 얼굴을 가진 동갑내기부부 농부의 진솔한 사랑만큼 복숭아를 키워 함께 나누는 그 모습도 참으로 정겹다. 범띠 동갑내기 부부는 27년을 함께 하면서 이제는 전국최고의 복숭아 생산농가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늘 건강하게 홍성의 대표적인 농산물로 체험농장을 운영하면서 홍성의 탐방코스로 더욱더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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